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JUNG) 스위치 / 콘센트 설치하기
인테리어 사기를 당하고 나서 다시 인테리어를 시작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인테리어 사기를 당했다는 걸 스스로 깨닫고 인정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스스로 다시 일어서기 위한 돈을 모으는 시간도 필요했죠.
어느 정도 다시 잔잔 스테이를 완성시킬 의지와 힘이 준비가 되었을 때 지금의 인테리어 업체인 예스인테리어를 만났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하나둘씩 잔잔 스테이가 완성되고 있습니다. 꼼꼼하게 현장을 체크해 주시면서 같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덕분에 좀 더 수월하게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 사기라는 변수 덕분에 다시 시작하는 인테리어 견적 내기에서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비용 줄이기였습니다. 인테리어 자재선택, 디자인 선택 등 다양한 부분에서 비용을 최소화 해야 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런 점이 무척이나 많이 티가 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축공사를 중심으로 일을 하시는 대표님과 실장님도 제 프로젝트를 맡아주셨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배려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반셀프 인테리어 정도도 못한 반의반의반 정도는 셀프로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부 자재들이나 제품은 직구를 하기도 하고, 어떤 제품들은 직접 구매 및 설치까지도 진행하게 되었죠. 제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직접 했던 공사는 CCTV 설치, 스위치 및 콘센트 직구, 네스트 온도조절기 직구 및 설치, 앞뜰 조경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가 진행하게 되는 반의반의반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죠, 공사를 하다 보니 인테리어는 더 그런 영역인 것 같습니다. 잔잔 스테이 인테리어를 하기 전 앞서 진행했던 인테리어 경험을 통해 몇 가지 디테일한 요소들이 집의 고급감을 전달한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잔잔 스테이 공간에는 독일의 융 스위치/콘센트를 설치하고 싶다는 욕심을 내게 되었습니다.
융(JUNG)은 1912년 독일 Albrecht JUNG이 설립한 브랜드로 프리미엄 디자인, 최첨단 테크놀로지 솔루션을 지향하는 독일 브랜드로 독일에서만 제품을 생산하는 제품 생산 방식을 가지고 있는 전기 제어 장치 및 시스템 제조업체입니다.
하지만 좋은 것, 이쁜 것은 늘 비싼법! 융은 착하지 않은 가격을 가지고 있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돈은 없지만 예쁜 건 참을 수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융 스위치와 콘센트를 독일에서 직구하게 되었는데요. 오늘은 융 스위치/콘센트 직구 후기 및 설치에 대한 이야기를 써봅니다.
제 취향을 완벽하게 분석해 주신 실장님께서는 디테일을 신경 쓰는 저에게 융 제품들을 직접 구매해서 오면 설치를 도와주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예스인테리어 자체에서도 협력 업체에서 융 제품들을 매입해 오실 수 있었지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실장님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우선 융 제품들을 구매를 위해서는 융 스위치/콘센트의 구성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융 스위치는 모듈형태로 구매 및 설치가 가능한 상품으로 아래 사진과 같이 스위치는 [박스 + 인서트 + 스위치 + 프레임]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콘센트는 [박스 + 콘센트]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확하게 스위치 및 콘센트 개수 파악을 하여 최적의 직구를 하기 위해서 조명 및 콘센트 계획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해당 도면 위에 스위치와 콘센트 설치를 위하여 필요한 융 스위치와 콘센트의 구성을 잘 표시했습니다.
도면에 제품을 잘 펼쳐놓고 보니 1층과 2층 공간을 통틀어 몇 개의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지가 좀 더 잘 정리되었습니다. 환불할 수 없는 직구 특성상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주문할 제품의 수를 체크했습니다.
이제 잘 정리된 융 스위치/콘센트를 그 수에 맞춰 독일 직구 사이트 혹은 배송대행 사이트에서 구매/배송 요청하면 됩니다. 저는 유로라이프25라는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유로라이프25에서는 [면세쇼핑대행]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배대지라고 불리는 배송대행서비스가 '배송대행'만을 제공한다면, 면세쇼핑대행 서비스는 배송을 넘어서 쇼핑까지 도움을 주는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내가 구매하고 싶은 제품리스트들을 잘 정리해서 전달해 주는 것만으로도 결제와 배송이 간편하게 진행됩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유로라이프25를 가입하고 홈에서 보이는 [면세쇼핑대행 신청하기] 버튼을 누르면 제품 배송 관련 정보를 입력하는 창이 나옵니다. 해당 창에서 독일 현지에서 구매 가능한 제품 정보들을 입력해 주면 되는데요, 융 제품 정보들은 독일 현지사이트는 볼트킹(https://www.voltking.de/)을 사용했습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관세와 부가세를 넘지 않게 주문하는 것인데요, 유럽의 면세금액은 150달러 기준이기에 150달러를 조금만 넘어도 관세와 부가세 모두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금액을 넘지 않게 조절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관부가세를 피하기 위하여 150달러를 넘는 금액을 맞추기 위해서 가족들의 통관번호들을 활용하여 4번에 나누어 주문을 진행했습니다.
유로라이프25에서는 상품 정보와 가격을 입력하면 관세와 부가세를 낼 것 같은 경우 최하단에 안내를 해주기 때문에 참 편리하게 가격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융코리아에서 주문하는 제품과 다르게 유로라이프25를 통한 직구를 진행 시에 메탈박스는 구매할 수 없기에 메탈박스는 직접 구매하셔야 합니다.
마침 저는 회사 근처에 있는 업체에서 저렴하게(개당 4,000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융스위치 전용 메탈 박스를 구매하고 싶으신 분들은 하기 주소에 있는 업체로 연락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제 역할은 모두 끝났습니다. 인테리어 업체에 주문에 사용했던 스위치/콘센트 제작 계획서와 함께 구매한 융 제품을 강릉 현장에 직접 가져다 드렸습니다. 목공사를 시작하면서 정해진 위치에 메탈박스를 잘 지정해서 넣어주셨습니다.
이제 도배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스위치 프레임 / 스위치 / 콘센트만 장착되면 완성될 것 같습니다. 완성될 모습이 너무 기대됩니다.
직구의 장점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테리어 사기로 인해 비용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저렴하게 융 제품들을 구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의 가격대비 45% 정도의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죠. (250만 원 VS 110만 원)
그리고 제품의 다양성이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융 브랜드의 제품군은 정말 다양합니다. 하지만 융코리아 일렉트릭 측에서는 제품을 모두 구비할 수 없기에 일부 제품만 구비한 것 같습니다.(융 코리아의 몇 제품들은 구매로 바로 진행되지 않고 상세 문의를 요청하는 경우가 다수 존재)
직구를 진행하면서 얻었던 장점만큼 단점도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우선 아주 제품 구매 방법이나 융에 대한 이해, 스위치/콘센트의 구성을 계획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죠. (인테리어 업체에서 맡겼더라면 제가 이런걸 몰라도 잘 살았을 것 같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융 제품을 구매했다면 몇 번의 클릭만으로 편하고 빠르게 융 제품들을 받아볼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직구를 했기 때문에 구매에서 도착까지 공휴일 포함 9일, 공휴일 제외 7일 정도의 시간이 걸렸었습니다. (6/29 쇼핑, 7/7 도착) 만약에 짧은 시간 내에 공사가 완료돼야 하는 현장이라면 이런 배송일정을 기다려주는 게 어려울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치명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배송 문제도 있습니다. 유로라이프25 배송을 통해서 받고 나서 배송을 풀어봤더니 스위치 프레임이 파손되어 있었습니다. 유로라이프 측에서 제품을 재포장하는 부분을 신청하지 않았으니 이 부분은 볼트킹의 독일 놈들이 포장했을 겁니다. 플라스틱으로 된 얇은 프레임을 뽁뽁이도 없이 포장하다니요. 심지어 다른 제품은 뽁뽁이가 포장된 것도 있었습니다. 케바케, 닝바닝, 독바독(독일인 바이 독일인)
혹시나 몰라서 유로라이프25 측으로 메일을 보냈더니 보험서비스 및 재포장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아서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이야기였죠. 혹시라도 안전한 배송이나 보상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부가서비스 중 보헙가입과 재포장옵션을 꼭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돈이 없었기에 그 옵션들을 선택을 할 수도 없었고 결국 저 제품은 순간접착제로 접착을 하여 사용하기로 했답니다,,, (이것도 셀프의 영역인데여,,,머여,,,왜여,,,)
생각해보면 이렇게 반의반의반 셀프 인테리어를 할 수 있었던 점은 저한테는 많은 장점이 있었지만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그만큼 많은 부분을 컨트롤하는 것이 어려웠었고(예를들어 제때 메탈박스가 안와서 다른 공정과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웠다던지) 그로 인해 많은 대표님과 실장님이 많은 고생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잔 스테이의 사정을 고려하여 주신 강릉 예스인테리어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려봅니다.
다음으로는 제 욕심으로 반셀프로 구매 및 설치하게 된 네스트 온도조절기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