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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졔졔 Jan 13. 2019

지구온난화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오지 않는다

지구온난화가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제1부. 지구촌은 하나이기 때문에

나는 자연을 사랑했다. 특히 미지의 세계를 품은 파란색이 넘실거리는 바다를 동경했다. 15살에 해양생물학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면서 미래에 연구해야 할 생물들이 환경오염이나 지구온난화로 멸종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세상은 연결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나의 미래를 위해 환경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고, 조금은 이기적인 계기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기 시작했다. 


 환경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되면서 내가 환경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행동력은 지독하게 끝내주던 아이였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봉사단, 블로그, 프로젝트 등을 하고면서 환경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기쁨을 배울 수 있었다. 오늘은 그중  에코다이나믹스 원정대 우수대원으로 선발되어 케냐와 탄자니아에 방문했던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지구온난화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오지 않는다

 처음으로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 곳은 탄자니아의 세렝게티였다. 세렝게티는 스와힐리어로 '끝없는 초원'을 뜻하며, 각종 생물들이 세계 최대 규모로 군집을 이루고 살고 있는 경이로운 국립공원이다. 현대 기술이 채 덮지 못한 그곳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자연을 품고 있었고, 인간의 욕심으로 비롯된 아픔을 고스란히 내놓고 있었다.


 나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기린이 고개를 이리저리 휘두르며 무슨 잎을 먹을지 고민하고, 사냥하는 포식자와 도망치는 얼룩말들, 사자도 집어삼킬 것 같은 하늘 위의 독수리, 라이온 킹에서 배경으로 나왔던 독특한 나무들, 흙먼지를 멋있게 가르며 달리는 지프차. 이 모든 건 내가 '아프리카'하면 떠올리는 가장 멋진 장면이자 내 평생의 로망이었다. 그리고 난 참 운이 좋게도 어린 나이에 로망을 이루게 되었다. 내가 동물의 왕국 세렝게티라니! 

 영원히 지치지 않을 것만 같던 지프차의 속도가 점점 줄어드는 게 느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얼룩말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쓰러져 있었다. 그 죽어가는 얼룩말 근처에는 무슨 생각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사자가 있었다. 배가 부른 걸까. 아니면 얼룩말은 지긋지긋하게 먹어서 지겹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는 잡아먹히는 동물들을 볼 때마다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실제 아프리카에서 보니 '자연의 섭리잖아. 사자도 먹고살아야 하니까.'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자연의 가운데에서 조차 현대 문명 속에 숨어있는 주제에.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자연의 이치를 깨달은 나에 취한 스스로가 우스워 피식하고 말았다.  


생명을 빼앗긴 대지가 손에서 바스라졌다

지프차가 멈췄다. 밖으로 나오라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자연으로 걸어 들어갔다. 환경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보존해야 하기 때문에 사파리를 하는 도중에 내리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 했는데 의아했다. 조금 걸어가니 눈에 띄게 황량해 보이는 땅이 보였다. '저게 뭐야.' 가까이에서 본 그 땅은 충격적이었다. 딱딱하게 굳은 땅들이 흐트러져 번개 치고 있었다. 초등학교의 사물함 뒤에 방치된 찰흙들의 무덤이 있다면 여기가 아닐까. 그곳이 넓은 강이었다는 주민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기후변화 때문에 우기에 내렸어야 할 비가 오지 않아서 이렇게 된 것이라는 현지 주민의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식물들은 죽어가고, 동물들은 물을 찾으려 서서히 이동하고 있었다. 생명이 떠나버린 땅은 공허함을 남긴 채 함께하던 주민들의 삶까지 부스러트리고 있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밖에 배출하지 않는데 피해는 그 어느 곳보다 크게 받고 있었다. 지구온난화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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