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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페셜제너럴리스트 Oct 18. 2022

회사를 10년 다녀보니(7)

'나의 의지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아부다비 출장을 한달 남기고 갑작스럽게 행사 부스 디자인을 보내주면 설치해주겠다는 주최 측 연락에 후배가 당황했다. 지금 내가 업무가 너무 많아 팀장님이 이 건을 후배에게 넘겼는데 후배도 이런 출장 준비가 처음이다 보니 어떤식으로 이걸 진행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내가 급하게 업체를 추천받아 넘겨줬는데, 연락해보니 부스 디자인비가 생각보다 비쌌다. 거기에다가 지금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가면서 박람회 수요가 급증해서 돈을 줘도 부스 디자인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이럴 때는.. 그냥 내가 하는게 마음이 편하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급하게 내용을 뽑고 CANVA를 열었다. 브로슈어나 프리젠테이션은 CANVA로 만들어봤지만 부스디자인은 처음인데다가, 이게 사이즈가 커서 내 능력과 CANVA가 감당이 되려나 싶었다. 하루 종일 뚝딱거리니 그래도 얼추 3면을 두를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전문 디자이너에 비하면 정말 말도 안되는 실력이지만 이제는 그 갭을 조금이라도 메워줄 수 있는 툴들이 많이 나왔다. 일러스트레이터가 없더라도 CANVA와 같은 툴을 쓰면 기본 템플릿을 가지고 충분히 다양한 용도의 디자인을 좋은 퀄리티로 뽑아낼 수 있다.


언젠가는 모두가 디자이너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고, 누구나 기본적인 디자인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학원도 디자인경영을 전공했던 것이다. 그런데 기술은 이렇게 어느새 모두가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시대가 가능케 하고 있다. 참 신기한 세상이다.


사실 할 수만 있다면 나의 콘텐츠를 내가 직접 디자인 하는 것이 훨씬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 디자이너분들과 일을 종종 할 때가 있는데 생각보다 나의 콘텐츠를 기획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디자인으로 표현해주는 분들이 별로 없다. 심지어 콘티 수준의 초안을 보내면 그걸 그대로만 옮겨주시는 분들도 많다. 그러느니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면 누구보다 내용을 잘 이해하는 내가 직접 디자인을 하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은 결과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


어쨌든 이제는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는 것 보다,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 생각만 할 수 있다면 누구나 이런 툴의 도움을 받아 무엇이든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인 것이다. 해보겠다는 생각만 있다면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비트겐슈타인은 '나의 언어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라고 이야기 했는데 나는 여기에 한 마디를 보태고 싶다.


'나의 의지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PS : 쓰고보니 CANVA 광고 같은데 절대 아닙니다.ㅎㅎ 한국에는 망고보드라는 좋은 툴도 있습니다. 아. 망고보드 또한 광고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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