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손바닥

[ 언어와 나의 세계 ] 37

by 정원에
사진: Unsplash의Kate Tepl

만남은 무엇으로 시작해 무엇으로 완성되는가? 그 답은 우리 몸 가장 낮은 곳과 가장 자주 내미는 곳에 있다.



발바닥은,

찾아가는 관계의 은유다. 고향을, 사람을, 그때를 향해 긴 여정을 떠난다. 길 위를 묵묵히 딛는 발바닥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발바닥은 떠남과 돌아옴을 상징한다. 길의 먼지를 묵묵히 받아내면서 우리를 뿌리로, 공동체로 옮겨 다 놓는다.


명절의 풍경에서 발바닥은, 만남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모든 수고와 기다림을 짊어진 존재다.


손바닥은,

나누는 관계의 은유다. 송편을 빚고, 전을 부치는 손으로, 아이들 머리를 쓰다듬는 손으로, 그리고 악수와 포옹, 흔듦으로 마음을 전하는 매개체가 된다.

그렇게 기름내와 온기가 베인 손바닥은 맞잡음과 나눔을 상징한다. 함께 먹고 함께 살아가는 연대를 드러낸다.


명절의 풍경에서 손바닥은, 서로를 맞이하고 돌보고 축복하는 순간을 기억에 조각하는 존재다.


수고로움의 여정이 끝난 자리에, 비로소 따스한 나눔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발바닥은 만남의 조건이고,

손바닥은 만남을 완성한다.

발바닥은 돌아옴의 시점이고,

손바닥은 함께함의 종점이다.



그렇게 발바닥의 흙먼지는 손바닥의 온기로 깨끗이 씻겨 내린다. 이것이 우리가 매번 긴 길을 떠나 기어코 서로를 마주하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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