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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 Jun 19. 2021

저는 '그냥' 사업 하고싶어요

[주간단상] 단조로운 일상(Yawny Routine) 6월 2호

(전)팀장님이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지난 주 내내 사업 생각만하고 지냈다.

사실 사업을 하고싶다는 생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나에게 사업이라는 건 '언제까지고 회사를 다닐 순 없으니 종국엔 내 사업을 해야지'와 같은 최종 목적지 같은 것이라서 지향은 하지만, 막연한 목적이기도해서 구체적인 계획이나 행동을 한 적은 없다.


여기에서 생각해 볼 문제 두 가지.

1. 왜 언제까지고 회사를 다닐 수 없는 것이며

2. 어째서 그 대안은 사업인가?


회사에서는 나의 지독한 넘버링이 놀림거리가 되고있지만 나는 이 편한 걸 멈출 수 없다.

넘버링을 한 김에 한 번 더 해보겠다.


1. 언제까지고 회사를 다닐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

1-1. 월급으로는 사는데 필요한 부를 쌓을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고,

1-2. 그렇다고해서 회사 일이 나의 자아나 인생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그동안 다녔던 회사들에 비하면 엄청난 스트레스는 없는 편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앞서 말한 근본적인 이유가 충족되진 않는다.


2. 그렇다면 왜 나는 그 대안으로 사업을 생각했을까.

1-1번, 즉 돈에 대한 문제는 반드시 사업만이 답은 아닐 수도 있다. 재태크가 될 수도 있고, (나의 가치관은 아니지만)결혼일 수도 있고. (결국 같은 직장인이지만)억대 연봉을 받는 직군으로의 전직일 수도 있으려나. 지속가능한 해결책은 아닐 것 같지만.

어쨌든 내가 그 셋 모두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1-2번 때문이다. 내가 회사를 다니며 일을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함도 있지만 나의 자아,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 나는 내가 하는 일로써 내 인생을 표현하고 싶은 것 같다.


즉, 나는 현재의 작고 소듕한 월급이 성에 안 찰 뿐더러 자아실현이 되지도 않는 일을 하며 깨어있는 시간의 반을 보낸다는 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거라는 건 알지만, 자꾸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삶을 줄줄 흘려보내고 있는 것 같아서 조바심이 난다.


사업에 대한 욕망은 환절기 알러지처럼 계절마다 강하게 나를 뒤덮는다. 그럴 때면 팀 빌딩 플랫폼에 가서 모집 공고들을 보며 요즘 유행하는 카테고리가 무언지, 어떤 직군이 인기가 많은지 보고 인사이트를 얻는다. (개발자분들 부러워요) 감사하게도 연이 닿아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을 보면, 무조건 일반화 할 수는 없겠지만, 크게 세 분류로 나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버링 주의)

1. 이 프로젝트가 정말 돈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강력하게 추진하는 사람

2. 수익모델은 약하(거나 없)지만 이 프로젝트 자체가 의미있거나,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두고 추진하는 사람

3. 프로젝트 내용은 없지만 돈이 되는 걸 하고싶어서 모집부터 하는 사람(없을 것 같지만 진짜 있다)


다양한 사업동기들을 보면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 돌아본다.

사업은 1번 사람들이 성공할 것 같아서 그런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나, 실상은 자꾸 2번을 반복한다. '그냥 이게 좋아서', '그냥 이게 작동하는지 보고 싶어서'와 같은 이유들로 일을 벌리고(아 물론 상상속에서), 뒤늦게서야 아차차하며 우격우격 수익모델을 쑤셔넣는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아닌 이유들은 그저 '그냥'으로 수렴한다.

 

2번과 같은 마음으로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듯한 사람들을 만나면 동질감을 느끼면서도, '근데 저 사람은 현실화 시키네'라는 조바심이 들면서도, 동족혐오와 같은 감정이 올라와, 내 자신을 나무라듯 '근데요, 인생은 실전이라구요'라고 틱틱대고 싶다가도, 낭만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보고싶어서 곁에서 지켜보고 싶기도했다. 하지만 이런 류의 사람들과 어울리면, 종국엔 그들은 나에게 낭만필터를 씌우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냥'을 외치는 바보로 만들까봐 겁이 났다.


그리고 온전히 1번에 속하는 이들도 만났다. 그런 팀에 합류하면 정말 성공할  같았다. 철저히 수익구조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람. 그런 사람만 믿고 가면 뭐든    같았다. 아니, 잘 팔리는 걸 어떻게든 찾아낼 것 같았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벌써 그리운 인간의 향기여. 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전혀 인간적이지 않다!  말은, '인간' 본질은 돈을 버는게 아니라는거다. (뭔지는 나도 몰라.) 역시 나는 그냥 자본주의의 중심에서 낭만을 외치고 살아야 마음이 편할  같다.


그래서 결국엔 나는 2번의 사람과 함께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 - 기는 커녕 여전히 회사에 잘(?) 다니고있다. '그냥'을 외치기엔 또 낭만필터가 부족해서. 여전히 나는 1번과 2번 사이에서 갈등한다. 아니, 둘 다 중요한 걸 어떡하나.



[주간단상] 단조로운 일상(Yawny Routine) 6월 2호

21년 6월 7일 - 6월 13일의 기록

브런치에 올리기엔 잡스럽지만 블로그에 올리기엔 쓸데없이 진지한 것들의 모음집.


노티드 핫한거 나만 느끼는거 아니지?

주말의 한남은 물론 평일에 외근으로 도산을 갔을 때, 사무실 근처인 삼성, 집 근처인 잠실 마저도 노티드가 있고 사람이 항상 바글바글하다! 노티드...대체 도넛에 무슨 짓을 한거야......? 비결 좀 알려주세요^,ㅜ


그렇게 좋냐

전직장 동기 언니+같은 팀 친구를 만났다. 그 둘은 무려 연애 4개월, 2개월 차. 4개월차 선배님께서 2개월차 후배님께 소개를 해줘서 사귀게 되었고, 그래서 둘은 요새 부쩍 친해보인다ㅋㅋㅋㅋㅋㅋ

셋이서 만나는 동안에도 아주 깨방정을 뿌리고 난리도 아니어서 회먹고 당뇨걸리는 줄 알았다 증말!


이것봐, 반려식물 된다고 했지 내가!

전직장의 또 다른 언니와(참고로 회사 친구 말고 다른 친구들도 있다..) 코엑스에서 만났다. 내 이번 사업병의 주제는 '반려식물'이었는데, 하필 코엑스에서 플로럴 아트 전시회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부터 나는 더욱 확신을 가지고 비즈니스 모델까지 그려보며 불타올랐지만 약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이런저런 이유로 푸쉬식 식어버렸다. 으이구 인간아~



30대도 새출발 가능할까요?

홍차리브레 - 꼬모소이 작가, 네이버웹툰

요새는 새로이 배우고싶은 분야가 생겼다. 새롭게 생겼다기 보다는 막연하게 생각하던게 이런 것일 수 있겠다 - 하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졌다는게 맞을 것 같다. '하고싶은' 분야가 아니라 '배우고싶은' 분야라니. 갈수록 태산이다. 지금의 시점에 돈과 시간을 들여서 뭔가를 배우겠다고하면 진심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볼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남의 시선이 신경쓰인다는 뜻이 아니라,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자기소개


자본주의의 달콤쌉싸름한 유혹

내가 돈의 무서움을 느끼는 건, 돈 쓰는 맛을 알아버린 것 같을 때다.

마르지엘라의 독일군이 너무너무 예뻐서 옛날부터 눈독만 들이고 있었는데, 갤러리아 백화점에 갔다가 매장이 있길래 실제로 신어봤는데, 어머 이건 사야해...! 하는 마음이 들어버린 것이다. 비록 제일 작은 사이즈도 약간 크지만 이쁜데 뭐 대순가! 끈을 단단히 동여메면 되는 것이다. 패션의 세계란 원래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지. 암.

하지만 직구로 사도 40만원이 넘는 가격의 운동화라니..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다. 40만원짜리 운동화라. 갑자기 비라도 오는 날엔 신발을 품에 안고 맨발로 집에 가야할 것이다.


수원도 좋구나

맨날 수원에서 서울로 놀러오는 친구를 대신해서 이번에는 내가 수원에 갔다. (여기서 엿보이는 서울사람 특: 본인이 서울을 벗어나서 만나는 게 호의라고 생각함. 데둉함니다..)

빡센 쇼핑을 마치고 아우어에서 커피를 한모금 마시는 순간 온 몸의 세포가 깨어나는 그 기분! 눈이 확 뜨이는 그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커피는..국가가 유일하게 허락한 마약임이 틀림없어..


그렇게 커피로 내 마음을 진정(아, 아니 각성이 더 적절하겠다)시키고 창 밖을 바라보니 날은 좋고 경치가 탁 트인 것이 수원도 나쁘지 않은 동네이구나 새삼 느꼈다. 하지만 나는 수원은 놀러만 올래... 난 곧 죽어도 서울 살고싶어..(사실 수원 거주 유경험자임)


너도 날 그리워할까

우린 같은 마음이었구나....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예술의 세계

주말데이트는 버킷리스트였던 환기미술관. 덥고 고생스러웠지만 두 알못끼리 작품에 대해 유추해보는게 즐거웠고, 가고싶었던 카페도 완벽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의 흥미와 나의 취향이 잘 맞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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