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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링유리 Jan 25. 2022

21. 천국이 있다면 진짜 여기 같을까?

피렌체에서 만나 제주에서 살고 있어요.


# 천국이 있다면 진짜 여기 같을까?     

페루에서 볼리비아로 국경을 넘어왔다.     

우유니 소금 사막에 드디어 오게 되었다.

꿈은 아니겠지? 이생에 나는 왜 이렇게 꿈같은 일이 많은지 말이다.     

간호사로 지금까지 일 하고 있었더라면,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내가 그렇게 가고 싶었던 우유니에 와있다니.. 조금 아쉽다면 사랑하는 사람은 피렌체에 두고 나만 이렇게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미의 많은 나라들 중에서 우유니는 꼭 그와 다시 오고 싶었고, 사진을 그에게 공유하며 나중에 같이 가자고 약속했다.     

천국이 있다면 이곳 우유니일까? 하는 글 들을 어디선가 보았기 때문에 우유니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고 사진으로도 본 적이 있다.     

처음 우유니 사막이라고 해서 밖을 봤는데, 그냥 드넓은 물이 빠진 바다 아니야? 생각하기가 무섭게 나를 태우던 차는 사막 한가운데로 돌진해서 들어가는데 눈앞에 정말 천국으로 가는 길처럼 드넓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뷰가 아직도 생생하다.     

하늘을 담은 우유니 호수 소금사막을 직접 보니 감동 그 자체였다. 이 감동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진짜 너무 아름다웠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고, 눈에 걸리는 장애물 하나 없이, 하얀 소금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내가 우유니를 갔을 땐 우기라 반영이 너무 아름다웠다. 정말 데칼코마니 그림처럼 하늘과 맞닿을 것만 같아 위아래 다 하늘로 연결되어 있는 듯 보였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었다. 고산지대라 힘들 수 있다고 했지만, 이 아름다움을 보고 잇으니 힘든지도 몰랐고, 아름다워서 카메라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어 댔다.

내가 여기를 밟고 걷고 있다니 정말 황홀 그 자체였다. 꿈은 아니겠지? 남몰래 허벅지를 찔러보았었다. 마치 하얀 눈 밭을 밟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기분도 들고, 보자마자 "우와"라는 말만 계속 말할 수밖에 다른 할 말도 잠시 잊었었다. 이 아름다운 우유니 소금사막 한가운데에서 밥도 먹어보고, 우리끼리 설정 사진도 찍어보고 보냈다. 우유니가 너무 좋아 우유니에서만 며칠을 보내며, 하루는 일출을 보러 가고, 하루는 일몰을 보러 가며 다양한 우유니를 만났다. 우기이고, 달이 밝게 떠있어 쏟아지는 별들을 못 봐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우리에겐 별은 보였고 그 또한 너무 아름다웠다.

여기에서는 정말 나에게 잊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 짝꿍의 똑딱이 카메라를 빌려 여행을 했는데, 우유니 가는 길에 잠시 들린 기차 무덤에 들렸다. 나는 사진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내려 두고 핸드폰 타이머를 맞추고 열심히 찍고 만족하며 차에 올랐다.

심지어 카메라를 잃어버린지도 몰랐다. 한참을 창문을 바라보며 달리는 차에서 나에게 “언니 카메라 잃어버렸어요?” “웅?” “내 카메라 여기...!? 오잉? ”어디로 갔지? “ 진짜 잃어버렸다. 나는 남미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카톡방에 있지 않았지만, 같이 차에 타고 있던 동생은 그 카톡방에 있어 우연히 카메라 잃어버리신 분을 찾았던 것이다.

그래서 알게 되었고, 우유니에서 오래 있었던 일정이라 같이 투어 하게 된 날 카메라를 받고 사례를 작게 했다. 정말 행운이었다. 남미에서 카메라를 잃어버렸는데 찾는 일이라는 것이 말이다. 내가 붙여 두었단 한글 이름 스티커를 보고 지나가던 외국인이 한국사람에게 이거 한국 사람 것 같은데 찾아줄 수 있냐고 해서 그분이 찾아주게 됐던 것이었다. 세상에 나쁜 사람들만 가득하다 생각할 때마다 이렇게 세상에 착한 사람들이 많고 아직 살만 한 세상이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다. 그렇게 그의 카메라를 되찾게 되었다. 사실 카메라를 늘 갖고 다녔지만,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고, 마추픽추에서 너무 아름다운 장관 한 장 남겨 놓은 게 다였다. 나도 참 대단했다. 카메라를 잃어버렸어도 추억은 많이 담겨 있지 않은 카메라였지만, 너무 소중했던 카메라를 찾아서 다행이었다.

길 위에서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날 저녁에 호스텔에서 만나게 된 오십 대 부부가 초등학생 딸과 함께 배낭여행 중이던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처럼 병원에서 일하면서 아픈 사람들을 보면서 느꼈던 점을 들으니 공감도 많이 되고 내가 병원생활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어머님이 뇌성마비 환자들을 보면서 두 다리가 있음에 감사해야지 두꺼운 허벅지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나도 그런 적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감사할 일이었는데, 불평불만이 많았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나도 두 다리가 있어 걸을 수 있음에 감사보다는 내 허벅지는 왜 이렇게 두꺼운 걸까 더 예뻤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여행에서 예쁜 사진 찍겠다고 갖고 왔던 것들을 하나둘씩 나눠주게 되었다. 한국에서 가져간 웃긴 모자 덕분에 투어 비용도 할인받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외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긴 하니까 더 그렇게 집착했을지 모르지만, 남미 여행에서는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화장을 하지 않고 다니고, 입었던 옷을 또 입고, 먹고 싶은 것을 먹지 않아도 다 괜찮았다. 그저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여행하고 있다는 것이 행복이었다.. 물론 한국에서의 빠른 인터넷과 시설 좋은 곳들이 있는 것은 대단하고 감사할 뿐이다. 우유니에선 빠른 인터넷도 좋은 시설보다 그냥 더 많이 황활했던 풍경을 보는 것이 더 좋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것을 내 주위 사랑하는 사람들을 전부 소환시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그와 다시 같이 와서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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