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비즈니스의 천재.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실존인물 P.T 바넘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다. 바넘(휴 잭맨)은 외형적으로 소외된 사람들-특이한 사람들을 상품화 시켜 쇼를 성공시킨다. 이들이 갖고 있는 각양각색의 캐릭터와 그에 걸 맞는 다채로운 의상들은 정신을 빼놓을 정도다. 온갖 천. 의상으로 뒤덮인 화면은 의상 속에 캐릭터를 녹여내며 충만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현란한 마술 같은 쇼. 컬러풀한 쇼 무대 위 의상의 색과 객석 의상의 색은 대조를 이룬다. 바넘과 그의 아내 채러티(미셸 윌리암스)가 노래하고 춤추는 옥상 신에서 채러티의 핑크빛 의상은 푸른 밤하늘 어둠 속에서 사랑스럽게 빛난다. 이 의상은 춤 동작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실루엣으로 작품의 시대 배경이 되는 19세기 말 의상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신에 맞게 구현했다. 아마도 채러티의 중심 색 콘셉트는 핑크인 듯하다. 장면마다 여러 톤의 핑크로 채러티의 심리와 상황을 보여준다. 핑크, 보라, 레드로 이어지는 변화. 가난한 때는 빛바랜 핑크. 바넘이 성공했을 때는 선명한 핑크에서 강렬한 레드까지. 두 딸들까지 채러티의 핑크 색을 공유한다. 그래서 간혹 핑크색을 남발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파스텔 핑크 사이의 강렬한 레드. 파스텔 컬러와 비비드 컬러의 조화가 독특한 비주얼을 선사한다.
이 작품에서의 압권은 필립 칼라일(잭 에프론)과 앤 휠러(젠다야 콜맨)의 공중 곡예 댄스 장면이다. 신분 차이의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필립을 밀쳐내는. 밀고 당기는. 잡힐 듯 말 듯. 앤의 애절한 몸짓. 스킨톤 탑과 강렬한 핑크색 핫팬츠로 구성된 저 허름한 연습복은 보는 이의 감정을 한층 고조시킨다. 그 어떤 예쁘고 화려한 의상보다도 더 와 닿는 의상이다. 그리고 앤과 필립의 첫 만남. 공중 곡예를 하던 앤과 필립이 찰나의 순간 눈빛을 교환하는 장면은 가슴을 뛰게 만든다. 까만 피부. 핑크색 머리와 보라색 의상은 연민을 자극한다.
필립과 앤의 사랑. 제니 린드 공연 중 필립이 앤의 손깍지를 잡았다가 부모의 시선을 느끼고 손깍지를 빼는 디테일에서 앤의 표정과 필립의 표정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인상적인 대사 :
남에게 상처를 줬으면 타격을 좀 받아야죠(제니 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