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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디맨 Apr 17. 2019

우연이란 이름으로 찾아온 필연

영화 《고양이 여행 리포트》 후기

5년 동안 키운 고양이를 맡아 줄

새 주인을 찾아 떠나는 여행 리포트!


하지만 이 이야기는

어쩌면 고양이 '나나'가 써 내려가는

것일는지도 모른다.

메인 포스터




왜 그 순간 사토루의 이름이 떠 올랐을까?


차에 치여 죽어가던 길냥이 '나나'는
죽음의 순간 사토루를 만나 그의 고양이가 된다.



그의 첫 번째 고양이가 아니라는 사실은

별로 달갑지 않았지만

함께 살아가며 사토루의 많은 것을 알아간다.



어린 시절, 우연히 만나게 된 길냥이 '하치'가
사토루의 둘도 없는 가족이 된 사연과


급작스런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홀로 남은 사토루가
'하치'를 멀리 입양 보낼 수밖에 없었던 일들,


그리고 청년이 될 때까지 인생의 유일한 목표는

'하치'를 되찾아오는 일이었지만

어느 날, 차에 치여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좌절했던 것까지 말이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이제 사토루는 '나나'에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려 하고 있다.


고양이를 맡아 주겠다는 지인들을 수소문하며

함께 여행을 떠난다.



'하치'와의 인연을 만들어 준 코스케는

정말 좋은 친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하치'를 버렸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아버지를 극복하지 못하면

고양이 집사는 될 수 없는 인물이다.



한 때는 풋풋한 사랑에 설레기도 했었던 치카코와

이제 그의 남편이 된 스기도

여전히 좋은 친구들이긴 하다.


잠시 동안은 맡아 주겠다는 호의는 고맙지만

사토루는 다시 찾아오겠다는 기약을

할 수 없는 처지다.


사토루의 고양이를 맡아 주려고

이사도 하고 직업도 바꾼

이모 노리코의 마음 또한 참으로 가상하다.


하지만 여전히 동물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노리코는

고양이 집사가 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결국 '나나'는 노리코의 집을 뛰쳐나와

다시금 길냥이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사토루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서

척박한 길거리 삶을 마다하지 않는다.



사실 사토루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던 것....


이제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사토루 곁에는

오직 길냥이 '나나'만이 남아 있다.





아마도 사토루에게는

헤어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듯하다.


부모님의 영정 앞에서조차

울음 잃어버 어린 사토루는

요지야의 기름종이를 받아 들고서야

비로소 오열을 한다.


엄마와 화해하지도 못한 채

갑자기 떠나보내야만 했던 가슴 아픔이

한 번에 밀려든 것이다.


세상에는 부모가 되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들도 있어!


원치 않았던 출생의 비밀을 알고는
사랑하는 이라면

결코 '떠나보내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을 먹지만
어쩔 수 없이 '하치'를 멀리 떠나보내고 만다.


그리고

결국 죽음의 순간에도 달려가지 못했다.
사토루의 두 번째 오열이다.

좋아하던 치카코도 마음에서 내려놓는다.

어차피 전학을 갈 것이기 때문에

스기에게 양보하고 만다.


그렇게 살아온 사토루에게

우연히 다가 온 길냥이 '나나'는

어쩌면 '하치'의 후신이다.

여행 도중 유채꽃밭에서

잠시 '나나'를 잃어버렸을 때

우리는 사토루의 세 번째 오열을 보게 된다.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았을 그 절망감을 

고양이 '나나' 아련하게 지켜본다.



마치 '하치(8)'가 하나를 빼고

다시 '나나(7)'로 찾아온 듯하다.


이제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토루의 곁으로 말이다.





괜찮아


내가 길바닥에 쓰러져 있을 때

가 구해 주었잖아....

나 그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어

너도 행복하니?

우리 함께 보았던 그 무지개처럼?

......

이제 편안히 가렴

내가 너의 곁을 지켜 줄게....


너의 마지막 고양이라서 행복해


ps.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안다. '묘연'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 간의 인연도 그렇다. 우연은 없다. 만나야 할 사람이라서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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