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번째 人(in)spiration | BX팀
Plus 人(in)spiration – 플러스엑스의 '일' 그리고 '사람'이야기
더하기를 기울여 곱하기로 변화하듯 플러스엑스에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 함께 일합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다양한 경험을 새롭게 조합해 나가며 늘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플러스엑스.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Creative Director 이효진 / BX Design Director 임성환, 백시은
BX Strategist 송지영, 오혜민 / BX Designer 이윤학, 손석민, 김석준
캐시노트라는 서비스를 아시나요? 매출 알림 서비스로 시작한 캐시노트는 금융, 커뮤니티와 마켓 등 자영업자를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사장님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2019년 코로나19 시기에는 맞춤형 소식을 제공하면서 서비스가 급격하게 성장하게 되었죠.
브랜드(서비스)가 갑자기 성장하면 브랜드 자산이 혼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함께 캐시노트는 비즈니스 지향점이 명확하지만, 실제 사용자는 공감하지 못한다는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브랜드 전략을 담당한 플러스엑스 BX팀은 서비스와 사용자 간의 간극을 줄이고, 캐시노트다움을 전달하는 것으로 프로젝트 방향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캐시노트의 방향성을 더 쉽게 전달하기 위해 서비스 사용자인 사장님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Q.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가 뚜렷하다는 점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어떤 이점이 있었나요?
오혜민 캐시노트 내부 관계자들 모두, 서비스 사용자를 고객이 아닌 '사장님'이라고 지칭했어요. 그 단어 하나만으로도 캐시노트가 진심으로 자영업자를 돕고 싶어 하는 서비스임을 알 수 있었어요. 서비스 사용자인 사장님을 위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그분들을 존중하는 태도가 느껴지니까 프로젝트 출발선이 달라지는 느낌이었어요.
이윤학 캐시노트는 서비스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시운전 매장을 오픈해서 물건을 판매하고, 캐시노트 앱을 사용하며 피드백을 바로 받고 있었어요. 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 이용자가 됨으로써 더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은 물론, 저희와 소통할 때 이해도도 높았습니다. 덕분에 클라이언트에 대한 신뢰도도 높았어요.
Q. 캐시노트는 특정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예요. 그래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와는 다른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김석준 내부 이해관계자뿐만 아니라, 캐시노트의 헤비 유저와 사용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캐시노트를 사용하는지, 브랜드와 서비스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어요.
이윤학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헬스 트레이너, 의사와 같이 전문직이나 생각지도 못한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도 캐시노트를 이용한다는 사실에 놀랐던 기억이 나요.
Q.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장님들의 공통점은 어떻게 찾아서 전략과 디자인에 녹여냈나요?
이윤학 솔직히 전체 사용자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쉽게 찾을 수 없었어요. 대신 캐시노트에서 알려준 힌트가 하나 있었는데 연령대였어요. 캐시노트 사용자층은 청년부터 중년까지로, 모바일이 친숙하지만 화면을 보고 사용하는 데는 불편함을 느끼는 연령대였어요. 그래서 디자인 요소들이 부드럽고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작업했어요.
Q. 실제 사용자인 사장님들과 만나 인터뷰한 경험은 프로젝트에 긍정적인 도움이 되었나요?
오혜민 브랜드의 생각과 니즈를 알기 위해 클라이언트와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고, 주로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 전략을 구축해요. 그런데 캐시노트 프로젝트는 서비스의 실사용자인 사장님들을 만나고, 생생한 사용 후기를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이윤학 인터뷰한 사장님들 모두 서비스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 주셨어요. 덕분에 캐시노트의 지향점과 사용자의 인식 사이에 간극이 크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어떤 분은 캐시노트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인지도 몰랐고, 또 다른 분은 애플리케이션 사용법을 잘 모르셨어요. 이런 반응을 보면서 캐시노트는 지금까지 작업했던 그 어떤 서비스보다 실체가 없는, 무형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실사용자인 사장님들에게 많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받았겠어요.
오혜민 사장님들에게 가장 큰 기능은 매일 아침에 울리는 매출 알람이었어요. '사장님의 모든 순간을 도와준다'는 캐시노트의 메시지가 실 사용자들에게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였죠.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서 저희 목표는 캐시노트의 지향점과 사장님들의 인식 사이의 간극을 최대한 줄이는 거였어요.
임성환 대부분의 사장님은 캐시노트를 매출 알림 서비스이자 챗봇 서비스로 알고 있었어요. 게다가 카카오톡과 연동되어 있어서 캐시노트 앱을 사용할 필요성도 못 느끼고 있었고요. 캐시노트는 매출 관련 서비스 외에도 커뮤니티와 식자재를 판매하는 마켓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제공할 계획이었거든요. 캐시노트의 다양한 비즈니스가 드러나지도, 인식도 안 된 거예요.
Q. 브랜드 인식과 비즈니스 지향점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나요?
오혜민 사장님의 하루를 시간대별로 나누고, 그때마다 캐시노트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어요. 사장님에게는 오픈과 마감이라는 시간이 매우 중요해요. 그래서 오픈부터 마감까지를 3개의 시간대(아침~점심, 점심~마감, 마감 후 내일 준비 시간)로 나눴어요. 그리고 각 시간대에 캐시노트 서비스를 접목했어요.
손석민 인터뷰 시, 사장님들은 캐쉬노트 앱을 매번 확인할 수 없고 일하다 틈틈이 알림을 확인하고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확인한다고 했어요. 실제 사용 습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캐시노트에서 도움을 얻은 시간이 모여서 사장님의 하루를 이루고, 캐시노트는 도움을 주기 위해 항상 사장님 곁에 있다는 뜻으로 캐시노트의 메시지(사장님의 모든 순간은 함께 합니다)를 해석했어요.
임성환 그리고 코어 밸류에 이어 태그라인도 개발했어요. 급하게 다가가는 느낌이 들지 않게 '내 사업이 채워지는 순간'이라고 지었죠. 지금까지 매출 알림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업의 모든 것을 돕는다고 다가가면 공감 못 할 거로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사용자의 인식과 브랜드의 미션 중간 지점에서 캐시노트 서비스를 설명하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Q. '채워준다'라는 표현에서 점점 사업이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요. 어감이 좋아요.
임성환 태그라인에서 돈과 관련된 이미지가 지나치게 떠오르지 않았으면 했어요. 그렇지만 매출 기반 서비스로 시작했는데 갑자기 거대한 가치를 전달하는 단어를 사용하면 더 연결이 안 될 거라 생각해서 '채워준다'라는 단어로 중간 단계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채워준다는 말은 사업 성장은 물론 돈을 번다는 의미도 느껴지니까요. 또, 캐시노트의 지향점과도 연결되고요. 이처럼 태그라인은 캐시노트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장치이자, 앞으로 단계를 하나씩 밟으며 나아갈 캐시노트의 미래 비전까지 설명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Q. 캐시노트의 브랜드 전략을 구축하면서 무엇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나요?
오혜민 캐시노트는 브랜드의 지향 방향성과 목적을 잘 이해하고 있었어요. 저희는 그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에 초점을 맞추면 되었죠. 그 방법 중 하나가 사용자에게 친근한 '한글'을 사용하는 거였어요. 핵심 가치부터 태그라인까지 영어보다 한글을 사용하려고 했고, 문장형으로 지어 브랜드 메시지를 하나의 이야기처럼 전달하고자 했어요. 덕분에 핵심 가치부터 브랜드 에센스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브랜드 내부는 물론 사용자에게도 쉽게 전달되고 이해되는 브랜드 전략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Q.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낸 브랜드 전략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죠. 그런 면에서 캐시노트의 심볼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심볼에 점을 이용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더라고요.
손석민 심볼에서도 캐시노트 서비스와 역할이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그 결과, 캐시노트(Cashnote)의 알파벳 C를 사용자인 사장님으로 생각하고, C 아래에 찍힌 점(Circling Dot, 서클링 닷)를 캐시노트라고 설정한 심볼을 디자인했습니다. C와 서클링 닷의 관계를 임의로 설정하여 사장님 곁을 항상 맴도는 캐시노트의 역할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했어요.
이윤학 서클링 닷에 인격이 부여되니까 움직임을 주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어요. 서클링 닷이 분신술을 하는 것처럼 다양한 각도로 보이고, C 주변을 맴돌고, 동전처럼 쌓이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죠. 이 애니메이션들은 각각 의미와 역할이 있어요. 예를 들어 C 주변을 다양한 각도로 움직이는 서클링 닷의 애니메이션은 사장님의 모든 순간을 함께한다는 의미이자, 화면 로딩창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김석준 한편, 동전이 쌓이는 것처럼 차곡차곡 쌓이는 서클링 닷의 모습은 캐시노트 서비스에서 혜택이 쌓이고 채워진다는 걸 의미하죠.
Q. 서클링 닷은 심볼 외에 다른 디자인 요소에도 적용되었죠? 대표적인 예로 아이콘이 있죠.
손석민 캐시노트는 정보와 소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줘야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아이콘이 필요했어요. 그러니 아이콘을 새로 디자인하되, 서클링 닷을 이용하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일관되게 전달하자고 판단했어요. 마침 서클링 닷은 앱 안에서 마음껏 움직일 수 있다는 특징을 가졌으니까 서클링 닷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한붓그리기로 아이콘을 그렸다는 컨셉을 바탕으로 아이콘을 디자인했어요.
Q. 즉각적인 소통이라고 하니까 인포그래픽을 빼놓을 수 없네요. 인포그래픽도 중요한 디자인 요소였죠?
김석준 현재 사용자들은 지금까지의 사용 경험을 통해 금융 앱의 세련된 디자인에 익숙해요. 그렇기에 캐시노트 역시 타 금융 앱처럼 고감도의 디자인을 보여주는 동시에 캐시노트만의 룩(Look)을 입히는 방향을 찾아야 했죠. 인포그래픽도 마찬가지예요. 기능은 물론 심미적으로도 캐시노트다운 디자인으로 보여줘야 했어요. 그래서 디테일한 부분을 고려하면서 실질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컬러 스킴(Color scheme)을 정밀하게 조절했습니다.
손석민 캐시노트만의 룩을 위해서 서클링 닷을 활용했어요. 점의 형태를 본떠 전체적으로 원형 모티프를 활용하면서 시각적인 통일감을 주고자 했어요.
Q. 한편, 사장님 캐릭터들은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작업했더라고요.
손석민 굉장히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장님들이 캐시노트를 사용하고 있다는 걸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 업종에 치우치지 않게 신경 쓰며 사장님의 복장이나 오브제를 다양하게 그렸어요.
임성환 하지만 모든 직종을 그릴 수는 없기에 캐시노트 사용자의 직종별 비율에 맞춰 작업했어요. 캐시노트를 사용하는 상위 직종 15개를 선별한 후, 그와 연관된 복장과 오브제를 그렸죠. 앞서 말한 것처럼 한 업종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사장님들이 봤을 때 재밌다고 느낄 수 있게 디자인했어요.
김석준 일러스트 캐릭터는 캐시노트를 사용하는 사장님들의 페르소나예요. 그래서 종이 인형처럼 자유롭게 조합해서 또 다른 직종이나 페르소나를 만들 수 있도록 제작했어요.
Q. 작업하면서 각자 생각한 '캐시노트다움'이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손석민 캐시노트의 핵심은 내부 구성원의 브랜드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공감이라고 생각했어요. 내부 구성원 모두 명확하게 캐시노트가 지향하는 지점과 방향을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불필요한 장식을 제거한 명쾌한 디자인으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캐시노트의 기능적 이점과 명확한 브랜드 미션을 전달하고자 했어요.
이윤학 저 역시 브랜드의 태도가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진짜로 캐시노트의 모든 건 서비스 이용자인 사장님들을 위한 것이었어요. 그 진심을 과하지 않게 표현한다면 캐시노트다움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
오혜민 브랜드 전략 측면에서는 친절한 문장과 워딩이 캐시노트다움을 잘 보여주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리서치를 하는 동안, 유튜브에 올라온 자영업자 사장님들의 인터뷰와 브이로그 영상을 정말 많이 봤어요. 그를 통해 사장님들이 사업을 하면서 혼자서 많은 것을 감당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물론 외로움도 느끼고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캐시노트는 예비창업자까지 포괄하겠다는 목표도 있었기에 앞으로 캐시노트가 포옹해야 할 사용자층은 더 늘어날 거예요. 그래서 이 모든 사람이 저희가 세운 전략과 디자인을 보고 따뜻함을 느끼며 자영업자로서 외로움과 위로받았으면 했어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카피를 쓰고자 노력했습니다.
김석준 캐시노트는 심볼, 아이콘, 인포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까지 디자인 요소가 많이 필요한 서비스예요. 이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하나로 묶을 방법을 고민했는데, 서클링 닷을 기반으로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확장함으로써 시각적 통일성은 물론, 캐시노트다움을 잘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캐시노트 프로젝트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공감하거나 느낀 점이 있었다면 말씀해 주세요.
손석민 프로젝트 진행 중에 신명섭 고문님이 해 주신 조언이 기억나요. '생계를 위해 일한다는 건 매우 즐거운 일인데 우리는 매일이 힘들어서 그를 잊고 산다'는 말이었어요.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더라고요. 그래서 캐시노트 사용자들이 가게를 운영하고 사업하는 이 순간이 즐거운 경험이라는 걸 상기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을 즐겁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며 프로젝트에 임했어요.
이윤학 캐시노트는 국문을 중점으로 작업한 프로젝트예요. 그래서 영문에 비해 복잡한 국문(한글)이 잘 읽히고 보이도록 서체 크기와 적용하는 배경색의 대비 등을 고민하며 디자인했습니다. 서비스 이용자인 사장님들 입장에서 생각한 노력들이 자연스럽게 캐시노트 프로젝트에 임하는 태도가 되었어요. 덕분에 큰 수정 없이 최종 디자인이 적용되어 깊게 고민하고 열심히 노력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임성환 이번 프로젝트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영문이라고 해서 다 멋있는 건 아니고, 국문으로도 우리가 원하는 방향과 디자인을 이뤄낼 수 있구나, 하고요. 이제는 멋있어 보이려고 일부러 영어를 사용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있어요.
김석준 이번 프로젝트는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비주얼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을 내려 두고 사용자인 사장님에게 초점을 맞춰 작업했어요.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각 언어에 집중한 작업이었죠. 또, 이번 기회를 통해 사장님들이 뉴스나 신문에 등장하는 먼 존재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 덕분에 사장님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어요.
Plus 人(in)nspiration 릴레이 인터뷰는
앞으로도 계속 플러스엑스 브런치를 통해 발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