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중요하다
저는 20대 후반에 월 1000만 원을 버는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런 회사를 과감히 포기하고 나오게 됩니다.
놀랍죠? 제가 글 써놓고도 진짜 멋있네요. 어떻게 그런 용기가 있었냐고요?
무지했거든요. 학창 시절 부모님에게 학자금을 받으며 편하게 생활했고 유학비도 여행비도 다 대주셨습니다. 그렇다고 시급 5000원씩 받으면서 알바를 안 해 본 것도 아닙니다. 뷔페 서빙, 과외, 빵집, KFC , 전단지까지. 대학 시절 틈틈이 용돈벌이도 했습니다. 그런데 몰랐습니다. 20대 여자가 월 1000만 원을 버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돈을 모아서 집 사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 줄을.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469&aid=0000517943
(도대체 집값 언제 잡아요? 왜 매일 올라요? 내 집 마련할 수 있을까요?)
월 1000 벌면서 일하던 2018년도는 암울했습니다. 왜냐면요. 어떻게 하다가 시작한 일이었지만 일이 저랑 너무 안 맞았습니다. 세금 제하고 뭐 하면 약 700만 원 정도 통장에 들어옵니다. 저 때는 귀한 돈을 내려주는 회사에서 항상 미간에 힘을 주고 있었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칙칙한 사무실에 앉아서 컴퓨터 앞에 얼굴을 박고 마우스를 잡고 있었습니다. 빨리빨리 해주세요. 불량 났어요. 급해요.라는 전화를 하루에 수십 통 받았습니다. 손에 기름때 잔뜩 묻히면서 쇠를 만져야 하기도 했습니다. 쇠를 만지는 것은 재밌긴 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그립고 힘든 것은 '휴식'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쉬었고, 여름휴가는 단 4일, 생리휴가? 연차? 월차? 흥! 콧방귀 뀌겠습니다. 설날이나 추석에도 일이 들어오면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긴장되고 초조했습니다. 일에 눌려서 살면서 스트레스로 새치가 자라기 시작했고 어깨는 뻣뻣하게 굳어갔습니다. 이 일을 몇십 년 동안 감당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매일매일 들었습니다. 일 많이 안 해도 되고 돈 얼마 못 벌어도 되니까 '휴식'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ENFJ입니다. 사람은 언제나 변화하고 변할 수 있기에 이렇게 고정된 성격으로 저를 말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매번 할 때마다 같게 나옵니다.
ENFJ는 활발하고 외향적이고 사교적이며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직업과 잘 맞는 유형입니다. 이런 제가 매일 같은 한 장소에 머물러 컴퓨터로 선과 도형을 그리고 있었으니 얼마나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을까요.
몇 개월간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회사를 떠났습니다. 돈보다 내 삶이 더 중요했습니다. 회사에서 나오기 전에도 무슨 일로 돈을 벌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우선 나와서 그동안 제대로 못한 휴식이나 제대로 해보자 싶어서 발리로 떠났습니다. 발리에서 한 달 동안 돈을 펑펑 쓰면서 놀았습니다.
발리에서 지내는 동안 몸과 마음이 따르는 대로 자유롭게 돌아다녔습니다. 여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웃음과 즐거움이 따라왔습니다. 그렇게 한 달을 지내다 보니 '돈을 벌고 있는 순간도 즐겁고 재밌고 싶다!'라는 생각이 짙어졌습니다.
몇십 년 후에도 즐기면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을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저에게 던졌고 '요가'라는 답이 바로 나왔습니다. 그렇게 요가강사를 하게 됩니다. 단순하죠.
요가 자격증 취득을 위해 3개월 동안 공부를 하고 2020년 1월에 첫 수업을 하게 됩니다. 첫 수업 때 제 결정에 더욱 확신했습니다. 이 길은 내 길이구나. 돈을 벌고 있는 순간도 즐겁고 재밌구나!
막 시작한 초보 강사이니 대강(대신 강의) 자리가 나는 곳마다 연락을 해서 수업의 기회를 따냈습니다. 부천에 살지만 김포, 구로, 인천 등 갈 수 있는 곳 어디든지 가서 수업을 했습니다. 1월 한 달 동안 약 100만 원을 벌게 됩니다. 요가강사는 시급이 약 3만 원입니다.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시급이 높아요. 왜냐하면 계속 몸을 써야 하기에 에너지가 많이 쓰이거든요.
지금은 정기적으로 일을 하는 센터가 있습니다. 아침저녁 다 합해서 하루 3~4개 정도의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요가 강사로서 일을 하는 것은 만족스럽습니다. 회원님이 몸과 마음이 편해지고 건강하게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제가 수련하고 공부하는 과정도 즐거우니까요. 휴식 시간도 많아서 좋습니다. 아침저녁 시간에 주로 수업이 있고 낮 시간에는 시간이 자유로우니까요.
이렇게만 계속 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지만 몇 번의 위기를 겪게 됩니다.
바로 코.로. 나.
정부 지침으로 모든 운동 센터들이 문을 닫게 되고 저는 비자발적 백수가 됩니다. 한 달 수입은 '0원'을 찍게 됩니다. 가끔 50만 원이 들어왔습니다. 프리랜서 정부 지원금이요. 2020년 몇 달 동안 일을 쉬면서 괴로웠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갑갑했고 줄어드는 통장 잔고만큼 저도 위축되었습니다. 한편으로 안심하기도 했습니다. 엄마 집에서 붙어서 살아서 다행이다. 가족을 부양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혼자 방에 갇혀 보내는 시간 속에서 깨달았습니다. 삶을 지탱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요가 강사로 계속 일을 하기 위해서. 자신과 가족의 안전과 평온을 위해서. 안정적으로 정기적으로 돈이 들어와야 하고 그 돈으로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요. 30대에 월급 0원을 찍고 나서야 알게 된 것도 참 웃기죠. 부모님 덕분에 먹고 싶은 거 입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를 하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기에 철이 없었던 것이지요. 월 1000만 원이 어마어마한 돈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언제 또 코로나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닥칠지 모르고 언제까지 엄마 집에서 붙어서 살 수 없는데. 점점 걱정되었습니다. 불안을 달래기 위해서 무엇이라도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오프라인으로 활동을 할 수 없으니 온라인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무엇이든지 도전해야겠다 싶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oB__Puvi5k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 거리면서 #유튜버 #신사임당 님의 영상을 여러 개 시청하였습니다. 그렇게 어떠한 위기가 찾아와도 흔들지 않는 튼튼한 '온라인 건물주'가 되자!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안정적이고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을 창출하자! 고 다짐합니다. '스마트 스토어'를 준비하게 됩니다.
저는 과연 온라인 건물주가 되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