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
바닥만 쳐다보며 걷던 그는 순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한 껏 주름진 하늘을 보며 생각한다.
‘... 그런 말 하지 말 걸’
좀 아까 후배의 실수를 나무란 게 마음에 가시처럼 걸려있었다. 이미 지난 일이라 후회해 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기에 숨 쉬듯 자연스러운 사고는 그에게 큰 타격을 주진 못한다.
그는 길에 멈춰서 겉옷에 있는지 바지 주머니에 있는지 모를 핸드폰을 찾아 뒤적인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뚜르르.
“네 선배”
“어 들어가고 있어?”
“아~이제 정리 중이에요, 왜요?”
“나 아직 근처인데 끝나면 술 한잔 할래? 내가 살게”
“아 좋죠, 금방 정리하고 나갈게요!”
통화를 마친 그는 마음에 걸린 가시가 조금은 내려간 것 같다. ‘다행이다’라고 스치는 생각을 보내둔 채 옅은 미소를 띠며 초록불이 깜빡이는 횡단보도 위를 달려간다.
길을 건너 버스를 타던 그는 아까 보았던 주름진 하늘이 조금은 개어있는 것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