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IOT 세상, 네스트 온도조절기 설치
잔잔 스테이를 만드는 과정은 사실상 내가 하고 싶은 인테리어 로망들을 하나둘씩 실현하는 프로젝트였다. (7년 동안 준비한 프로젝트인 만큼 다양한 공간들을 돌아다니며 본 건 많아서 욕심만 그득그득했다.) 그중 IOT(internet of things) 기기들을 설치하는 부분은 테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꼭 하고 싶었던 인테리어 요소였다.
그중 여러 가지 이유로 설치하는 데 있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던 네스트 온도조절기(이하 네스트) 설치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다양한 IOT기기들 중 네스트 온도조절기는 꼭 설치하고 싶은 아이였다. 강릉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난방비가 많이 걱정되었고, 네스트가 가진 다양한 기능(앱을 활용한 원격 조절, 평소 사용 패턴을 활용한 자동 온도 조절, 집 안에 사람이 없을 시 자동으로 에코모드로 바뀌는 등등)으로 난방비 절약이 많이 될 것 같았다. 거기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디자인이었는데, 기존의 투박한 온도조절기 대비 디자인적으로 너무나도 심플하고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네스트 온도조절기는 구글에서 인수한 네스트(Nest)의 주택용 온도조절기로, 네스트는 애플 아이팟의 개발을 이끌었던 토니 파델이 애플을 떠나 설립한 회사이다. 그래서인지 디자인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매우 혁신적인 제품이다.
네스트 온도조절기의 설치를 알아보니 나에게는 위탁설치와 셀프설치,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초기에는 완벽한 IOT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전문적인 업체를 찾아 위탁설치를 진행하려고 하였으나, 위탁설치의 경우 설치 비용이 생각보다 비쌌다.
설치 비용은 네스트 온도조절기의 개수, 에어컨과의 연결 여부, 설치 위치(지역)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내가 받았던 견적은 강릉 출장 + 두 개층 6개 설치(1층 3개, 2층 3개)를 기준으로 약 200만 원의 견적을 받았다. 심지어 개당 40만 원 정도의 네스트 온도조절기는 별도이니 온도조절기 구매와 설치까지 하면 총 450만 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었다.
그래서 잔잔의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기름보일러를 가스보일러로 바꾸는 부분이 있었기에 보일러 설치 업체에 부탁을 해서 조금 저렴하게 설치를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인테리어를 하는 과정 중에 보일러 설치 업체에서 네스트 온도조절기에 대한 설치 경험이 없고, 설치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 책임지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니 설치해 주는 것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직접 네스트 온도조절기를 설치해야 했다.
인테리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직접 네스트를 설치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나는 급하게 네스트 설치 방법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카페들을 가입해서 질문을 하고, 유튜브를 통해 설치 방법 영상을 보고, 셀프 설치 후기 블로그 글들을 보던 중 좋은 업체를 찾게 되었다. 내가 찾은 아이오티랩이라는 회사는 다양한 IOT 컨설팅, 설계, 구축, 교육 등을 하는 업체였다.
아이오티랩에 연락을 처음 했던 이유는 네스트의 설치 의뢰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인테리어 비용이 부족하다는 내 사연을 들어주신 아이오티랩에서는 직접 설치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으니 직접 설치하여 비용을 아끼라고 해주셨다. 결론적으로 아이오티랩에서 판매하는 부품을 구매하여 설치하는 것으로 총 15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네스트 설치 방법은 인테리어 업체(설비 업체)에 미리 요청해야 할 내용들과 내가 직접 해야 하는 내용들로 나뉜다. 인테리어/설비 업체에 요청해야 하는 부분들은 인테리어 과정 중에 진행해야 하는 내용들로 보일러와 온도조절기 사이의 선을 미리 넣어두는 일, 보일러와 온도 조절기를 연결하는 일 등이 있다. 인테리어 과정에서 배선 계획은 미리 되어져 있는 게 깔끔하게 선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인테리어 업체에 미리 네스트를 설치할 예정이며 아래에서 설명하는 요소들을 미리 요청할 거라는 걸 알려두는 게 중요하다.
❶ 1:1 직렬로 연결 요청 (선을 빼놓기)
네스트 온도조절기는 온도조절기에서 신호를 보내 온수분배기를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온도조절기에서 온수분배기까지 전기적 신호를 보내는 UTP선 연결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설비 업체에 [네스트가 설치될 위치와 온수배분기 사이에 UTP 선을 연결할 수 있도록 선을 넣어달라고 부탁]하는 것 이 필요하다.
네스트 온도조절기를 제외하고 보일러 설치 방법은 병렬로 연결이 된다. 각 방을 조절하는 것보다는 집 안에 있는 하나의 조절기로 모든 방이 조절되는 형태 하지만 네스트 온도조절기가 각 방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보일러와 각각 연결이 필요하다.
❷ 허니콤밸브 설치
아이오티랩의 제어기와 구동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온수분배기가 허니콤밸브라는 형태로 세팅되어야 한다. 이 부분은 설비 업체 사장님들이 잘 아시는 영역이고 쉽게 작업이 가능한 부분이니 허니콤밸브를 설치해 달라고 부탁만 하면 된다.
위 두 가지를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설비업체가 해주어야 하는 일은 끝이 났다. 이후 과정은 내가 직접 진행을 하였는데, [보일러 - 온수분배기 - 온도조절기]를 UTP 선으로 연결하는 작업이었다. UTP 선의 피복을 벗기고 위치에 맞게 연결해 주는 작업을 진행했다.
누군가에게 일을 시킨다는 일은 돈이 드는 일이다. 몇 가지 간단한 일들은 건축주가 직접 진행하여 비용을 아낄 수가 있고 또 우리 집 구조와 시설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아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
직접 설치가 필요하신 분은 아이오티랩을 추천한다. 밤/낮, 주말 없이 알려주신 덕분에 정말 원활하게 설치할 수 있었다. 네스트 온도조절기를 설치하실 분이라면 꼭 이 업체에게 연락을 하여 진행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자, 이제 매서운 강릉의 겨울 난방비가 얼마나 나올지 걱정만 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