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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러스엑스 Jan 31. 2024

커머스 시장에서 돋보이는 패션 플랫폼 브랜드 전략

스물한 번째 人(in)spiration | BX팀

Plus 人(in)spiration – 플러스엑스의 '일' 그리고 '사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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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지닌 패션 플랫폼

BX팀 BX Designer 김환



우리는 수많은 패션 플랫폼을 접합니다. 시장의 다양성 측면으로는 좋지만, 문제는 패션 플랫폼이 획일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각 플랫폼이 큐레이션한 제품과 콘텐츠는 물론이고, 브랜드 전략과 아이덴티티까지 비슷해지고 있죠. 발전보단 경쟁만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H패션몰은 해외 패션 전문몰로서 차별점을 꾀했습니다. 하지만 고유한 아이덴티티의 부재로 소비자에게 특별한 인식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H패션몰의 리브랜딩을 담당한 플러스엑스 BX팀은 핵심 가치를 강조한 브랜드 전략과 시장을 재빠르게 읽은 아이덴티티 디자인으로 H패션몰을 차별화된 패션 플랫폼으로 변신시켰습니다. 과부하된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독보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김환 디자이너에게 패션 플랫폼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에 대해서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BX팀 디자이너 김환입니다. :-)




─ 무차별의 늪에 빠진 패션 플랫폼



Q. 패션 플랫폼이 넘쳐나고 있어요. 심지어 모두가 비슷한 브랜드와 서비스를 선보이고, 플랫폼의 아이덴티티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획일화된 느낌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플러스엑스는 패션 플랫폼의 의미와 방향성을 어떻게 정의했나요?


김환 코로나 이후 온라인 시장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패션 플랫폼이 정말 많아졌어요. 게다가 이 패션 플랫폼들은 표면적으로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죠. 이런 시장에서 Only One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H패션몰만의 핵심 경쟁 축을 바탕으로 브랜드 정의를 세우고 연상되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Q. H패션몰은 다른 패션 플랫폼과 달리 해외 브랜드를 공식 수입하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다른 플랫폼과의 차별점이었을까요?


김환 네. 그렇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먼저 카테고리에 대한 인식 창출이 급선무였어요. 현재의 '해외 패션 전문몰'이라는 타이틀을 강화하는 동시에 H패션몰이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업태 및 브랜드 정의도 필요했고요. 동시에 컨템포러리, 럭셔리 등 사업 구조적으로 진화된 본원적인 경쟁력을 표현하는 강력한 킬러 컨셉 구축도 필요했어요.







─ 패션 플랫폼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방법

 


Q. 시장상의 문제도 존재하지만, H패션몰만이 가진 문제도 있었을 거예요.


김환 앞서 말했듯이 H패션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독자적인 컨셉의 부재였어요. 이전 명칭이었던 SK Mall이나, 비슷한 이름을 가진 다른 온라인 쇼핑몰로 오인지 되는 경우가 많았죠. 한섬 내부에서는 H패션몰을 단독 브랜드로 인식하지 않고, 단순 쇼핑몰로 여기고 있었고요. 게다가 기업 내 다른 패션 플랫폼 – 더한섬닷컴, EQL과 비교하면 아이덴티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였어요. 다행히 클라이언트도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세련되고 감도 높은 이미지가 느껴지는, H패션만의 독보적이고 명확한 정체성을 확립하자고 정했습니다.



Q. 플러스엑스에서 재정의한 H패션몰은 어떤 패션 플랫폼인가요?


김환 3가지로 정의할 수 있어요. 첫 번째는 'Immersing'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해외 브랜드 상품과 콘텐츠, 이벤트를 제안하여 고객이 쇼핑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곳이에요. 두 번째는 다양하고 높은 퀄리티의 해외 브랜드 제품을 믿고 살 수 있는 공식몰로서 A/S까지 책임지는, 'Global Fashion' 플랫폼으로서 높은 신뢰도를 자랑하고요.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 참여형 이벤트,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Curator'로서 해외 브랜드 쇼핑의 새로운 루틴을 제안하고 고객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패션 플랫폼이에요. 한마디로, H패션몰은 높은 감도로 엄선한 해외 패션 브랜드를 추구하는 '몰입형 해외 패션 큐레이터'인 거죠. 







─ 큐레이션, 패션 플랫폼의 핵심

 


Q. 브랜드 정의에도 있지만, 패션 플랫폼을 차별화하는 건 큐레이션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알기에 H패션몰에서도 큐레이션을 강조한 게 아닌가 싶어요.


김환 H패션몰의 브랜드 컨셉은 ‘Handpicked’로부터 시작해요. Handpicked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엄선한, 신중하게 고른’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데요. 해외 패션 전문몰로서 다양한 해외 패션 브랜드를 감도 높게 엄선하는 플랫폼이라는 H패션몰의 강점을 반영하려고 했어요.



Q. ‘엄선해서 고르다’라는 말에서 H패션몰의 지향점이 보이네요.


김환 이 문장에는 한섬과 연계되는 다양한 의미들이 담겨있는데, 이를 7개의 H로 정리했어요.


Hassle-free : 해외 패션 브랜드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Hype : 새로운 해외 브랜드가 넘쳐나는

Helpful : 스타일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Hidden : 찾기 어려운 브랜드 라인업이 모여 있는

Hip : 요즘 유행하는 힙한 스타일의

Handy : 유용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이 모여 있는

High Quality : 퀄리티 있는


이 단어들은 한섬이 엄선한 감도 높은 브랜드가 모여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혜택과 경험으로 매 순간 설레는 기대감을 선사하는 몰입형 해외 쇼핑 패션 플랫폼을 뜻해요.







─ 키 비주얼로 활용되는 로고

 


Q. H패션몰의 로고는 알파벳 H를 활용해서 디자인했어요. 직관적인 형태로 디자인한 이유가 있을까요? 그리고 로고 형태에 특별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지도 궁금해요.


김환 H가 확장해서 생겨난 공간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패션을 경험할 수 있는 패션 플랫폼의 속성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또, 패션 브랜드의 로열티를 보증하는 라벨처럼 보이도록 하여 H패션몰이 전 세계의 다양한 브랜드를 보증한다는 의미를 담았고요. 한편, H패션몰의 로고는 어느 판형에서든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는 키 비주얼 시스템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 제일 큰 특징이에요.



Q. 맞아요. 로고가 키 비주얼로 다양하게 활용되더라고요. 키 비주얼에서 로고가 바로 보이니까 브랜드가 저절로 떠올랐어요.


김환 패션 플랫폼은 다양한 브랜드를 포용해야 하므로 플랫폼의 브랜드 개성을 드러내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로고를 활용한 키 비주얼 시스템은 판형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확장되고, 플랫폼 내 여러 콘텐츠와 결합되면서 일관된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요.







Q. 로고의 형태가 알파벳 H에서 따온 것이라 크게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지만, 획의 끝을 세리프 스타일로 디자인함으로써 그만의 특징이 생겼어요.


김환 로고를 개발할 때, 크게 2가지를 고려했어요. 타 브랜드와 차별화되면서 각인력이 있는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것 그리고 해외 패션 전문몰로서 트렌디한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는 인상을 줄 것. 현재 대부분의 패션 플랫폼 브랜드는 미니멀한 산세리프 스타일을 활용하고 있어요. 세리프 스타일이 디지털 친화적이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최근 이런 관점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어요. 트렌드에 민감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로고들은 세리프 스타일에서 산세리프 스타일로 변화하는 과정을 겪었는데요. 그 이후, 생로랑과 버버리 같은 몇몇 브랜드들은 산세리프 로고를 다시 약소한 세리프 스타일로 리뉴얼했거든요.



Q. 패션 브랜드의 로고 디자인이 다시 변화를 겪고 있네요.


김환 고객들이 디지털 친화적이라는 이유로 브랜드 로고가 단순화되고 있는 현상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로고 디자인이 획일화되면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내기가 더욱 힘든 상황이 되어 버린 것 같고요. 그래서 생로랑과 버버리의 시도는 오히려 현대적이며 신선하다고 평가받고 있죠. 또, 넘쳐나는 산세리프 스타일의 로고 타입 속에서 세리프 스타일로의 로고는 형태만으로도 차별된다는 장점이 있고요. 그래서 H패션몰 로고는 플랫폼 브랜드로서 디지털 친화적이고 다양한 브랜드를 수용해야 한다는 특성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차별화를 모색할 수 있도록 약소한 세리프 스타일로 개발했어요.







─ 디자인 법칙을 벗어나되, 벗어나지 않게



Q. 일반적으로 패션 플랫폼은 시크하고 세련됨을 강조하기 위해 무채색 계열을 사용하죠. 이와 다르게 H패션몰은 브랜드 컬러를 노란색으로 했어요.


김환 해외 패션 전문몰의 트렌디한 인상을 전달하면서, 과부하 된 시장 속에서 컬러만으로도 차별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했어요. 따라서 국내외 유사 경쟁브랜드를 살펴봤는데요. 노랑 계열이 상대적으로 적은 분포도를 가지고 있었어요. 또, 노란색은 CMYK나 RGB 환경 모두 구현이 용이한 색이기 때문에 다양한 접점에서 사용성도 좋았어요.



Q. 노란색이 주는 느낌도 중요할 것 같아요. 밝고 긍정적이지만 화려하죠.


김환 노랑 계열은 태양과 금에서 파생된 색으로서 풍요와 부유를 상징한다고 해요. 또, 긍정, 젊음, 에너지가 연상되면서 골드 계열에서 느껴지는 진부한 고급스러움과는 다르게 생동감 있는 세련됨을 표현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고요. 그래서 영감과 활기를 불어넣는 노란색을 활용함으로써 H패션몰이 엄선한 해외 패션 브랜드와 상품을 통해 나만의 취향과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는 브랜드의 정서적 가치를 전달하고자 했어요.







Q. 서체 이야기를 해볼까요? 지정 서체로 슈프림과 프리텐다드를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요?


김환 슈프림(supreme)은 퓨츄라를 디지털 매체에 적합하게 재해석한 서체예요. 지오매트릭 산스 계열 서체로서 모던하고 세련된 인상을 전달하죠. 그래서 패셔너블하고 감도 높은 해외 패션을 담아낼 수 있는 서체라고 판단했어요. 국문 같은 경우, 기능에 중점을 맞춰서 가독성과 확장성이 우수한 프리텐다드로 결정했어요.







─ 패션 플랫폼 브랜드를 디자인한다는 어려움

 


Q. 앞서 말했던 것처럼 지금의 패션 플랫폼 시장은 과부하 됐죠. 브랜드 컨셉과 비주얼은 비슷하게 닮아가고 있고요. 이런 흐름 속에서 다른 패션 플랫폼과 H패션몰을 차별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김환 Only One이 되기 위해선 브랜드 정의와 컨셉이 그 브랜드가 가진 핵심 역량 및 차별점과 잘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H패션몰 같은 경우, 해외 브랜드 공식 수입원으로서 브랜드의 다양한 카테고리와 상품군을 전개할 수 있다는 점과 현대백화점 그룹과 한섬에서 전개하는 패션몰이라는 점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핵심 역량이었어요.



Q. 한편, 소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플랫폼이니까 현재 사람들의 소비 성향을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김환 브랜드 전략 측면에서 소비자를 잘 알고, 그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컨셉을 형성하는 것 역시 중요하죠. 저희가 눈여겨봤던 소비 성향을 몇 가지 말씀드리자면 메타모포시스, DIYW, 프로토피아, 스트라토스피어를 들 수 있어요.


메타모포시스 : 상을 거부하며 남들과 다른 다양성을 추구하고, 자기중심적 소비로 다양한 방식의 존재감을 포용하는 태도

DIYW(DO IT YOUR WAY) : 자기 자신을 스스로 규정한 것을 바탕으로 개성을 갖추고 상대방과 차별화하는 태도

프로토피아 : 가치 소비. 환경을 생각하고, 재생 순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 성향

스트라토스피어 : 우주 용어로 '성층권'을 뜻함. 즉, 성층권처럼 아주 높은, 대중화를 넘은 초 럭셔리 소비를 추구하는 성향


이런 트렌드를 살펴봤을 때, 소비자들은 가치 소비를 기반으로 사실 그대로의 브랜드를 받아들이며 브랜드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존재로서의 정체성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죠. 결국, 우리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어떤 존재로 남을 것인지, 그러기 위해 우리 브랜드는 어떤 언어적, 시각적, 행동적 표현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Q. 플러스엑스는 여러 패션 플랫폼의 브랜딩 전략과 디자인을 작업했어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패션 플랫폼 브랜드가 지향할 지점과 반드시 지켜야 할 디자인적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환 국내외 구분 없이 패션 플랫폼이 많아지고 있고, 각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제품도 비슷해지고 있죠. 그럼에도 우리는 자기 취향과 맞거나, 지향하는 가치와 부합하는 플랫폼에서 제품을 구매해요. 이와 같은 사실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기능도 중요하지만, 고객에게 어떤 컨셉으로, 어떠한 정서적 가치를 전달할 것인지와 우리 브랜드만의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뜻해요. '패션 플랫폼은 이래야 한다!'라고 단정하긴 어려워요. 다만, 디지털이라는 특성이 주요 접점이므로 다양한 접점에서 사용성과 범용성 높은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건 중요해요.



Q. 결국 디지털이군요.


김환 특히 패션 커머스 플랫폼은 앱이 중요한 업계예요. 그렇기에 앱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디자인해야 해요.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상품이 돋보이는 배너, 쿠폰, 배지 등 UI 측면에서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과하게 활용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H패션몰의 아이덴티티를 적극적으로 녹일 수 있는 부분을 가장 많이 고민했어요. 앱 환경에서 반드시 고려할 것들을 알기 위해 분야를 불문하고 다양한 커머스 앱을 매일 봤고요. 덕분에 커머스 환경에서는 오프라인과 별개로 컬러 아이덴티티를 구분하거나, 운영단에서 실제로 비주얼을 제작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어요.






Plus 人(in)nspiration 릴레이 인터뷰는

앞으로도 계속 플러스엑스 브런치를 통해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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