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눈눈이이의 조기교육국이다

큰 딸은 깡마른데다 몸도 약하다. 그런데 유치원부터 시절 누군가에게 놀림을 당했다거나, 맞고 들어온 적이 없었다. 독일 유치원에서 배운 ‘독특한 가르침’ 때문일 거다.    

 

동양 꼬마, 독일 유치원에 가다.          

독일에 온지 일주일 만에 큰 딸은 대학 부속 유치원에 다니게 됐다. 사실 이만저만 걱정되는 일이 아니었다. 말 한 마디 못하는 동양 여자애. ‘혹시 놀림을 받진 않을까? 화장실은 잘 찾고, 독일 음식은 잘 먹을까?’ 등등의 걱정이 밀려왔다.           

그런 모습을 보고 주변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빨리 적응한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 분들 말씀이 옳았다. 큰 아이는 부모보다 더 빨리 말을 배웠고, 유치원 음식도 잘 먹었다. 밝고 둥글둥글한 성격 덕분에 같은 반 아이들과도 쉽게 친해졌다.           

그것은 모두, 순차적인 유치원 적응 프로그램의 결과였다.      

유치원 등원 첫 날, 아이는 보호자인 엄마와 함께 유치원에서 한 시간을 보낸다. 하는 일이라곤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탐색하는 정도. 그 다음 날도 역시 엄마와 함께 두 시간을, 그 다음날엔 세 시간을. 그렇게 점차 시간을 늘리며 꼬박 1주일을 보낸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그 생활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그 다음 주부터는 부모없는 유치원 생활에 쉽게 적응하게 된다.         

    

독일은 ‘눈눈이이’ 조기교육의 나라다.          

독일의 부모들이 유치원에 들어가는 자녀에게 꼭 해주는 말이 있다.           

“다른 친구가 너를 치면 너도 똑같이 쳐라”          

유치원 교사들 역시 남학생이 머리채라도 잡아당기면 피해를 당한 아이에게 똑같이 하라고 시킨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몸소 배우는 거다. 남이 때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남을 때리면 똑같이 당한다는 것을. 어떻게 보면 약간 매정하게 들리기도, 살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를 언제까지 따라 다니며 지켜줄 수 없다. 문제가 생겼을 때 능동적으로 자기방어를 하다 보면 문제 해결력이 생기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요령도 익힐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차츰 부모로부터 정서적인 독립이 이뤄지는 것 같다.            

구타나 왕따 가해자에게도 유익한 가르침이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지를, 어릴 때부터 배우기 때문에 함부로 상대방을 괴롭히지 않게 된다. 독일 부모들 역시 이런 부분에 대해 서로 공감하기 때문에, 누가 누굴 때리고, 맞받아치는 일로 시비 트는 일이 이곳엔 없다.     

※ 이 글은 더퍼스트미디어와 오마이뉴스에 연재된 내용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