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재 Dec 31. 2021

2021년 회고

'우리가 가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즐기는 것이 우리를 풍요롭게 한다.'


풍요로운 한 해였다. 가진 것은 크게 늘지 않았으나, 매순간 최선을 다해 즐기고 사랑하며 지냈으니까. 모닝 루틴 중 감사한 것을 적는 시간이 있는데, 매일 적는데도 매일 감사할 것이 있다. 마음도 일종의 근육 같아서, 감사하는 마음을 쓰면 쓸 수록 감사함이 더 잘 느껴지고, 더 정확하게 감사할 줄 알게 된다. 이건 올 한 해 나를 한 뼘 더 깊어지게 하고 행복하게 해준 것들을 기록하기 위한 회고록.



마음의 계절을 알아차리는 시간


올해 여름쯤 상담을 시작했다. 매주 약수동에 가서 꼬박 꼬박 세션을 진행했다. 상담을 시작할 때는 내 내면의 한 구석이 단단히 고장이 난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판단이 많이 가라앉았다. 힘들고 두려운 일들이 반복될 수 있음을 인정하게 되었고, 그럼에도 그 모든 시간이 곧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과정임을 믿게 되었다.


상담 세션은 새로움을 탐구하는 시간이라기 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것 또는 알고 있지만 잊고 있는 것들 중 상기할 필요가 있는 것들을 마주하는 시간이다. 상담자의 적절한 개입과 온전한 청취를 통해 그동안 충분히 깊게 탐구하지 못했거나, 미처 마주하지 못했던 나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그동안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좋은 조력자와 함께라면 훨씬 덜 돌아갈 수 있다. 가고 싶었던 방향으로 대담하게 전진할 수 있다.


충분하게 들어주시되, 무조건 지지해주거나 공감해주지 않고 사려 깊게 기억하고 질문해주시는 선생님의 태도를 떠올릴 때면 종종 생각한다. 나도 사람을 대할 때 선생님처럼 대하고 싶다고. 책을 읽으며 지금의 내게 필요한 문장들을 수집하는 것이 큰 낙인데, 선생님과의 대화도 그렇다. 선생님이 해주었던 이야기는 굳이 꺼내보지 않아도 늘 마음에 남아 있다. 그대로 입으로 욀 수도 있다.

 

불안은 불안만 있지 않아요. 불안이 있는 자리에는 기대와 믿음도 있죠. 불안한 마음이 들 때면, 기대와 믿음이 있기에 불안도 있는 것임을 꼭 기억하세요.

계절이 바뀌면 옷차림이 바뀌듯이, 내 마음의 계절이 변하면 내가 나를 보호하기 위해 입었던 옷차림이 달라져야 하잖아요. 예전에는 선재님에게 도움이 되었던 마음이 지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죠. 그럴 때면 내 마음의 계절이 변했음을, 내 옷차림이 달라질 때임을 알아차리면 됩니다.

(선생님, 알아차리는 것 까지는 이제 잘 되는데 알아차린다고 뭐가 바뀌는 것 같진 않은데요.) 그럼요. 한두 번의 알아차림 만으로 내 버릇이 달라지지는 않죠. 버릇에도 역사가 있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바꾸고 싶어하는 그 버릇이, 언젠가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던 역사가 있을 것이거든요. '알아차림'은 새로운 길을 내는 것이에요. 옆에 뻥 뚫린 고속도로를 두고 새 길을 헤치며 가기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내 버릇을 빈번하게 알아차린다는 건, 내가 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자꾸 내는 것이에요.


원래는 머릿속 생각이 다 들어줄 가치가 있고, 이유가 있어 그런 생각이 드는 거라고 여겼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생각에 자꾸만 걸려들었는데. 책 <상처받지 않는 영혼>에서도 그렇고 선생님 말씀도 그렇고. 애초에 들어줄 가치가 있는 생각이라는 게 별로 없는 것도 같다. 우리를 자꾸 낚시질 하는 생각들. 과감하게 볼륨 off. 선생님 말씀처럼, 내가 원할 때만 주체적으로 생각에 몰두할 수 있다면 얼마나 고요한 삶이겠느냐고.



나도 그럴 수 있을까 (feat.남수림)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물론 사랑하는 친구들의 아이들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소중하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까지는 아이를 낳고 싶은 '이유'가 없는 것에 가깝다. 그러다 얼마 전에 아주 문득 '만약'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는데. 아주 만약에 아이를 낳는다면 다른 건 몰라도 내가 경험했던 멋진 문화적 경험들, 삶을 즐기는 데에 도움이 되는 감각과 능력, 세상을 흥미롭게 여길 줄 아는 태도를 어릴 때부터 길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런 것들을 내재한 인간으로 자라게 도와준다면, 손에 쥘 수 있는 것들은 많이 물려주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그 스스로 멋진 인생을 살 수 있겠다 싶었고. 내가 어른이 되어서 많은 시행착오와 돈을 들여가며 배운 것들, 혹은 여전히 배워나가는 중인 것들을 그 아이에게 조금 일찍 줄 수 있다면 그것도 참 의미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결핍, 욕망을 투영하지 않으며 그러기란 쉽지 않으니 일단은 여전히 자기수양이 먼저다. 더불어,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결론은 늘, 나를 낳고 사랑으로 헌신으로 키워주신 엄마 아빠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로.



절제를 삶의 기둥 삼아


올해부터 '절제'에 대한 확언을 추가했다. 절제는 평소에도 지만이와 종종 이야기했던 주제인데,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서 읽은 에피쿠로스 챕터에 특히 큰 영향을 받았다.


한도 없는 쾌락 추구 후에는 결국 어떤 것에도 만족할 수 없게 되는 불감자가 된다는 말이나, '충분히 좋은 것'에 만족할 줄 모르는 자는 어떤 것에도 만족할 줄 모른다는 말. 절제 없는 삶에서 기쁨은 얼마나 빠르게 소진되는지. 그런 의미에서 11월 한 달 동안 지만이와 절주도 도전하고. (온전히 한 달을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3주 남짓 절주하는 기간에 정신이 맑아지고 생활이 온전히 내 뜻대로 컨트롤 되는 것을 보며 앞으로도 1년에 한두 달은 꾸준히 절주해야지, 생각했다. 절주 기간에 만나는 지인들이 '왜 절주하는 거예요?' 정말 많이 물어보았는데, 이런 생각을 구구절절 늘어놓을 순 없어서 '하도 많이 마셔서 좀 쉬려고요' 하고 말았지만, 지금 와서 밝히는 절주의 이유는.. '절제를 삶의 기둥 삼아, 내가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것들을 지속가능하게 오래 누리기 위해서!’ (네, 더 맛있게 오래 마시려고 그러는 거 맞아요..!)



사서 하는, 즐거운 고생


아무데서나 잘 잠 +화장실 컨디션에 무딘 편 + 자연 좋아함 + 구황작물 좋아함 + 불멍 사랑함 등등의 요소로 인해 자연히 차박&캠핑 러버가 되었다.


작년 10월, 화장실도 없는 메추리섬에서 아주 빡세게 입문한 뒤로 웬만하면 어디서든 지내고 잘 수 있게 된 우리. 주말이면 지만이와 사람 없는 차박지를 찾아 여기저기로 쏘다녔고, 대충 방향만 찍고 돌아다니다가는 공중화장실이 있고 사람이 별로 없는 바닷가를 보면 그곳이 그날 우리의 잘 곳이었다. 나중에 캠핑을 제대로 하는 지인들을 보면서 우리가얼마나 계획도 장비도 없이 다닌 건지 알았지. 좋은 캠핑장은 정말 정말 좋다는 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보다 캠핑과 차박에 정말 진심이라는 것도, 노는 것에 여러모로 진심인 민족이라는 것도 느꼈다.


돌이켜 보면 MVP 정신(?)에 참으로 부합하는 날들이었다. 부족한 게 좀 있어도 (제주 오겹살을 자를 가위와 집게도 안 챙겨와서 이로 뜯어먹었던 건 비밀) 행복을 느끼는 데는 아무 문제 없었어. 다 갖추고 시작하면 하나만 빠져도 불편하지만, 우리처럼 없이 시작하면 갖추는 재미부터 달라지는 퀄리티도 경험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는 캠핑을 더욱 더 사랑할 일만 남았다. 캠핑과 차박처럼,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새로운 재미와 즐거움이 세상에는 많이 남아있겠지?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살아야겠다.



불멍에는 힘이 있다!


불을 무서워해서 초등학교 때 알코올 램프도 잘 못 다루고, 얼마 전까지는 라이터도 잘 못 켰던 나는, 서른이 되어서야 우리가 다룰 수 있는 불이란 얼마나 놀랍고 아름다운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


밤이 짙게 드리운 바닷가에서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춤을 추는 불을 보고 있으면, 복잡하던 머릿속이 환하고 뜨겁게 정리되는 기분. 잔잔한 불은 잔잔한 불대로, 휘몰아치는 제주 바람에 사방으로 타오르는 불은 그 불대로 멋지다. 가을 밤, 사람이 하나도 없는 하조대 모랫가에 앉아 불을 피우고 고감위(고구마+감자+위스키)를 먹으며 "너무 행복하다. 이렇게 살면 되는 건가봐." 했던 그 밤을 잊지 못한다.



아깝지 않은 마음


내게 사랑은 무언가를 주어도 전혀 아깝지 않은 마음, 자꾸 더 주고 싶은 마음인가보다.



기회의 연결고리


올해 내게 찾아왔던 기회들을 반추해보니, 우연인 줄 알았는데 우연이 아니었다. 할까 말까의 기로에서 하기로 했던 선택들이 연결되어 기회가 되고, 그 기회가 다음 기회로 가는 연결고리가 되어주었다. 내가 했던 생각을 글로 옮기면 그 생각에 공감해주는 사람이 손을 내밀어주고. 흘려보내는 대신 기록하기로 했던 것이 누군가에게 뜻밖의 도움이 되기도 하고. 보답을 바라지 않고 흥미로운 시도에 응했던 것이 뜻밖의 신기한 경험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기회는 처음부터 기회의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으니까. 기회로 피어날 수 있는 작은 싹들을 많이 심어놓아야지.


올 한 해 동안 심은 싹들이 내년 내후년에 싹으로 꽃으로 듬뿍 피어나기를 바라며, 내년도 부지런히 농사짓는 한 해를 보내자!




[올해의 책]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시대를 초월해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지혜가 담겨있다.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읽는 것을 목표로 삼자고 다짐하게 해주었던 책. 읽을 때마다 마음이 차분하고 정갈해진다.

편들지 않고, 힘든 일을 참고 견디고, 적은 것으로 만족하고, 내 일은 내가 하고, 남의 일에 끼어들지 않고, 중상모략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

첫째, 사물들은 네 혼을 장악하지 못하고 꼼짝 없이 혼 바깥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불안은 오직 우리 안에 있는 의견에서 기인한다. 둘째, 네가 보고 있는 이 모든 것은 한순간에 변하여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너 자신이 이미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경험했는지 항상 명심하라.

온 우주는 변화이고, 인생은 의견이다.

이웃 사람이 무엇을 말하고 행하고 생각하는지에 마음 쓰지 않고, 오직 자신이 행하는 것이 올바르고 신의 마음에 들도록 마음 쓰는 자는 얼마나 많은 여가가 생기는가.

다른 분야에 특출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시기심 없이 인정하고, 저마다 그 재능에 걸맞는 명예를 얻도록 도와주는 것.

남의 혼 안에서가 아니라, 내 혼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유의하라.


[올해의 도전]

술 빚기! 올해부터인지 작년부터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어쨌든 올 한 해 술 빚기 3개월 수업도 수료하고 무형문화재기능보유자(!)가 되었다.

술과의 현명한 관계 맺기..는 조금 거창한 핑계고, 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술 빚기까지 감행한 우리.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슴슴한다는 말처럼 처음 빚은 술부터 너무나 맛있어버렸고, 술 빚기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빚은 술을 선물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평생에 걸쳐 진지하게 탐독할 취미를 딱 두 개만 정하기로 했는데, 하나가 술 빚기.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카니발(?) 끌고 다니며 술 빚기 재료 나르고, 직접 빚은 술 집집마다 돌리고 다니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올해의 신기함]

지하철 역 전광판에 사진이 실리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내 얼굴을 그렇게 큰 사이즈로 보는 것은 처음이라 참 신기했고. 나보다도 더 신기해하며 퇴근길 피곤을 무릅쓰고 사진 보러 가서 인증샷까지 찍어준 친구들에게 고마웠다. 헤헤.


[올해의 맛]

약수 순대국

백화양곱창

갯마을횟집


[올해의 칵테일]

하드 스타트

토론토 @차가운새벽


[올해의 다짐]

사용하는 언어에 보다 섬세해질 것. 특히 반려인으로서 '개새끼' '개자식' '개같은' 과 같은 용어에 더욱 유의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근데 욕설의 경우, 그 기원을 보면 사실 써도 되는 무해한 언어가 참 얼마 없다.

최근에 상담을 받다가 선생님께서 '내 마음속에 지껄이는 애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아, 아니지. 자꾸 애라고 하면 안 되는데. 애가 아니라 그 라고 해봅시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린이/아이를 지칭하는 '애'라는 표현을 부정적으로 쓰거나 특정 이미지로 형상화해서 쓰는 것을 지양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하셨다. 그 말을 쓰는 즉시 그것을 알아차리고 정정하는 선생님의 노력이 인상 깊었다.

이런 고민을 구체화하기 위해, 여행에서 돌아가면 미리 주문해둔 <언어의 높이뛰기>를 새해 첫 책으로 읽을 예정이다.


[올해의 사람]

아무래도, 당연히, 지만이.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쏘다녀주고, 한 해 동안 아낌 없이 마음과 이야기를 나눈 내 짝꿍. 지치지 않고 오래오래 서로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주자.

지만이와 함께 요가 수련을 했던 어느 날, 수련일지에 적어두었던 마음. '옆에서 함께 수련하는 지만이가 사랑스러웠다. 땀 흘리며 열심히 동작하다가 갑자기 날 보고 진지하게 고개를 절레절레한 거, 사바사나 때 아주 작게 코를 곤 거. 이게 뭐라고 참 사랑스러워서 혼자 웃고 있는 나를 보며 내가 지만이를 참 많이 사랑하나보네~ 생각했다.’


[올해의 도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수영을 못 한다는 것이 큰 아쉬움이었는데, 올 한 해 가장 큰 수확은 야매로라도 수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와, 드디어 물에 뜰 수 있게 되었어! (숨은 아직 잘 못 쉬지만) 호텔 수영장 레인 편도 정도는 수영할 수 있다. 이제 숨만 잘 쉬면 되는데.. 내년에는 숨 잘 쉬며 왕복 도전!


[올해의 발견]

부산에 어마어마한 숙소를 발견했다! 이 숙소 때문에라도 부산은 조금 더 자주 오자고 약속했을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어려워한다는 것을 발견. 의외로 늘어져있고 푸욱 쉬는 것을 잘 못한다. 아직도 하고 싶은 게 참 많은가 보다.


[올해의 뿌듯함]

거의 1년 내내 필라테스를 했다. 처음에는 목이 아파 시작했는데, 리듬이 나와 맞는 건지 생각보다 꾸준히 하게 되었다.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일주일에 두 번은 꾸준히 갔고, 많으면 네 번 가는 주도 있었다. 처음에는 그룹 수업에서 제일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그 사이에 많이 늘어서 선생님들이 더 해보라고, 더 가보라고 독려도 해주시고 목 통증도 많이 줄었다. 몸이 달라졌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시작할 때의 자세 사진과 비교해보았더니 서있는 자세부터 어깨 등이 많이 달라져있었다. 꾸준함의 힘은 역시 배신하지 않아!

소중한 친구들과 여행을 갔던 것. 버거킹과는별을 보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캠핑을 했고, 미정이 다은이와는 강릉에 갔다. 연제, 희진이, 채원이랑은 짝꿍들을 데리고 모여 b신나게 소리 지르고 송년회를 했지. 우정에도 넉넉하게 물을 줄 수 있어 소중하고 행복했던 한 해.


[올해의 큰일]

살이 많이 쪘다. 내년, 배수진을 친다..!


[올해의 문장]

each night, we try anyway





내년 한 해도 올해 만큼만 행복하고 건강하길.

나 그리고 모두들 Happy New Year!

작가의 이전글 사용자의 말이 무조건 인사이트라는 생각은 함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