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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짠 Jun 13. 2019

8. 복직하기 전 두근거림의 정체

아기와 헤어져서 새로운 환경으로 가는 엄마의 긴장감

육아휴직이 일주일이면 끝나는데


전화가 왔다


"어느 과로 가는지 결정됐어?"

"아니. 조직은 당신의 복직을 반대한다..

라는 의도가 아닐까.

아무런 연락도 없어. 어디 쉬운과 없을까"

"그런 곳 있으면 나부터 갔지.

난 복직 하루 전에 알려주더라.

더 기다려보렴"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조직의 핵심 부품은 아니다.

그래도

애쓰고 밥값은 해보려는

클립 한 조각, 스테플러 심 한 톨,

A4 용지 중 한장이랍니다.

아무리 그래도 복직이 코앞인데 연락이 없으니

인간적으로 불안하다.

나를 잊은 것 같다.


그러던 중 기적적으로 복직 3일 전에 전화가 왔다.

선택권도 주시겠단다.


1번 : 일많고 힘든 부서

2번 : 힘든 부서


일이 힘들면 동료가 좋고

일이 쉬우면 동료가 힘들어서

어떻게든 발란스를 맞추는 조직의 보이지 않는 손이

여기서 작용한다.


그래도 조심스레 한 마디 더 붙여본다.


"야..야근이 좀.. 적은 곳으로 보내주세요. 아직 애기가 어려서.."


라는데 흠칫,

나는 왜 나를 패배자처럼 느낀 것일까?


내가 미혼시절

아직은 육아휴직이 활성화되지 않던 그 시절

임신하고 출산하고 헐레벌떡 뛰어다니던

그 무수한 선배 여자직원들을 나는 어떤 눈으로 봤던가.


그리고

왜 헐레벌떡 뛰어다니고 어린이집 전화 받고 뛰쳐나가고

애 안고 사무실에 온 남자사람 직원은  어째

한명도 기억 나지 않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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