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에서 만나 제주에 살고 있어요.
[피렌체에서 제주까지]
# 사랑할 수밖에 없는 “파리”
그의 파리 출장 소식으로 함께 파리에 가게 되었다.
나는 사실 파리를 가본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짝꿍이랑은 처음이었다.
어릴 적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보고 파리라는 나라를 알게 되었고, 나도 언젠가 그곳에 갈 수 있을까?
너무 가고 싶었다. 중요한 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말이다. 이런 생각을 했었던 오래전 드라마가 떠올랐다. 드라마 속에서 박신양이 김정은에게 “애기야 가자”라는 대사와 유리상자 사랑해도 될까요?라는 노래 가사 중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첫눈에 난 내 사람인 걸 알았죠. 조심스럽게 얘기할래요. 용기 내 볼래요. 나 오늘부터 그대를 사랑해도 될까요. 지금 다시 들어도 설레고 두근거리는 이 노래 가사말을 들으며 그는 본인이라고 말했다. 그도 이 가삿말처럼 첫눈에 느낌이 왔다고, 내 사람인 걸 알았다고 그래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파리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사실로 진짜 파리의 연인이 뭐 따로 있나 이게 바로 파리의 연인이지 말이다.
사실 나는 순천이라는 곳에서 태어나 순천이라 는 도시를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물론 해외여행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기껏 해봐야 대학교 시절 중국으로 해부 실습 갔다가 베이징을 여행했던 것이 대학교 시절 첫 여행이자 마지막이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여행에 관심도 없던 내가 드라마에서 파리를 알게 되었었다.
순천을 벗어나 독립이란 것을 하면서 나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그중에도 꼭 가봐야지 하는 나라 중 한 나라가 당연 파리였다. 이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에펠탑이 주는 로맨틱함이 나한테 큰 것 같다.
평범했던 나에게 이젠 내 인생의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과 파리에 있었다. 늘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었을 텐데, 왜 지금에 와서 주인공이 되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함으로 인해 내가 조금 더 빛나고 있음을 느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파리를 여러 번 왔지만, 사랑하는 사람이랑 함께 오니 훨씬 로맨틱했다. 물론 혼자서 보았던 에펠탑도 너무 빛나고 설레는 여행이었지만, 혼자가 아닌 둘이 온 파리 에펠탑은 더욱더 빛났고, 더욱더 로맨틱했다.
에펠탑 앞에서 마시는 와인이, 맥주가 예전에 혼자 와서 먹었던 맛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사실 나의 파리 여행은 그저 에펠탑만 보고 있어도 좋았다. 기 승 전 에펠탑이라고 할 만큼 파리는 에펠탑으로 시작해서 에펠탑으로 끝난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처음이라 좋았고, 친구들과 있을 땐 친구들과 함께여서 좋았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파리는 디즈니일 것이다. 혼자였다면 심심했을 디즈니월드를 친구들과 함께 했으니 더 즐겁게 디즈니에 빠져 놀 수 있었다. 아직도 디즈니를 많이 좋아하는 내가 참 좋고, 파리에 디즈니가 있어서 더 좋다. 나중에 디즈니를 그와 함께 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파리에 있을 땐 로맨틱 영화의 주인공처럼 아름다운 풍경에 내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이 모습을 나만의 포토 그래퍼인 남자 친구가 예쁘게 담아주니 그 사진을 보며 너무 행복했다.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스럽게 행동하라는 말처럼 조금 더 사랑스러워지고 있는 듯했다.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행지 파리에서 모두가 추억을 남기고 싶어 한다. 추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사진으로 말이다. 나라는 피사체를 가장 빛나고 아름답게 표현해주는 금손 남자 친구가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내 여행 성향에 딱 맞는 사람이지 않나 싶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사진을 기록해 주기에 사진들을 보면서 추억들이 떠올라 그 추억으로 현재를 살아간다. 자칭 나는 추억 콜렉터이다. 돈은 모으지 않지만, 추억은 차곡차곡 잘 모으는 사람이 바로 나란 사람인 것 같다. 파리에서의 추억의 조각들이 아주 많지만, 아름다운 파리 조각은 그와 함께 했을 때 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