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스타일 난다가 될 뻔한 쇼핑몰이 어떻게 무너지게 되었을까.
온라인 쇼핑몰 임블리는 업계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SNS를 통한 강력한 브랜딩으로 제2의 스타일 난다라 불리며 패션뿐만 아니라 화장품, 식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승승장구했습니다. 직원 3명으로 시작해 빠른 속도로 매출 1,700억 원을 달성한 임블리는 수많은 온라인 쇼핑몰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업으로 성장하며 소위 말하는 가장 핫한 기업이 되었습니다.
SNS를 통해 고객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두터운 팬층을 바탕으로 면세점에까지 입점하게 된 임블리는 ‘옆집 언니’라는 친근한 이미지와 고객의 의견을 상품 기획 및 제작에 반영하는 마케팅을 통해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온라인 쇼핑몰로 자리매김하며 밝은 미래가 약속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사진 출처 : 임블리 홈페이지
사람이든 기업이든 성장을 하면 성장통을 겪게 되는 것은 당연한데 임블리에게도 어김없이 성장통이 찾아오게 됩니다. 한동안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던 ‘호박즙 사건’이 터지면서 그동안 쌓여 있던 각종 의혹 등이 불거졌고 임블리는 빠른 성장만큼 빠른 몰락을 겪게 되었습니다.
‘호박즙 사건’은 임블리에서 판매하던 ‘호박씨까지 추출한 리얼 호박즙’을 구매한 고객이 SNS에 ‘호박즙에 곰팡이가 생겼다’며 게시물을 업로드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해당 고객은 “호박즙에 곰팡이가 생겼고 (쇼핑몰) 게시판에 문의한 결과 환불은 어려우며 그동안 먹은 것에 대해선 확인이 불가하니 남은 수량과 폐기한 수량 한 개만 교환을 해주겠다고 했다. 너무 어이없다” 고 주장했고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해명을 하며 해당 상품의 판매 중단을 공지했습니다.
대응이 너무 늦어서였던 걸까요? 그동안 쌓여 왔던 임블리에 대한 각종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급기야 한때는 임블리의 VIP였던 고객이 SNS에 안티 계정까지 만들며 임블리에 대한 각종 문제를 제보받아 공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단 한 명의 고객의 불만에서 시작된 ‘호박즙 사건’은 일파만파 퍼지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게 되었습니다. 임블리는 포철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에 상위로 등록되고 관련 기사와 인터넷 게시물이 쏟아져 나오며 이미지가 급변하게 됩니다. 급기야 한 기사에서는 이번 사건을 ‘믿었던 언니의 배신’ 이라며 칭하며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임블리의 현 상황을 묘사했습니다.
호박즙뿐만 아니라, 화장품 부작용, 명품 카피 등 끊임없이 제기된 각종 문제와 의혹은 단순히 상품에 대한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신뢰를 잃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소통을 중요시하던 ‘믿었던 언니’가 알고 보니 ‘불통의 여왕’이었다는 배신감이었습니다.
임블리의 소통은 제품 홍보와 판매에만 한정된 마케팅∙세일즈를 위한 소통이었습니다. 브랜딩만 잘 되고 판매만 잘 된다면 그 이후, 우리가 소위 말하는 사후 서비스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자세를 취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자세는 임블리의 CS 대응에서 명백하게 드러납니다. 불량품에 대한 환불 및 교환 정책도 무성의했지만, 정당한 건의를 하는 고객에게 너무나도 당연한 ‘죄송합니다’와 같은 사과가 아닌 제품에는 문제가 없으니 ‘알아서 고쳐서 써라’라는 형태의 대응을 하고 ‘CS 관련 문의는 삭제됨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SNS에 올라오는 문의 관련 댓글은 모두 삭제를 하는 행보를 보입니다.
임블리 성장의 가장 큰 힘이 되었고 두터운 팬층을 쌓을 수 있었던 비밀인 ‘소통’이 임블리와 고객 간의 쌍방향성이 아닌 임블리에서 고객에게로의 일방향성 소통이었던 것입니다.
‘제2의 스타일 난다’로 불렸기 때문일까요? ‘호박즙 사건’으로 몰락한 임블리는 스타일 난다와 끊임없이 비교되고 있고 왜 몰락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많은 기사와 온라인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몰락의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품질이 나쁜 상품에 있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공정과 검수 과정이 있을 수 없기에 불량 상품은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는 임블리뿐만 아니라 스타일 난다를 포함한 수많은 기업 모두가 겪는 문제입니다.
스타일 난다 대표 김소희
스타일 난다 또한 오랜 기간 사업을 하면서 상품 품질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사업이 성장하면 기업은 다양한 성장통을 겪게 되는데, 스타일 난다 또한 이러한 성장통을 끊임없이 겪으며 성장했습니다. ‘호박즙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성장하는 기업이 겪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고객의 문의와 불만을 다루는 고객지원 서비스(CS)입니다.
스타일 난다는 고객을 ‘언냐’라고 부르는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고객지원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수십 명의 고객지원 인원을 구성하고 고객의 문의와 불만에 성심성의껏 대응을 하며 임블리 몰락의 원인이었던 ‘일방향성 소통’이 아닌 ‘쌍방향성 소통’을 한 것입니다.
임블리가 스타일 난다가 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은 상품만 판매한다’는 잘못된 경영 방침에 있습니다. 기업은 상품만 파는 것이 아닌 ‘서비스’도 함께 파는 것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상품은 없기에 고객이 불만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물론 더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지만, 상품에 대한 노력만큼 서비스에 대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임블리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좋은 상품에 걸맞은 좋은 서비스가 없다면 기업은 신뢰를 잃고 고객은 떠나게 됩니다.
사진 출처 : 작가 Chris Liverani 출처 Unsplash
기업 서비스의 시작인 고객과의 소통의 중요성은 단연코 쇼핑몰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가장 불만이 많은 고객이 가장 큰 배움의 원천이다.’라고 이야기하며 고객과의 소통을 사업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뽑습니다. <고객을 놓치는 기업에게 글로벌 리더가 전하는 팩폭 명언>
임블리를 통해 알아본 소통의 중요성. 성장하는 기업 또는 성장하고 싶은 기업이라면 좋은 상품 ∙ 제품만큼 좋은 고객지원 서비스를 갖추고 신뢰를 잃지 마세요.
‘스타일 난다’ 김소희와 ‘부건에프엔씨’ 임블리는 무엇이 달랐나, <비즈니스 포스트>, 2019년 05월 24일 16:59:05, http://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28738 (2020년 2월 20일 접속 날짜)
‘제2의 스타일 난다’ 꿈꾸던 ‘매출 1,700억 임블리’의 몰락, <서울경제>, 2019년 05월 20일 17:17:38, https://signalm.sedaily.com/NewsView/1VJ7RVJ093/GX1201 (2020년 2월 20일 접속 날짜)
‘임블리’ 임지현, 고발 게시물만 무려 187건… 가방끈 문의에 “직접 잘라서 써라” 대응, <제민일보>, 2019년 04월 21일 11:11:33, http://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588275 (2020년 2월 20일 접속)
임블리, 나무 위키, 2019년 12월 29일 00:52:43 수정, 2020년 2월 20일 접속, https://namu.wiki/w/임블리#s-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