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통해 배우는 것들
‘이 꽃 혹시 말릴수도 있을까? 오래오래 간직하고싶어서.’
꽃을 선물 받은 한 친구가 이렇게 물었다.
언젠가의 나였다면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는 마음이 소중해서
잘 말리는 방법을 알려주었을텐데,
이번에는 나도 모르게 그러지 말라고 말했다.
‘말린꽃은 당장 몇개월은 소중하더라도 몇 년이 지나면 지겨워질거야. 결국은 소중히 여기는 마음마저 사라진채로 버리게 되겠지. 그냥 지금 이 순간 아름다운 꽃을 누려줘.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끼는 마음을 아주 충분히 느끼고 아쉬워하면서 버려줘. 그리고 또 새로운 챕터로 넘어가면 되. 혹시 아니 내가 또 더 아름다운 꽃을 선물해 주게 될지’
내 입에서 나오는 말들에 내가 놀라면서 말을 이었던 순간.
이 문장 꼭 기억해야지 생각했다.
나는 맛있게 먹은 과자박스 조차도 못 버리고
책상 아래 차곡차곡 모으던 아이였다.
기억이 소중해서 이걸 버리면
그 소중한 순간을 버리는 느낌이 싫었어.
그런데 이제는 잘 비우는걸 배운다.
소중한 순간을 누리고 기억하고 한 장 쿨하게 넘기는걸 배운다.
나는 꽃에서 너무 많은 세상을 배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