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떤 미래가 다가올 것인가'라는 화두의 중심에는 AI가 있다. 머신(machine)의 시대가 이미 인간의 육체적, 물리적 능력의 한계를 증명했고 머신러닝(machine learning)/딥러닝(deep learning)의 시대가 생명공학과 함께 '너네는 그냥 알고리즘 덩어리. 인정?'을 외치며 우리가 굳게 믿고 있던 인간 고유의 영역까지 정복했다. 즉석으로 ChatGPT에게 사랑 노래 가사를 써보라고 해보자.
눈물로 적시던 밤, 우린 고백을 했지만
이별의 그늘 속에 가려진 마음을 숨겨,
마치 차가운 바람처럼 나도 몰래 헤어지기로 했지만
외면한 척, 내 가슴은 속삭이며 너를 부를게
(1초 안 돼서 쭉쭉 뽑아낸다)
인간이 하는 게임 중 가장 복잡하다는 바둑도 이세돌의 승리를 마지막으로 적어도 승패로서의 바둑은 끝이 났다. AI의 미술과 음악 역시 인간의 그것과 전혀 구분할 수 없을 정도 높은 수준이고 심지어 아주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2018년 10월 25일 크리스티 경매에서 AI의 작품 '에드몽 벨라미의 초상'은 ' min G max D Ex [log(D(x))] + Ez [log(1-D(G(z)))]'라는 알고리듬 낙관을 달고 한화로 약 5억(43만 2500달러)에 낙찰됐다. 그 보다 한 주전 약 8천만 원(7만 5천 달러)에 낙찰된 앤디 워홀과 비교되며 미술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건이 됐다. 머지않아 저작권 부자는 AI가 될 것이고 연주자들이 기계는 절대 따라 할 수 없다고 믿고 싶은 미묘한 테크닉과 혼(魂)이 담긴 연주도 그들이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해낼 것이다. 굳이 그걸 필요가 있을까마는 그들은 엄청난 연주를 하는 동시에 요리도 하고 양자역학을 공부할 수도 있다.
ChatGPT를 통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코드를 짜고 오랜 수학계의 난제도 풀어낸다. 그것도 아주 빨리.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나은 것을 것이 있는가? 아직도 악기 연주는 사람의 디테일을 못 따라온다느니 감성을 못 따라온다느니 위로해 봐야 소용없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어느 분야까지 인간을 능가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그건 시간이 문제 거나 돈벌이의 문제지 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아마 저작권이라는 개념도 앞으로 매우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AI를 질투하고 미워하고, 다가오는 미래의 비인간성에 대해 분노해도 그 시대는 이미 도래했고 앞으로도 계속 다른 세상의 가치들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다.
우리가 믿고 있는 가치들이 사라지면 우리는 어디에 중심을 두고 살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