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그동안 바꾼 휴대전화기는 몇개쯤일까요
1980년대 중반, 국내 최초의 카폰이 등장한 후 수많은 발전과정을 거쳐
지금은 개인이 하나씩 들고 다닐 정도가 된 휴대전화.
그동안 바꾼 휴대전화기는 몇 개쯤일까... 생각해보셨는지요.
전자폐기물엔 금이나 은 같은 유색금속과 팔라듐, 인듐같은 희귀금속이 들어있고,
특히 휴대전화기 한 대엔
금 0.04그램이 들어 있습니다.
금광에서 캐낸 천연광석 1톤에서 채취할 수 있는 금이
4그램밖에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시할 수 없는 양이지요.
새 모델이 시장에 나오거나, 휴대전화기 계약기간이 끝나자마자
기존의 모델들은 낡은 게 되어버리는 시대이다보니
장만하고 버리는 시점이 점점 빨라지는 경향도 있는데요,
유럽연합의 통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는 폐전자제품의 양이 5천만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위르겐 로이스와 코지마 다노리처는 책<지구와 바꾼 휴대폰>에서
“지난 50년 동안 우리가 소비한 자원의 양이, 그 이전 세대가 총 소비한
양보다 더 많고,
201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 판매된 15억 대의 휴대전화기에는,
대략 14톤의 팔라듐, 36톤의 금, 그리고 375톤의 은이 들어있다.”
고 말하고 있는데요,
재활용업체에 도착하는 휴대전화기는 전체의 1퍼센트에 불과하다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 나머지는 집안의 서랍에 들어가 있거나,
언젠가는 가정용 쓰레기나 수집상에게로 들어가
결국
상당한 비율이 불투명한 경로를 거쳐 불법적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쓰레기장으로 들어가게 되는 거지요.
국제연합의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휴대전화기 마흔 한 대에는 1톤의 금광에서 채취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하는 금이 들어있다니,
새겨두고 돌아볼만한 일입니다.
신제품 휴대전화기 제조에 쓰이는 희귀금속 콜탄을 둘러싸고
콩고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제3세계에선 산 전체가 다 깎여 나간 뒤 얻어진
금, 은, 콜탄 같은 값나가는 소재들이
출항하는 배에 실려 공장으로 운송됩니다.
공장에선 그것들이 전자기기에 장착돼 시장에 나오고
그 뒤엔 다시 산더미 같은 문명쓰레기가 돼 배에 실려
또 다시 그 항구로 들어가 불법 쓰레기하차장에 부려지는
그야말로 악순환이 이어지는 거지요.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 성장한 환경전문가 마이크 아나네의
말입니다.
“이곳에 폐전자제품 쓰레기가 든 컨테이너 화물이 수시로 도착합니다.
선진국에선 그 누구도 더 가지려 하지 않는 낡은 컴퓨터와 텔레비젼 수상기들이 쌓이고 있어요.
바젤 협약은 유해한 쓰레기가 국경을 넘어 이동되는 걸 통제하고 있지만,
세관 당국에 ‘중고물품’으로 신고하면 그냥 넘어가니
규제가 되지 않는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