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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Jun 09. 2022

취향 기록, 5월

취향이라 쓰고 리추얼 선언문이라 읽는다


리추얼, 
대체 그게 뭐야..


요새 리추얼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서 많이 등장하는데, 대체 그 리추얼이 뭐길래 이 난리인 건지. 궁금한 건 참을 수 없으니 바로 찾아봤다. 그러다 오롤데(오, 롤리 데이) 대표님이 운영하는 밑미(meet me)라는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를 발견했다. 리추얼에 대해 설명한 글 중 가장 따뜻하길래, 요기서 한번 가져와 봤다.


리추얼은 사실 종교에서도 많이 쓰이는 말로,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 활동’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식’인데요, 내가 하는 매일의 활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삶을 대하는 나만의 고유한 자세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자신만의 삶의 리추얼이 있는 사람은 ‘어떤 결’이 느껴지는 이유도, 그 사람만이 가지는 삶의 태도가 있기 때문이지요. 
리추얼은 좋은 습관에서 더 나아가, 나의 삶을 스스로 다듬고, 나다운 결을 만드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일상을 조금씩 다르게 보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마치 소복소복 쌓이다 온 세상을 덮어버리는 눈처럼요. 만약에 내가 매일 하는 습관이 있다면, 나의 정서를 건드리는 의식적인 활동을 덧붙여보세요. 일상 속의 나를 들여다보게 되고,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리추얼의 시작이 될 거예요.

출처: 밑미(meet me)


그러니까 리추얼이라 함은. 내가 이해하기로는 단순히 나만의 루틴을 세우고 루틴을 행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한 발짝 더 나아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여 궁극적으로는 나만의 결을 만드는 행위인 듯하다. 송길영 작가님이 말하신 것처럼 '그냥' 하지 않고, '의식' 하며 하라는 말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듯! 


안 그래도 요즘 개인 브랜딩이라는 것도 참 난린데, 그놈의 나만의 콘텐츠 그러니까 나만의 결을 어떻게 하면 더 구체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이 들던 찰나에 잘 됐다 싶었다. 이 리추얼이라는 것을 해 보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까짓 거 한번 혼자 해 보지 뭐! 매번 다짐과 실천은 빠르게 잘하는데, 뒷심이 부족해서 걱정이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이다음은 미래의 나에게 맡긴다.





알고 보면
이미 고인물


리추얼이라는 것을 행하기 전, 사실 나는 이미 나만의 작은 루틴을 몇 개 가지고 있다. 루틴을 행하는 이유는 딱히 거창한 건 없고, 그냥 내 성격상 루틴을 행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행위를 함으로써 불명확성을 줄여주는 것 같아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게 아닐까 혼자 추측만 해 봤다. 마치 To do list를 세워두고 하나씩 체크해 나가는 그 쾌감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 그래서 그 루틴은 무어냐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불 개기

샤워 > 화장 > 머리 말리기 > 옷 입기 > 신발 신기 순서대로 외출 준비하기

출근하면서 롱 블랙 노트 1개 보기

퇴근하고 집 오자마자 보조등 켜고 > 화장 지우고 > 옷 걸어두기

자기 전 인센스 하나 피우면서 멍 때리기


쓰고 나니 죄다 생활 속에서 당연히 행하는 행위들 같긴 한데, 은근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매일매일 성실하게 하다 보면 스스로 문득 대견하다 싶을 때가 있다. 이것이 루틴의 순기능일지도..? 근데 위 루틴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나의 삶을 스스로 다듬고 나만의 결을 만드는 의식적인 활동을 하라는 건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이 나다운 건지, 나는 어떤 행동을 해야 스스로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먼저 고민해 보는 게 필요한 것 같았다. 


평소에도 자주 해오던 행위일 것

즐거움이 동반되는 행위일 것 

너무 단순하지 않은, 생각을 요하게 하는 행위일 것


습관처럼 자주 해야 하기 때문에 큰 노력 없이도 쉽게 할 수 있어야 하고, 재미가 있어야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너무 단순하면 의미를 사유하거나 생각을 요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적당히 깊이 있어야 루틴이 아닌 리추얼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제 리추얼은요..?


그래서 결국 구구절절 작성한 내 첫 리추얼은 '필사하기'와 '짧은 글쓰기' 이렇게 2개로 정했다. 평소 재미를 느끼면서 자주 하는 행위는 사진 찍는 것과 독서고, 인상 깊은 구절을 텍스쳐 앱에 기록하거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려 주변이들에게 공유하는 것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이와 연관된 것을 생각하다 보니 결국 이렇게 됐다. 


필사만 하자니, 필사하면서 필시 다양한 생각들이 마구마구 떠오를 게 뻔한데 그럼 그 생각도 글로 작성해서 남기면 되겠다 싶었다. 1타 2피고 좋지 뭐. 횟수는 처음부터 너무 열심히 하면 지칠 것 같아, 일단 각 리추얼당 1주일에 최소 1회씩 하는 걸로 규칙을 세웠다. 이번 주에 어쩌다 보니 벌써 3번을 하게 됐는데, 단순한 루틴보다는 확실히 '나만의 무엇'이 정립되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은 있다. 특히나 텍스트로 남기는 행위니까 점점 기록이 쌓이면 그 기록물이 결국 나라는 사람을 설명해 주겠지. 적금 모으듯이 해 보는 걸로 생각해 보자 싶다. 필사 모음이 어느 정도 쌓이면 브런치에 써볼까 싶기도 한데, 모르겠다 벌써부터 너무 앞서 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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