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배경과 역사
이 글은 성균관대학교 블록체인 네트워크 Skkrypto 브런치에도 연재가 되어 있습니다.
2008년 10월 31일, Satoshi Nakamoto라는 닉네임의 유저가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I've been working on a new electronic cash system that's fully peer-to-peer, with no trusted third party
위 문장은 그가(혹은 그 집단이) 어떠한 기술을 바탕으로 어떠한 방향성을 추구하여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비록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아 1명인지 다수로 이루어진 집단인지 알 수 없지만, '그가(혹은 그 집단이) 생각한 블록체인의 의의'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2009년 1월 첫 블록체인을 가동함으로써 많은 종류의 새로운 블록체인이 만들어지고 있는 현 실정에서, 그중 다수가 블록체인의 본질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물론 기존의 문제점들을 극복해 나가는 기술들의 도입과 개선의 방향은 긍정적인 반면, 이를 넘어서 '블록체인의 필요성'을 설명할 수 없거나 근본적인 painpoint를 극복하지 않는 방법 또한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서브프라임 모기지 (Subprime mortgage) 사태로 리먼 브라더스는 파산신청을 하였고, 전세계 경제가 흔들리게 되었다. 금융위기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은행권들은 금리를 낮춰 돈을 찍어내며 돈의 가치는 하락하기 시작했고, 정부와 은행을 신뢰하던 국민들은 속수무책으로 금융위기를 접해야만 했다.
비트코인 백서 저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해당 사건을 계기로 만들게 되었다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표시를 해 두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중앙화된 금융권에 대한 논란은 여러 존재했다.
유럽 변방의 소국, 사이프러스(Cyprus)에서 또 한번의 금융권 신뢰가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해외자본의 유입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해오던 사이프러스는 2007년 국제금융위기로 인해 반대로 해외자본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더불어 2012년 그리스 정부에 대한 구제 금융 지원 조치로 그리스 정부 채권 보유자들이 90%에 달하는 액면가를 손실처리하게 되며 이후 유럽연합측에 긴급구제금융을 요청하게 된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사이프러스 정부는 은행에 예치되어 있는 예금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하였고, 뱅크런을 대비해 시민들의 계좌를 동결시켰다.
인도는 13억이 넘는 인구중 2억명 이상이 은행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은행은 결제 건수마다 15%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인도 총리는 폐화정책(demonetization)을 시행하기로 발표했으며, 이는 검은돈을 막기위한 시도이며 디지털 금융을 위한 발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금융권에서의 여러 문제점도 존재하였지만 물류 유통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있었다.
2015년 11월 경 미국의 유명 프랜차이스 치폴레에서 대규모 식중독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인해 집단 소송이 일어났으며 43곳이 매장문을 닫는 등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인 규명을 위해 식품 전달 과정을 조사하는 일에 있어 불투명한 구조와 명확하지 않은 유통과정으로 인해 원인 규명이 어려워 단체 식중독의 원인을 찾지 못한 사건이 존재했다.
해당 사건들을 비롯하여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네이버 댓글 조작, '새희망씨앗' 기부 금액 횡령 등 중앙화된 기관들의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와,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문제들이 여러 발생할 때마다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 가능성과 효용성이 언급되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에 앞서, '암호화폐'와 '가상화폐'에 대한 용어는 구분없이 자주 혼용된다.
해당 단어들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아직까지 가상화폐라는 단어는 사이버머니와도 혼용되어 쓰이고 있다. 중앙화된 기관이 관리하는 포인트, 사이버 머니까지 총칭하는 '가상화폐' 중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된 환경에서의 화폐라고 이해하는 것이 쉽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관계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진다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전자화폐의 시작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1983년 UC 버클리의 암호학자인 데이비드 차움(David Chaum)은 DigiCash를 설립하였다. DigiCash는 공개키 암호키를 응용하여 발행 은행, 정부, 제 3자로부터의 추적을 불가능하게 하였다. 송신자와 수취자의 신원을 암호화하는 동시에 누구에게 보내는 지를 식별 가능하게 했으며, 은행에 라이센스를 판매하려 했지만 파산했다.
1997년 아담 백(Adam back)은 작업증명방식 PoW(Proof of Work)의 개념을 도입하여 스팸메일을 막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메일 발송자가 컴퓨터 연산을 투입하여 특정 값을 찾아야지만 이메일을 보낼 수 있도록 적용하여 스팸을 줄일 수 있도록 하였다.
1998년 웨이 다이(Wei Dai)는 익명성을 지닌 분산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지닌 b-money를 발표했다. PoW를 통한 화폐발행, 거래 검증과 같은 비트코인 유사 원리를 제시하였지만 실제 사용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백서에 b-money를 참고했다며 레페런스 첫번째로 언급하였다.
블록체인은 그 외에도 정말 많은 기술을 참고하여 만들어졌으며, 여전히 발전중에 있다. 새로운 형태의 블록체인이 등장하는가 하면, 기존의 블록체인 또한 여러 한계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어나가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어느 한 집단에 의해서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는 것이 아닌, 블록체인에 '기여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 의해 개선되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도 블록체인에 관한 설명을 담은 많은 글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담아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그로인해 좀 더 정확하게 원리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Bitcoin 편'에서는 잘못 알려진 개념들을 바로 잡고 컴퓨터 공학적인 용어들을 조금 더 쉽게 풀어쓰며, 좀 더 이해하기 쉽지만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연재하려고 한다.
혹자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단순한 화폐기능만 하는 망한 블록체인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이에 필자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과연 단순한 화폐의 기능밖에 안되는지, 정말 더이상 쓸모없는 블록체인인지 반증 하려하며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 복합 기술인지 보여주고자 한다.
앞으로 더더욱 위대한 블록체인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정확한 구동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비트코인 백서로는 의문이 풀리지 않는 부분들을 이 글을 통해서 해소되었으면 한다.
참고기사
http://www.decenter.kr/NewsView/1RY8PDOOYJ/GZ05
참고문헌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
Bonneau, Joseph, et al. “SoK: Research Perspectives and Challenges for Bitcoin and Cryptocurrencies.” 2015 IEEE Symposium on Security and Privacy, 2015, doi:10.1109/sp.2015.14.
손동하/ sohn@skkrypt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