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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 ater Apr 05. 2018

Corinne Bailey Rae-Paris..외 2곡

음악 리뷰

 Corinne Bailey Rae의 곡을 처음 들었던 건 중·고등학교 시절 MTV를 통해서였던 것 같다.

그 곡이 "Like a star"였다. 빛을 등지고 조근조근 기타를 치는 그 모습은 아직도 선명하다. 가사들을 해석하면서 더욱 빠져들었는데, 그 시적 가사가 중2 감성에 불을 지폈다. 단순히 누군가를 '좋아한다', '사랑한다'라고 내뱉는 것보다 수많은 감정과 표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던 것 같다.


Still I wonder why it is
I don't argue like this
With anyone but you
We do it all the time
Blowing out my mind
..

  음을 짓고 시적 표현을 빌어 만들어낸 그 결과물 안에 감정을 '형용'할 수 없다고 읊어대는 건, 그 당시의 나로서는 정말이지 신박하게 다가왔다. 감정의 주인이면서 동시에 알 수 없다고 궁금해하는 그 설레임을 헤아리고 싶었다.

 앨범을 구매하고, 수록곡들을 많이 들었지만 다른 것보다 기타를 치며 서정적인 가사를 나지막히 내뱉는 그녀의 모습이 좋았다. (물론 "put your records on" 같이 비교적 흥겨운 노래도 좋다. 는 어린 시절 Led Zeppelin등을 동경하며 락 밴드를 꾸릴 만큼 밝은(?) 음악에 능했다고 한다.)


Coinne Bailey Rae의 첫 앨범 : "like a star", "put your records on" 등이 수록 되어있다.


 

 그렇게 Corinne Bailey Rae는 나에게 서정적인 사랑의 화신이 되어 내 마음을 대신 노래 해 주기도 하고, 군대 안에서 부드러운 위로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던 와중, 느닷없이 그녀가 사별을 당했다는 소식을 읽었다. 국내외 스타들이 누군가와 이혼하고, 치고받은 소식들과는 성격이 달랐다. 처음으로 유명인의 아픔에 대해 짐작해 보고 상상해 본 것 같다. 그녀는 나에게 사랑(그 사랑이 연인 간의 사랑이던, 가족 간의 사랑이던 그 형태와 상관없이)의 화신이었기 때문에 그 모습을 잃어 버릴까 두려웠던것 같다.

그 뒤로 그녀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 아픔에 대해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첫 앨범 이후 <THE SEA>, <THE LOVE>를 그렇게 지나쳤다.

간혹 골라 들은 곡들은 고통을 이겨내고 힘겨운 싸움을 해내고 있는듯이 들렸다.

그리고 그 고통이 나에게 옮는다는 듯이 그녀의 음악을 피해 다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여러 감정의 형태들을 더 배우고 그만큼 나이가 먹었을때, 우연하게 "Caramel"을 듣게 되었다. 솔직한 말로, 제목이 Caramel 이라고 해서 달콤하고 밝은 노래일줄 알았다.

하지만 그 제목과 역설적이게도 곡은 고통의 끝에 있다는 느낌이었고, 아픈 마음 가장 크게 전달 했다. 몇년을 피해다니다가, 어이없게 새벽 출근길 버스안에서 느닷없이 그 고통을 마주하게되었다.


I see your silhouette across the night
It makes me sad ‘cause you’re so beautiful
Lover, don’t wait too long
After all this bitterness
It tastes like caramel
After all this bitterness
Delicious as caramel
And it’s like seeing the sun again
After years of only pouring rain on my soul
It doesn’t matter now
Just to know it’s possible
Is all I ever dreamed
You give me strength I don’t know why
Resurrect me from the pyre
And it’s the sweet death of your pain
After all this bitterness
Caramel

 

 동시에, 계속해서 곱씹듯이 이 곡을 들으면서, 그녀가 그 아픔을 극복해내고 있다고 느껴졌다.  

모든 쓴맛뒤에 카라멜처럼, 그녀는 내가 염려하던것과 달리 카라멜 향을 맡고 있는듯 했다.

나도 그녀의 사별에서, 아픔을 노래하는 음악과 나를 연관짓는 것을 그만 둘 수 있었다.


<The Heart Speaks in Whispers> : "caramel" , "horse print dress"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얼마전,
우연히 NPR Live 무대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즐겁게 노래하는 그녀를 보게되었다.

첫 곡으로 Paris nights/New york Mornings 을 노래했다. 파리의 밤과 뉴옥 아침의 달달함을 노래하는 모습이 낯설었다.

하지만 이내 '원래 이렇게 이뻣었나!?' 라는 생각이 들다가 나중에는 '아름답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삶의 사고와 불행은 우리를 도처에서 위협하며 느닷없이 엄습하지만, 그것을 이겨내려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아름다움을 보상 해 주는가


달달한 카라멜 향을 내뿜는 공연이었다.




Epilogue


 나열된 시간의 순서는 앨범의 공식적 발표 순서가 아닌, 제가 듣게 되었던 주관적 순서로 나열되었습니다.

실제로, 그녀가 첫 앨범이후 사별의 고통을 겪고서 4년만에 발표한 앨범(THE SEA)에 Paris nights/New york mornings 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어찌보면 아픈 소식에 더욱 얽매여 있던건 아이러니 하게도 감상자인 제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확한 순서는 리퍼런스 목록 중 corinne bailey rae의 공식 웹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f.

- Corinne Bailey Rae - Like a star

- Corinne Bailey Rae - Caramel

- Corinne Bailey Rae : NPR tiny desk concert(Paris nights/New york mornings)

- 앨범 이미지 및 정보 : Corinne Bailey Rae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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