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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바웃디엑스비 Jul 13. 2021

두바이에서 세탁기를 고를 수 없다면, 워시맨

내 옷을 나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세탁 & 빨래 앱

우리 집은 세탁기가 옵션으로 포함되어 있다. Teka라는 독일 브랜드의 세탁기다. 생소한 브랜드지만 독일 제품이라 그런지 성능이 좋다. 그렇지만 빨래도 되고 건조도 되는 세탁기나, 빨래 칸이 두 개인 멀티 플레이어 요즘 세탁기들을 보면 빨래만 열심히 하는 우리 집 세탁기를 바꾸고 싶기도 하다.


세탁기를 내 맘에 드는 걸로 바꿀 순 없지만 두바이엔 Washmen이 있다. 워시맨은 2015년에 시작한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바이 스타트업이다.


나는 워시맨을 자주 사용한다. 주로 드라이클리닝 해야 하는 옷을 맡길 때, 말리려면 오래 걸리는 이불 빨래해야 할 때, 진짜 너무너무 바빠서 빨래할 시간이 없을 때 주로 사용 중이다.


다른 빨래 앱들도 비슷하겠지만, 워시맨은

1) 픽업/드롭이 빠르고

2) 컬러 코딩된 세탁 백으로 빨래 분류가 심플하고

3) 생각보다 저렴하다.

깨끗하게 세탁된 옷들이 차곡차곡 개켜오는 건 덤이다.


워시맨은 세탁소, 세탁 공장, 또는 빨래 업체들과 소비자들을 이어주는 빨래 앱과는 다르다. 워시맨은 외주를 주지 않고 직접 픽업에서부터 세탁, 배송까지 모두 인하우스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세탁물을 받자마자 워시맨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옷 분류와 세탁물 확인. 옷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비즈가 떨어진 곳, 오염 상태가 있는 곳을 사진 찍어서 문자로 알려주고, 세탁 진행 여부를 다시 컨펌한다.


흰 옷은 흰 옷끼리, 까만 옷은 까만 옷끼리 알아서 분류해서 빨래하는 건 당연하고, 다른 사람의 옷과 함께 빨지 않고 내 옷만 단독으로 세탁한다. 빨래 세제는 친환경 소재, 세탁기는 무려 “밀레 세탁기”를 사용하는데도 다른 세탁 앱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비싼 편이 아니다.


이토록 빨래에 진심인 워시맨은 세탁 온도, 건조 온도도 세심하게 따진다. 옷감 손상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드라이클리닝보다 손빨래를, 건조기보다 자연 건조를 추천한다. 자연 건조를 위한 공간과 기계도 만들었다고.


이런 좋은 점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워시맨을 애용하는 진짜 이유는 워시맨의 고객 대응 방식 때문이다. 2017년부터 워시맨을 꾸준히 사용하며 느낀 점은 커뮤니케이션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랜드라는 것.


워시맨을 사용하면서  번의 작은 이슈가 있었다.  번은 옷이 바뀌어서 배달됐고,   번은 드라이클리닝  옷의 단추 모서리들이  깨져왔다. 바뀐 옷은 어디 있는지 파악해서 그다음  배달됐고 해당 옷의 세탁 비용을 환불해줬다. 깨진 단추는 옷을 픽업해서 최대한 비슷한 단추로 바꿔 달아 주고, 다시 한번 드라이클리닝을 해서 돌려줬다. 물론 단추도, 클리닝도 무료였다.


이 두 번의 이슈가 조금은 짜증이 날 법한 것들이었지만, 나름 빠르게 만족스러울만한 해결책을 제시해줬다. 가장 좋았던 건 두 번 다 로봇이 아닌 사람과 채팅했다는 것,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내 이슈에 공감해줬다는 것, 불필요하게 시간만 잡아먹는 시스템이 아니라 내 시간을 오히려 세이브해줬다는 것이다.


워시맨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요즘에는 재활용 픽업 서비스, 이불 빨래 전용 세탁 백, 비싼 옷이나 오염이 심한 세탁물을 위한 스페셜 케어 서비스와 손세탁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작년 라마단 기간에는 섬유 유연제 Comfort 브랜드와 콜라보해서 안 입는 옷을 기부하면 픽업해서 세탁한 후 필요한 곳에 전달해 주는 누구나 참여하기 쉽고 기분도 좋아지는 캠페인도 진행했다.


다른 빨래 앱들이 더 많아지고 있지만 나는 계속 워시맨을 사용할 예정이다.


@Washmen

#두바이생활필수앱 #두바이세탁앱 #두바이빨래앱 #빨래에진심 #소통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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