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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onmo Kim Jun 09. 2024

낯설음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 어렸을 적 집 앞 공터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 넘어져 크게 다친 적이 있다.


대략 열 바늘 정도 꿰맨 것으로 기억한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본 경험도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인데 살이 찢기는 경험까지 겪었던 나는 엉엉 울면서 집으로 향했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고 무작정 엄마를 찾았다.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열 바늘 정도를 꿰맸을 정도니까.. 상처 부위가 꽤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반면에 엄마는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게 흥분한 나와는 달리 침착하게 "괜찮아, 일단 지혈부터 하고 병원 가자"라고 말씀해 주시면서 나를 달랬다. 놀란 나를 달래주려고 침착하게 말씀해 주신 부분도 있고, 과거 간호사로 다년간 일하셨던 경험이 있기에 당황하지 않고 말씀해 주신 게 아닐까 싶다.


이 경험이 나에게는 종종 생각난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꿰맨 상처가 내 오른쪽 다리에 남아있고 볼 때마다 그 기억이 마치 엊그제 일어난 일 같이 생생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엄마 생각도 같이 나곤 한다.


여하튼 그렇게 크게 다치고 나니 오히려 그 이후에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조금 더 과감하게, 겁먹지 않고 탔던 것 같다. 한번 크게 다친 경험이 있어서일까? 인라인 스케이트 말고도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에도 생각해 보면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처음 시도할 때 무섭고, 서툴고, 익숙하지 않다.

그러한 익숙하지 않은 순간들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상황만 다를 뿐 항상 같이 찾아오는 것 같다.

(이렇게 인생이 재미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의 연속이고, 그 상황들을 사람들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반대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상황들이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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