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는 외롭다.
직장에서 18년을 근무할 때는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작게는 프린터의 토너부터 크게는 사업의 확장성에 대해서까지 모든 게 지금과는 달랐다.
별것도 아닌 부분을 프린트해서 쓰고, 수시로 담배를 태우면서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출근하면서
"오늘은 또 어떻게 버티나"를 수업이 생각하며 한 달 한 달 쥐어주는 월급을 지루한 기다림 속에 바라보며 지냈다.
퇴근을 하면서 동료들과 한 잔 하는 즐거움과, 인맥을 쌓아가면서 즐기는 나날이 지속되었다.
동창들은 대기업 다닌다고 알아서 찾아오지, 은행을 가면 알아서 대출을 해주지, 그냥 직장만 다니면 되는 나날이었다.
그런데 사업을 하면서 모든 게 바뀌게 된다.
아마도 현재 마인드를 가지고 지금 나보고 다시 직장생활을 하라고 하면 아마도 초고속 승진을 하지 않을까 싶다.
프린터의 토너는 왜 이리 자주 바닥을 드러내는지 모를 일이며 종이는 뭐 그렇게 자주 떨어지는지 이해가 안 가고, 직원 인건비 주는 날은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오는지 답답하며, 은행 대출은 아예 되지도 않았다.
더욱 기가 찬 노릇은 사업을 시작하고 일 년쯤 지난 후에는 친구들이 대충 가려지게 된다.
수십 명의 인맥이 한 두 명으로 좁혀지게 된다.
왜 그러냐고? 별 볼 일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가치가 수직 하향 직선을 그리기 때문이다.
사업 시작 후 1~2년간에 당신은 아마도 무수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인데 , 그 대부분이 매우 힘든 일의 경험들이 될 것이라고 추측하면 80%는 맞지 않을까 한다.
그 힘든 시기에 당신은 인맥을 동원하여 그 어려운 부분을 헤쳐 나가고 싶을 것이고 아마도 도움을 청하게 될 것이다.
이때부터 당신의 인맥은 대부분 떨어져 나가게 된다.
즉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지 알게 되는 것이다.
나의 경우 직장 다닐 때 휴대폰 저장 인맥 300여 명중에서 현재 연락하는 사람은 10명 남짓이다.
그중에서 가장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친구는 현재 한두 명 남짓이다.
그래도 나는 성공한 편에 속한다.
직장 다닐 때는 퇴근 후 한잔을 기울이는 형편이었다면 사업을 시작하고 난 후에는 밤샘 작업을 하거나 누구를 만나더라도 사업적인 관계로 만나게 될 것이다.
즉 직장인이 경우 모든 것이 情으로 뭉쳐진 부분이라면 사업을 한 후에는 경제적인 관념에서 모든 게 구분되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내가 원치 않아도 그렇게 되어간다.
즉 자신이 움직인다는 것은 돈이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읽기 불편하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안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다.
직원이 불을 안 끄고 나가거나 재료를 허투루 낭비하는 것을 보면 사소한 것에서 짜증이 나고 속을 태우게 되는 게 사업주의 입장인 것이다.
빠져나간 휴대전화의 연락처는 대부분 거래처 사람들로 채워지게 되며 원청 업체의 직원들로 채워지게 된다.
그렇게 당신은 세상의 불편함과 쓸쓸함을 맞아야 하며, 원청과 고객들의 날카로운 난도질 속에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이다.
대표라는 자리는 상당히 외롭다. 그 외로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누구에게 말도 못 할 매출 문제, 차입금 문제, 직원 문제, 자신의 문제 등등 산적한 해결하여야 할 문제의 무게는 오롯이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한다.
창업을 준비하고자 하는 당신에게 묻는다.
그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
뭐... 희망을 주자면 사업을 4년 이상 하게 되면 1~2천만 원이 날아가는 정도는 감기 걸린 정도로 넘기게 되는 대범함을 지니게 되는 정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