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명절에 못 내려가는 이들을 위한 특식

by 연경

추석 연휴가 시작되자 연희동 골목은 평소보다 고요해졌다. 대문마다 선물 세트를 든 사람들이 분주히 오갔고, 하숙집 식구들도 하나둘 짐을 챙겨 고향으로 떠났다. 하지만 2번 방 미나와 나는 갈 곳이 없었다. 미나는 회사 업무가 밀려 연휴 내내 당직이었고, 나는 부모님께 차마 실패한 공모전 소식을 들고 내려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텅 빈 거실엔 TV 소리만 공허하게 울렸다. 그때, 부엌에서 정희 씨의 칼질 소리가 평소보다 육중하게 들려왔다.


"니들 거기 앉아가 뭐 하노! 손이 모자라 죽겠는데 퍼뜩 안 오나!"


부엌으로 가보니 정희 씨는 산더미 같은 나물과 고기 반죽을 앞에 두고 있었다. 명절 음식을 하느라 기름 냄새가 온 집안을 휘감고 있었다.


"아줌마, 우리밖에 없는데 뭘 이렇게 많이 하세요?"


미나가 묻자, 정희 씨는 밀가루 묻은 손으로 이마를 닦으며 눈을 흘겼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연경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드라마 작가 준비생. 고1 때부터 드라마 작가라는 직업을 꿈꿔왔습니다. 저는 막장이라는 기존 틀을 깬 새로운 막장 장르를 만들고 싶습니다. 가고 싶은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9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9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