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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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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차원 Apr 17. 2019

내가 어디에 있는지 그게 또 무슨 의미인지,

벽에 갇힌 날

입구가 없었다. 높게 우뚝 선 벽돌 벽을 맨 손으로 넘어가야만 했다. 작은 틈새에 손가락을 구겨 넣고 조금씩 올라갔다. 손가락 끝마다 피가 맺혀 검게 변했다. 마지막쯤엔 온몸을 던져 건너편으로 굴렀다. 떨어진 곳은 너무 비좁아서 눈 앞에 보이는 것이 내가 건너온 벽인지 건너가야 할 벽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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