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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굿 오피스

돌직구 피드백

Radical Candor의 다른 말

by 김홍재

돌이 날아오면 꽃이 피어나는 회의실


회의실의 공기는 때때로 미묘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단순히 지시를 전달받는 자리가 아닌, 불꽃 튀는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다듬는 자리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이 역동적인 환경에서, 상대방의 '돌직구 피드백'은 위협적인 공격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반대로 모두를 위한 값진 선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바로 그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영어권 회의 문화에서,

"Thank you for your feedback/advice"과 같은 표현을 정말 자주 활용합니다. 이 표현 속에는 "당신의 의견과 반박이 불편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해줘서 고맙습니다"라는 복잡한 감정이 녹아 있습니다.

나의 돌직구 피드백을 맞은 상대방에게 "Thank you for accepting my opinion/perspective"라고 답변하는 표현도 자주 활용됩니다.


너무 자주 습관처럼 말하다보니 뭐가 그리 고마운지,,,는 가끔은 헷갈렸지만, 다른 의견을 주고 받을 때 “Thank you for~~~” 라는 형식의 표현은 정말 자주 사용됩니다. 의견이 다를 때, 의견 충돌을 관계의 파괴가 아닌 대화의 진전으로 여기기 위한 노력이라는 생각이 서로 각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돌 던지기 연습


아쉽게도 한국이나 일본처럼 관계의 조화를 중시하는 문화에서는 솔직한 돌직구 피드백은 부담으로 느껴지기 쉽습니다. 괜한 마찰을 만들지 않으려 사소한 지적을 참고 조용히 있으면 '2등'하기는 쉽지만 조금 어긋나면 적이 되거나, 상사에게 다른 의견을 냈다가는 ‘꼴등’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도 있으니까요.


돌직구 피드백이라도 영어식 회의에서는 “Thank you for~~~”라는 표현을 반복하면서 자유롭게 다른 의견을 낼 수 있었는데요, 이는 돌직구 피드백이 가진 장점을 흡수하고 단점을 완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학습된 문화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원래 서양인들이 가진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모두가 더 나은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만들어진 학습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돌직구를 재료로 만드는 리더

만약 이러한 문화가 학습의 결과라면, 우리에게도 변화의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물론 한국과 일본의 조직 문화에서는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것이 학습의 결과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불가능한 도전이 아닙니다. 단지 시간이 필요한 일이고, 리더가 위험한 상황에 이르기 전에 중재하고 Cool Down이 필요한 시점에 개입할 수 있는 능력치를 가지면 될 일입니다.


모두가 상처받지 않으려 조심할 때, 아이디어는 제자리걸음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결국 돌직구 피드백은 불편할 수 있는 마찰을 선택하고, 솔직함으로 진짜 성장을 이끌어내는 용기입니다. 돌직구 피드백이 안전하게 오고가는 건강한 분위기와 문화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는 학습을 통해 길러지는 능력이며, 무엇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리더가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대화의 물꼬를 터줄 때, 용기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솔직한 의견을 말하는 팀원에게, 그리고 나와 다른 의견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것도 처음에는 연습이 좀 필요합니다.


'Thank you for 돌직구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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