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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 Oct 08. 2023

폐강위기: 내 등록금 내놔라 이것들아!

라고 할 뻔

학부 때 경영학을 전공하고 석사로 시디과에 입학한 나는 학부 기초과목을 선수과목으로 지정받았다.

대학원 학점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꼭 들어야만 졸업이 되는 과목들이다.


기초과목이면 1학년 수업 아닌가?

갑자기 수업 자체보다 수업을 같이 듣게 될 친구들이 더 무서워졌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이번 학기에는 대학원 수업은 하나만 듣고 선수과목 3개를 한번에 다 듣기로 했다.

다른 대학원생들은 선수과목, 대학원수업, 청강수업 등 영혼을 끌어모아 18학점까지도 듣는걸 보고 내가 너무 등록금을 공중에 뿌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처음 듣는 실기 수업들이 너무 겁이 나서 도저히 무리할 자신이 없었다.

(참고로 나는 경영학 전공 때도 팀플이나 발표가 싫어서 회계 재무 과목만 골라들었다)


그런데 아뿔싸.

내가 듣는 선수 과목 중 하나가 수강생 미달로 폐강 위기에 처했다는게 아닌가.

심지어 수강정정 기간도 지나서 폐강된 강의를 대체하려면 대체할 강의 교수님께 직접 컨택해야한다고 했다.

이미 한창 진행되고 있는 수업에, 그것도 대학원생을 과연 껴줄지 걱정이 됐다.

아니 내가 이거 빨리 해치우려고 다른 대학원 수업들은 신청도 안했는데! 갑자기 짜증이 확 났다.


대학원 교무처에 가서 폐강될 경우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지 문의하고, 대체할 수업 교수님의 이메일과 연구실도 알아놨다.

당장 연구실로 찾아가서 문 두드리고 수업 받아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폐강 결정도 안난 상황에서 미리 약속도 없이 찾아가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연구실 문 앞까지 갔다가 겨우 정신차리고 발길을 돌렸다. 너무 신경쓰이지만 우선 폐강 여부가 확정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론적으로는 교수님이 강의 유지 사유서를 제출해주신 덕에 다행히 강의가 열리게 됐다.

휴.

등록금도 다 냈는데 왜 내가 학점 채우려고 전전긍긍해야되는지 화가 났지만 어쨌든 문제는 안생겼으니 다행이었다. 첫 학기부터 학점 채우는 것조차 녹록지가 않다.

나 과연 무사히 졸업할 수 있을까...

이렇게 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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