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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May 16. 2023

더 적게 더 많이

에세이

미니멀리즘 라이프 스타일은 인간의 본능과는 대치되는 삶의 방식임에도 인기를 끈다. 인간의 본능은 최대한 많은 것을 수집하는 데에 더 집중한다. 기본적으로 수집량이 많을수록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다. 많은 게임과 공산품들이 인간의 이 욕구를 자극해 이윤을 올린다. 포켓몬스터 띠부띠부씰 같은 것들이 특별한 예다. 그러나 현대에서 너무 많은 공업적 상품들이 효율과 자극을 추구하면서 몇몇 인간들은 그러한 것들을 버리는 선택을 했다.


이는 정신 발달과 연관이 있다. 욕구하는 것이 많고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 많을수록 인간은 통제를 어려워한다. 여기서 서술하는 통제는 스스로에 대한 제약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 정신이 발달할수록 타자에 의한 통제는 거부되며 스스로에 대한 통제는 늘어난다. 즉, 자기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늘어나는 동시에 타자의 판단에 자신을 떠맡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야기가 딴 쪽으로 샜는데 어린아이 일 수록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어린아이는 더 많은 것을 쥐고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한다. 이는 생존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현상은 정신 발달 과정에서 점차 희미해진다. 사회적인 생존을 위해 어른이 되는 것이 어린아이처럼 구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미니멀리즘은 최소의 욕구로 최대의 기쁨을 느끼기 위한 삶의 방식이다. 현대의 많은 인간들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이유는 그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미니멀리즘의 미적 작용 방식도 마찬가지로 그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최소 표현으로 최대 실현을 이룬다. 그게 무엇이든. 효율 추구의 본능이 극단적으로 발달한 것이 미니멀리즘이다. 그래서 미니멀리즘은 당연한 말이지만 개개인의 선택적 삶의 방식이라기보다, 인간 사회 문화 발달의 한 과정 중에 나타난 하나의 문화 현상이다. 최소 에너지로 최대 효율을 실현해야 하는 사회에서 미니멀리즘은 칭송받는다. 미니멀리즘은 앞으로도 미래 사회를 대표하는 방식 중 하나일 것이다.


현대를 주도하는 거의 대부분의 산업은 모두 이런 방식을 채택한다. 더 적게 더 많이는 앞으로 더 많은 산업에서 보이는 흐름일 것이다. 왜냐면 인간 사회 전체가 이런 효율 추구에 미쳐있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를 쳐다봐도 그렇다. 기본적으로 문화 흐름이 산업의 흐름보다 빠르다. 60년대를 기점으로 시작된 미니멀리즘의 발달은 이제 산업시대 전반을 지배한다. 


최근 문화 트렌드는 개인화, 파편화다. 많은 문화들이 개인 맞춤형인 동시에 파편화되고 있다. 이런 트렌드는 곧 사회 전반을 지배할 것이다. 인간들은 더 적게 교류하며 파편화된 각자의 문화를 발달시킬 것이다. 메가 트렌드는 이제 보다 적어지고 점 형태로 표현 방식이 바뀔 것이다. 더 이상 하나의 시대정신을 공유하는 세대는 없을 것이다.


산업도 이에 맞춰 점 형태로 발전한다. 수많은 점 조직이 개인의 욕구를 맞출 것이다. 모든 산업 파이를 이 작은 점 조직들이 나눠가지며 이전처럼 '빅 테크' 기업들의 등장 기회는 더 적어진다. 현재를 지배하는 빅 테크 기업들 역시 더 이상 산업 확장이 어려워 난항을 겪을 것이다. 결국엔 이 기업들은 플랫폼화를 꿈꾼다. 자신의 기업에 작은 점 조직의 기업들이 더 많이 들어와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다. 시장 파이는 이제 더 이상 한정되거나 쪼그라들어 성장이 어려울 것이다.


이상 뇌피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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