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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묵 Aug 28. 2023

[7화]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뭐지?

중고신입으로 이직? 새로운 도전? 기존에 했던 방식으로 창업? 

쉬는 기간 동안 2개의 코칭을 받고 있다. 하나는 갤럽강점검사를 바탕으로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여 나의 강점에 포커싱을 맞추어 보는 코칭수업, 또 하나는 문제주의적 방식으로 창업에 접근하는 코칭수업을 듣고 있다. 번외로 매주 평일 오전 9시에 30분가량 존재소개 명상을 하면서 나의 다면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 


모든 코칭을 하는 이유의 공통된 이유는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이다. 나는 누구이고, 어떤 다면성을 갖고 있고, 어떤 취향을 갖고 있고, 어떤 강점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나아가서 그것들을 말미암아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알고 싶어서다. 쉬는 기간 동안 나에 대해 천천히 알아볼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 시간을 충분히 누리고 있는 요즘이다.


이 중에서 문제주의적 방식으로 창업에 접근하는 코칭이 제일 어렵고, 잦게 하고 있는 코칭인데 내가 해결하고 싶어 하는 사회 문제가 무엇인지에서부터 시작해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이 페르소나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접근하면 괜찮을지, 기존에 비슷한 방식으로 해결하고 싶은 사례가 있는지를 분석해서 어떻게 창업을 하면 될지 같이 고민해 보는 방식이다. 나는 지금까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들 위주로 일을 했었다 보니 위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머리로는 깨닫고 있었지만 따로 행동으로 옮기진 않았었다. 그리고 막상 해보니 너무 어렵기도 하고.


처음에 솔루션으로 내가 하고 싶은 방식인 '사진을 하고 싶다. 사진으로 액자나 포스터 같은 걸 만들어 보면 어떨까?'를 생각해 놓고 문제를 정의하려고 하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문제 해결 방식인가? 나아가서 그냥 문제해결을 굳이 해야 하나? 그거 안 하고도 장사 잘하는 곳이 너무 많은데? 그냥 개인적인 문제 (프리랜서로 돈을 벌고 싶다)만 해결하면 안 되나? 이런 생각들이 앞섰다. 솔루션을 빼고 생각해보려고 해도 결국에 사진으로 귀결되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코칭 선생님이 그런 마음을 이해하셨는지, 나중에 사진으로 이어도 괜찮으니 일단 문제 해결을 중점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하셔서 문제 정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뭔데?


20대에는 한국 교육계의 체 게바라가 되겠다며 외쳤지만, 현재는 청소년 쪽과는 멀리 떨어져 사진업을 하고 있다. 사진을 하기 이전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니, 이런 걸 만들어야겠다' 생각을 하기도 했었고, 기업가정신 교육을 진행하는 사람이기도 했었는데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막상 내가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우리 주변에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를 고민하고 적기가 어려웠다.


몇 번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지만 아카이빙차 사회문제라 생각했던 것들을 적어보자면


1. 1인가구가 너무 좁은 집에서 살다 보니 자신의 취향대로 꾸미기가 어렵다

2. 사람들이 밤늦게까지 유튜브를 보느라 수면시간이 줄어들고 다음 날 영향을 받게 된다

3. 사람들이 미니멀라이프를 살려고 하지만 버리는 것을 어려워한다.

4. SNS에 허영심이 가득한 게시물들이 많아 피로감 또는 허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4가지를 작성해 놓고 내가 정말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가 맞는지 고민해 보았다. 그럴싸한 문제인 것인지, 내가 정말 공감하는 문제인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계산해 보니 4번이 내가 제일 공감하는 문제였다.



SNS에 허영심이 가득한 게시물들이 많아 피로감 또는 허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나부터가 SNS에 허영심을 많이 표현하는 사람이다. 나 이런 것도 했다, 저런 것도 했다 하면서. 관종 기질이 있었고, 그렇게 글을 올리는 게 '정말 나인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주변에서도 그런 게시물들에 피로를 호소하기도 했었었다. 


최근에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면 자극적인 썸네일이 많다. 콘텐츠 에디터로 일했을 때도, 사진작가로 일 했을 때도 '생산되는 콘텐츠가 많고 사람들의 눈에 띄어야 하니 자극적으로 작업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 자극성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자극이 더 많아 보였다. 야한 사진이라던지, 썸네일이 폭력적이라던지, 낚시성 글이라던지, ~하면 돈을 번다와 같이 숫자로만 표현하는 동기부여 같은 거라던지. 어느 순간부터 그런 글들이... 솔직히 말해 꼴 보기가 싫었다.


또한 최근에 신림역 살인사건이나, 대낮에 성추행한 사건 이후 SNS나 다른 커뮤니티에서 예고 살인 또는 범죄자를 옹호하는 모습 역시도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관심받고 싶어 하는 모습이라 생각했다. 


이런 사회적 현상을 보면서 나중에 내가 자식을 낳게 되면 유튜브를 보게 할 수 있나? 아프리카 TV와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게 할 것인가 할 때 딱히.. 권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하면 사람들이 건강한 허영심을 들어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본다면, 아니면 건강한 허영심을 들어내는 모습을 기록하는 것으로 내가 무언가를 이바지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렀다.



건강한 허영심을 기록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페르소나 분석)


건강한 허영심을 기록하고자 한다면 먼저 건강하다는 게 무슨 의미일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것. 잘 걷고, 잘 먹고, 잘 자는 게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건강한 허영심은 자기의 분수 안에서 잘 걷고, 잘 먹고, 잘 자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요즘 인스타에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라고 올리는 것도 하나의 건강한 허영심이라 여긴다. 물론 운동을 안 하고 사진만 찍고 오는 것은 제외.


코칭을 하며 들은 내용에서는 페르소나는 디테일할수록 더 좋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이 건강한 허영심을 기록하고 싶을까 생각해 보면.


1. 헬스장에서 운동을 주 4회 이상 하는 20-40대 남성 - (바디프로필 라인?)

2. 기획/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는 팔로워 1k 이상 25-39 여성 - (기획/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SNS를 비교적 많이 하는 특성이 있다고 가설)

3. YES24 또는 온라인 교보문고에서 책을 월 5만 원 이상 구입하는 30대 이상 - (책을 많이 사는 사람은 건강하지 않을까 하는 가설)

4. 독립서점 10개 이상 팔로우가 되어있는 25~39 청년 - (책을 많이 사는 사람은 건강하지 않을까 하는 가설)


이렇게 4가지로 임의로 설정을 해보았다. 건강한 허영심을 가진 사람을 분석해 보면 남자는 운동 쪽에 관심을 많이 갖거나, 여자는 요리나 서적 쪽에 관심이 많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이 페르소나가 맞는지는 조금 더 분석을 해봐야겠지만, 건강한 방식으로 허영심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을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건강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팀은 어디가 있을까?


과거에 라이프스타일이나 일상에서 건강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팀들을 서칭 했을 때 봤던 팀들은 아래와 같다.


1.디렉토리 매거진

https://www.instagram.com/directory_magazine/


코리빙 회사에서 일했을 때 레퍼런스로 서칭 했던 디렉토리 매거진. 집에 대해 기록하고, 집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냈다. 집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던 내용으로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도 있고, 필름카메라로 작업한 것도 꽤 신선하게 느껴졌다. 인터뷰 위주의 매거진인데 인터뷰 내용이 좋았던 것은 물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 디렉토리에서 느꼈던 아쉬운 점

> 콘텐츠는 매우 훌륭했으나 이를 활용하진 못했다고 생각한다. 디렉토리가 직방이랑 볼드저널에서 협력해서 만든 매거진이지만 직방에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이든 추후 활동이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 활자용 매거진이라 타겟층이 좁을 수밖에 없었다. 타겟층이 좁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매거진. 홍보가 많이 부족했어서 좋은 매거진임에도 사람들이 잘 몰랐다.

> 채널이 협소화 되어있었다. 인스타그램 외에는 따로 어떤 채널이 없었다. 그렇다고 인스타그램에 크게 힘을 주었던 것도 아니었던 매거진.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심지어 지금은 서버 비용을 내지 못해 원고를 볼 수 있는 홈페이지도 막혀버렸다.


2. 뉴닉

https://newneek.co/


개인적으로 건강한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큰 획을 그은 팀이자, 잘하고 있는 팀이라고 생각하는 곳. 월~금 아침 꾸준하게 뉴스레터를 발행한다. 사람들이 소식을 얻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용해서 만든 뉴스레터팀. 비영리적인 뉴스레터를 활용해 광고를 수주하거나 다양한 협업 또는 네트워킹 등등 사업을 확장시켜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 뉴닉에서 아쉬운 점

>  수익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여전히 모르겠음.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50만 명 이상 배포되고 있기는 하나, 수익구조가 명확하게 갖고 있는지는 미지수. 아마 광고 수익일 것 같은데 그게 회사가 돌아갈 만큼 비용이 발생할지는 물음표

>  56만 명의 구독자를 갖고 있으나, 꾸준하게 구독하고 있는 숫자는 적을 것으로 파악. 유령회원이 많고 이를 건강하게 다시 순환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음


3. 썸원 

https://brunch.co.kr/magazine/somewonletter

연인들이 많이 쓰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썸원 말고, 뉴스레터 썸원. 이게 가능할까 싶은 방식으로 수익구조를 만들고 있는 팀. 인터뷰 한 내용을 보니 아직 많은 수익을 얻지는 못했지만, 수익의 많은 부분을 원고료로 돌려서 더 건강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려고 하는 팀. 영상이나 이런 거 하나 없이 텍스트와 콘텐츠 만으로 승부를 보고, 불편한 결제구조를 통해서 오히려 충성고객층을 확고하게 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나아가서 연희동 쪽에 구독자들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썸원을 하면서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브런치에 잘 아카이빙 하고 있는 것도 장점


- 썸원에서 아쉬운 점

>  진입장벽이 확실하게 높음. 전략이긴 하지만 일반 유저가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처음 썸원을 알았던 것도 주변 지인이 캡처해서 올린 것을 보고 알게 되었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활동이 적다. 

>  충성고객들을 위한 활동이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음. 그 커뮤니티에 속하지 않아서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음

>  수익이 크게 남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음. 초기 단계라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수익을 가져가면서 브랜딩을 해치지 않을지가 지켜보고 싶은 관건.



앞으로 생각해보고 싶은 것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나는 일하려는 이유가 '사람들의 건강한 허영심을 콘텐츠로 제작하고, 나아가서 그로 인해 선한 영향이 세상에 더 많아졌으면 좋겠는 바람'이겠구나 싶었다. 그렇다면 이런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 회사는 어디가 있는지, 그 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직무를 채용하는지, 내가 원하는 만큼의 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를 판단해 보고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하면 내가 원하는 느낌으로 1인 기업이나, 프리랜서로 진행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을 정리해 보게 된다.


건강한 라이프를 기록하는 팀이 어디에 있는지 하나 둘 찾아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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