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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O Oct 18. 2020

말하지 않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아는 건 초코파이 밖에 없다.

네가 나를 좋아하는 줄 몰랐어


썸녀: ‘너 나 좋아했었니?'

썸남: ‘좋아했었어.'

썸녀: ‘그런데, 왜 말 안 했어?'

썸남: ‘그걸 말해야 아니? 매일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아플 때....'


연애는 참으로 어렵다. 내가 아무리 좋아한들 상대방이 혼자여야 하고, 나와 상대방 모두 연애를 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한다. 그리고 서로 호감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남자든 여자든 나의(혹은 상대방의) 마음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고백을 주저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자신의 감정을 분명하게 아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거절당하면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다. 내가 주저하는 사이에 좋아하던 상대방이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게 되었음을 알게 되면, 후회, 상실감, 미련이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결국 여우의 신 포도 우화처럼 '난 고백해도 어차피 차였을 거야.'라고 합리화를 하면서 나의 감정을 추스른다.

 

모든 사람의 연애에 대한 상황이 각각 다르므로 정답은 없지만, 방송인 김제동은 이런 상황에 대한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 했다. 그의 의견은 아래와 같았다.


'서로의 생각을 말할 권리는 있으되, 강요할 권리는 없다.'

'내가 나의 권리를 행사하고, 상대방 역시 상대방의 권리를 행사할 때, 인정하면 된다.'

'그러니,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으면 고백을 해라. 상대방이 거절하면, 그걸로 끝이다.'


위의 방식이 절대 옳다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결혼을 못 하나보다) 이 사례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나의 의도를 정확히 상대방에게 전달했기 때문이다. 


오늘 점심은 뭘 먹나?


회사 식당이 있는 곳도 있겠으나, 만일 매번 점심 식사를 위해 근처 식당에 가는 경우 리더가 보통 구성원에게 묻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연애 초기에 여자가 남자에게 '우리 뭐 먹으러 갈 거야?'라고 묻는 질문과 난이도가 유사하다. 즉, '내가  먹고 싶어 하는지 너의 육감과 모든 지식을 동원해서 맞춰봐.'라는 질문이다. 아니 내 여자 친구야 그렇다 쳐도, 일하기도 바쁜 회사에서 고작 점심 메뉴 선정에 왜 '육감과 지식'을 동원해야 하나? 그것도 리더가 뭐 먹고 싶은지를 내가 왜 맞춰봐야 하나?


리더만을 비난하고자 하는 사례가 아니다. 그냥 회사에 일을 할 때도, 'XX선임, 지금 평가 중인 소재 공정 조건 어떻게 할지 알지? 오늘 중으로 자재 투입하고, 2일 뒤에 결과 알려줘.'라고 말하는 선배가 수두룩하다. 그런데, 공정 조건을 묻자니, 내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싫고, 그냥 하자니 혹시라도 틀리면, 자재, 시간, 노력을 버리는 꼴이니,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 


당연히 이런 식의 의사소통은 회사에서는 없어져야 한다. 리더가 구성원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의도였다면 '네가 생각하는 공정 조건을 먼저 말해보라'고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 점심시간의 메뉴를 고르는 상황에서도 리더는 '난 뭐가 먹고 싶은데, 다른 사람은 어떤가?' 혹은 '난 A, B는 싫고 나머진 괜찮아'라고 본인이 먼저 제안을 해야 다른 사람들이 찬성을 하든 대안을 제시하든 할 수 있다.


상대방의 불안을 야기하거나, 일부러 골탕 먹이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런 식의 의사소통은 (특히 리더는) 지양해야 한다.


지미! 정신 차려!

 

초등학교 때, 메칸더V라는 애니메이션을 즐겨 봤었다. (매번 이기는 걸 뻔히 알면서도 메칸더 V가 위기에 처하면, 숨을 죽이며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메칸더V가 빌런 로봇과 싸우다가 위기가 찾아와서 공격을 받고 주인공 지미가 고통 스러워 하는 장면이 나오면, 항상 메칸더V를 만든 박사님은 항상 지미에게 이렇게 말했다.


'정신 차려! 지미! (정신은 지미.., 어디가 고장났는지 부터 좀..)'


지미는 적의 로봇과 사투를 벌이고 있고,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 상황인데 고작 정신 차리라니? 이런 상황에서 본진의 박사님은 이렇게 주인공에게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주인공의 이름을 다급하게 부르며) 지금 오른쪽 엔진의 출력을 최대로 올려서 탈출해라. 그리고, 적의 오른쪽 옆구리에 연료 탱크가 약점이니 그곳에 미사일을 발사해라. 미사일로 안되면, 레이저빔을 발사해.'


리더의 입맛대로 모든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는 구성원이 있다면 리더 입장에서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건 환상일 뿐이다. 심지어 그런 구성원이 있다고 해도 실수는 언제든 예고 없이 발생한다. 회사에서 일할 , 구성원에게 원하는 바를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애매하게 지시하여 구성원이 실수를 했다면 그것은 오롯이 리더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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