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 프로덕트 디자이너
2023년 2월 14일부터 2023년 2월 24일까지 총 10박 11일로 베트남 다낭에 워케이션 다녀온 기록. 2월 14일부터 2월 19일까지는 연차를 쓰고 부모님과 온전한 휴가를, 2월 20일부터 2월 24일까지는 혼자 남아 일을 하며 지낸 이야기.
작년 겨울, 코로나가 점차 종식되면서 항공편이 풀리기 시작할 때쯤 아빠가 코로나로 인해 가지 못했던 베트남 가족 여행을 가자며 얘기했다. 2월이니 기온도 적당하고, 마침 연초 휴가로 가면 좋을 것 같아 흔쾌히 승낙했다. (생각해 보니 지난 제주 워케이션도 이런 식으로 진행됐었구나) 5일은 엄마아빠랑 관광하면서 쉬고, 5일은 혼자 남아 워케이션을 보낼 심산으로 항공편을 예약했다.
나는 평소 코워킹 스페이스가 아닌 일반 카페에서 곧잘 근무하는 편이라, 사전 조사를 딱히 하진 않았다. 저렴한 물가, 따뜻한 기후만으로도 충분한 메리트가 있었기에 그 정도만으로도 워케이션 조건은 이미 충족됐다! 서울에서 돌아다니며 근무해도 교통비며 커피 값이며 하루 최소 1만 원은 쓰니까 요 금액 기준으로 따져봤을 때, 이색적인 환경으로부터 얻는 인사이트, 새로운 음식을 도전하는 재미, 따뜻한 기후로 인한 심리적 안정감 등 얻을 수 있는 장점 대비 들여야 하는 기회비용이 나름 합리적이었다.
항공은 회사 제휴 할인(작고 소중한 5%..)을 받으려고 티웨이를 이용했다. 나, 엄마, 아빠랑 셋이 사전좌석예약 서비스를 이용했어서 그런 건지 위탁수화물 처리 시 Priority 택을 붙여준다며 얘기를 주셨는데 딱히 Priority로 수화물을 받은 것 같진 않다. 역시 수화물은 갖고 타는 것이 최고여..
혼자 남아 워케이션 하는 기간에 묵었던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예약했다. (위치는 여기) 화장실이 포함된 독실로 1박에 2만 원꼴이었다. (비슷한 규모로 따져봤을 때 주변 호텔 금액은 3-4만 원 정도) 엄청나게 추천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격대비 관리도 잘 되는 듯 보였고, 호스트/게스트들 모두 조용조용한 사람들이라 지내는 동안 나름 편했다. 무엇보다도 메인 도로와 거리가 있는 편이었어서 시끄러운 경적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리고 주변에 슈퍼마켓, 식당, 카페가 많아 저녁 늦게까지도 거리가 밝았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였어서 치안도 괜찮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걸어서 5분 내로 미케비치를 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출근하면서 아침 바다를 보며 멍 때리는 시간을 갖거나, 퇴근하고 맥주 한 캔 사들고 바다 멍을 때리기 참 좋았다. 수영하기에는 파도가 너무 세서 무서워보였음. 그냥 발만 담가보는 것으로 만족..
1주일 동안 지내보니 나처럼 주변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장기 렌트로 묵는 외국인들이 많은 듯했다. 내 추측컨대 리모트 워커가 많은 곳인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주변에 소규모 에어비앤비나 호텔이 많았고, 근무하기 좋은 환경을 어필하는 카페가 많았으며(실제로도 주변 카페 손님 중 8할 이상이 노트북 작업자였음), 걸어서 약 15분 거리에 다낭 내 몇 안 되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었다. 정말 우연찮게도! 운이 좋았다.
주변 음식집 중 괜찮았던 곳은 'Ngon Thi Hoa Restaurant (일찍 열고 가격대는 조금 있지만 서비스도 좋고 깔끔하고 맛있었음), Ùmm Banh Mi & Cafe (일찍 열고 반미 종류도 많고 맛있음)' 요 2개를 꼽고 싶다.
다낭에서의 근무 패턴은 주로 오전 근무할 카페에 가서 아침 커피를 마시며 일을 하고, 점심시간에 숙소로 돌아와 포장해 온 음식을 먹거나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오후에는 또 다른 카페에 방문해 오후 근무를 했다.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늦기 때문에 다낭 기준 08:00-17:00 시간대로 근무했다. 앞서 1주일 동안이나 다낭에서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체 리듬이 한국 시간에 맞춰져 있어서인지 크게 이른 시간이라는 느낌은 안 들었다. 오히려 이른 시간대라 붐비지 않고 좋았다.
The Cups Coffee (4/5점)
카드 결제 가능. 조용하고 일하기 좋은 환경. 우리나라 스타벅스랑 가장 유사한 느낌.
베트남에서 유명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한 곳. 구글링 해보니 베트남에서 하이랜드와 함께 전역에서 유명한 프랜차이즈가 3개 정도 있는데 그중 1곳이라고 함. 내가 방문한 지점은 '쩐흥다오점'이었다. 숙소에서 제법 거리가 돼서 택시 타고 방문했다. 2층 건물로 되어 있고, 여기 또한 학생이나 리모트워커가 주된 손님이었음. 다낭에 있는 동안 2-3곳의 지점을 방문해 여러 종류의 음료를 마셔봤는데 하이랜드와 마찬가지로 음료가 대체로 많이 단 편이다. 아메리카노 2천 원대.
Highlandscoffee (3.5/5점)
카드 결제 가능. 우리나라 스타벅스처럼 어딜 가든 있음.
베트남에서 가장 대중적인 카페 프랜차이즈 브랜드. 프랜차이즈답게 일정 수준 이상은 제공되는 환경과 서비스가 장점이다. 다만 The Cups Coffee와는 다르게 테이블이나 의자가 작업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 우리나라 카페 프랜차이즈 중 비슷한 것을 고르자면 흠.. 인테리어는 옛날 카페베네 같은 느낌? 여러 음료를 시도해 봤는데 대체로 막 못 먹을 정도의 맛은 없었으나 너무 달았음. 커피는 무난한 맛. 커피보다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접할 수 없는 다양한 티 베이스의 음료를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 아메리카노 2천 원대.
Sii Coffee @sii.coffee (3.5/5점)
이렇다 할만한 특징은 없지만 기본은 하는 곳.
Livie 호텔 1층에 있는 카페로 모던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였다. 내관보다 외관이 예뻤다. 나름 곳곳에 콘센트도 있고,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노트북을 들고 와 작업하거나 일하는 손님들이 주로 있었다. 직원분들 중 한 분이 한국어를 잘하셔서 놀랐다. 테이블 높이도 적당하고 의자도 나름 편해서 오래 앉아있기에도 무리가 없는 정도였다. 아메리카노 2천 원대. 화장실도 내부에 있고 와이파이도 괜찮은 편.
Lu Coffee (3.0/5점)
쾌적한 화장실 그리고 리모트워커 밭.
사실 내가 선호하는 장점(좋은 채광, 탁 트인 공간감, 예쁜 인테리어)은 없었는데, 조용하고 주된 손님이 리모트워커들만 있는 것 같아 방문해 본 곳. 좌석이 편하진 않았지만 비교적 친절한 직원분들, 나름 쾌적한 화장실이 장점. 인상 깊었던 것은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Thankyou'였던 것. 굳이 찾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미팅이 있는 시간대에 방문해 일하기 좋은 조용한 환경.
Roots Plant-based Cafe (2.5/5점)
요거트볼 아침식사하기 좋은 곳.
좌석도 불편하고 음악도 시끄러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모트워커들이 많았던 곳. 왜일까 싶어 구글 맵 후기를 보니, 요거트볼에 대한 긍정적인 후기가 많았다. 오픈 시간도 비교적 이른 편이라 오전 일찍 방문했다. 아침 식사로 볼 하나 먹고, 커피 한 잔 시켜서 오전 2-3시간 정도 일하기엔 괜찮았다. 좌석이 불편해서 오래 앉아 있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 볼은 종류별로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3-7천 원 정도. 음료랑 같이 하면 1만 원 조금 안 됨. 맛은 그냥 평범한데 양이 엄청 많았다. 요거트볼로 배 터질 만큼 먹어본 건 또 처음이었을 정도(도저히 안 되겠어서 1/5 정도 남김). 그밖에 화장실도 내부에 있고 와이파이 속도도 괜찮은 편.
Starbucks (1/5점)
우리나라 스타벅스를 기대하지 말 것.
다낭은 스타벅스가 2개밖에 없음. 그중 한 곳인 빈컴플라자점은 쇼핑몰 내에 위치해 있어 시끄럽고 넓지 않았음. 그래서 나머지 한 곳인 힐튼 호텔 앞에 위치한 '다낭점'에 방문함. 내가 기대한 바는 한적한 위치에서 앞에 보이는 강을 바라보면서 일하는 것이었는데 와장창 됨. 좌석 간격 매우 좁음. 와이파이 매우 불안정(3분마다 연결 끊김). 화장실 바깥 옆 건물에 있어서 자리 비우기가 무서움. 불친절한 직원들. 갈 이유가 없음. 그나마 앞에 있는 강 뷰 때문에 1점 줌.
The Local Beans @thelocalbeans.inst
이색적인 분위기에 이용 금액도 저렴하지만 코워킹스페이스라고 하기엔 너무 불편한 좌석.
구글맵으로 보니 다낭에 2곳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방문한 지점은 요기. 1-2층은 카페, 3층은 코워킹스페이스로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4층부터는 숙소도 운영하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있어 층간 이동이 수월한 편. 이용 금액은 3시간, 종일권, 3일권 등 여러 플랜이 있는데 나는 종일권을 구매했다. (자세한 금액 및 조건은 사진 참고)
코워킹스페이스를 이용하고 싶다고 얘기하면 번호가 적힌 방문증 같은 것을 주는데, 요 번호를 보고 직원분들이 주문한 음료나 음식을 가져다주시고 이후 나갈 때 한꺼번에 이용 금액을 후불로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다. 내가 이용한 종일권은 음료 1잔 무료, 음료/음식 추가 구매 시 15/20% 할인 제공 혜택이 있어서 나는 총 커피 2잔과 반미 샌드위치 1개를 구매했다. (카드 이용 불가)
코워킹스페이스를 이용하며 기대하는 바는 '업무에 최적화된 환경'인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좌석이 너무 딱딱하고 불편했다. 그리고 보조 모니터가 갖춰져 있는 좌석이 거의 없고 미팅룸이나 폰부스가 없다시피 하다. (미팅룸이 1개 있긴 하나, 장기 플랜 이용자만 이용 가능) 그리고 조명이 너무 어두워서 해가 조금만 지면 눈이 너무 침침해 도저히 오래 있을 수가 없음.. 그리고 3층에서 음료는 마실 수 있지만 음식을 먹을 수 없어 1-2층에서 먹고 와야 한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아, 그리고 화장실이 진짜 별로다. 청결도도 그렇고 문이 부실해서 잠궜는데도 불안한 그 기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은 방문하길 권하는 이유를 꼽으라면, 베트남 느낌 나는 플랜테리어를 만끽하며 일할 수 있다는 것과 여러 나라에서 온 리모트 워커들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 카페만 줄곧 다니다 질릴 때쯤 한번 방문해 안정적으로 좌석을 점유하며 이용해 보자. 워케이션을 다니면서 여러 리모트 워커들을 보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다들 어떤 일을 하는지, 노트북은 무엇을 쓰는지, 노트북에 어떤 스티커들이 붙어있는지' 등을 관찰하는 것이 은근 재밌다. 아무래도 직무 특성상 개발자들이 많은 것 같긴 하다. PO는 미팅 지옥이라 힘들 것 같고, 의외로 디자이너가 잘 안 보인다.
첫 해외 워케이션 경험에서 느꼈던 흥미로운 포인트 중 하나는 이곳뿐만 아니라 다낭 내에서 본 리모트워커 중 90% 가까이가 백인이라는 점이다. 나와 같은 동양인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코워킹스페이스에서 동양인 여자 한 분 봄. 흥미로우면서도 한켠으로는 씁쓸했다.
2주 정도 되는 기간이었다 보니 중간에 한번 빨래를 해줘야 할 것 같아 찾아보다가, 카카오톡으로 신청 가능한 세탁소가 있었다. 여타 업체랑 금액을 비교해 봤을 때 아주 약간 가격대가 더 있었는데, 내가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세탁물을 픽업/샌딩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용 방법은 카톡에서 '17Laundry'를 친구 추가해서 영어나 베트남어로 문의하면 된다. 답장도 무척 빠름. 나는 당일 오전에 맡겨서 다음날 점심쯤 받았다. 영수증을 보니 맡긴 옷의 무게(kg)당 금액이 부과되고, 별도의 배달비가 부과된다. 9만 5천동이니까 한화로 약 4,700원 정도. 섬유유연제 향은 거슬리지 않는 무난한 향이다. 혹시나 했는데 별도로 다림질이 되어 오는 것 같진 않다.
Grab 앱은 동남아 여행 시 필수로 설치해 가야 하는 앱이다. 택시 부르는 용으로만 쓰는 줄 알았는데 음식 주문/포장 주문도 가능한 플랫폼이었다. 분명 한국어로 해둔 것 같은데 군데군데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 그래도 사용하는 데에 크게 지장은 없다. 몇몇 음식점 리뷰를 보는데 간간히 한국어로 쓰인 리뷰도 보여 내심 반가웠다.
앱을 사용하며 느꼈던 특이점 중 하나는 '택시 기사나 배달원과의 채팅 그리고 팁 주기' 기능이었다. 주문/결제 단계 중간에 한 번, 결제 완료 후 한 번, 배달 이후 한 번. 이렇게 총 3번의 단계에서 배달원에게 팁을 주도록 넛지를 제공하고 있다. 팁 문화권 나라 사람들에겐 편리한 기능이겠다 싶었다.
한 번은 아빠가 그랩 택시를 잡았는데 픽업 위치를 잘못 설정해서 택시 기사님과 엇갈린 상황이 있었는데, 기사님과 통화를 했으나 영어로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아 요청을 취소해야 하나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어쩌지 싶다가 채팅 기능이 있었던 게 생각나, 채팅으로 기사님께 앞에 보이는 건물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OK!" 하시곤 정말 3분 내로 오셨다. 택시에 타자마자 바로 "씬 로이x2" 죄송하다고 했더니, 연신 "No 씬 로이!" 하며 호탕하게 웃으셔서 기분 좋게 숙소로 갔던 기억이 있다. 그간 만났던 택시 기사님들은 대체로 유쾌하시고 자꾸만 말을 거셨다. (엄마 아빠 딸이냐, 한국 사람이냐, 베트남 왜 왔냐, 다낭 음식 어떻냐 등등) 영업 차원에서의 목적도 있었지만, 대체로 한국인에게 호의적인 느낌이었다. 어떤 기사님은 갑자기 아내분에게 영상통화를 걸더니 나더러 인사하라고 하셔서 얼떨결에 인사드렸다. 아들도 인사하고,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튼 숙소로 돌아가는 내내 뭔가 계속 대화를 나눴다. 분명 아저씨 ENFP였을 듯..
맥주를 좋아하는 나. 다낭에 있는 동안 최대한 많은 종류의 맥주를 먹어보자 싶어 매일 1-2캔씩 마셔봤다. 사진에 없는 것들은 맛없어서 굳이 기록할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들이다. 그중 '333'은 진짜 별로였다. 저 중 가장 괴랄했던 사이공 커피 맥주는.. 맛이 없진 않지만 굳이 왜 이 혼종을 마셔야 하는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냥 각자 마시는 게 좋은 것 같다. 가장 맛있었던 맥주는 '사이공 스페셜'과 '사이공 라거'였고, 겉보기엔 의심스러웠는데 의외로 괜찮았던 건 첫 번째 맥주. 뒷면에 바나힐 조형물 그림이 있었는데 이름을 어떻게 읽는지 모르겠다. RUBY 맥주도 괜찮았다. 바다에서 파도 소리 들으면서 과자랑 맥주 마시던 그 기억 잊지 모태..
우리 가족은 과일귀신들이라 과일을 무척 좋아하는데, 특히나 좋아하는 건 바로 망고! 엄마가 베트남 여행을 가장 기대했던 이유는 바로 망고 때문이다. 생망고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겐 너무나도 행복한 일이다. 냉동 망고도 맛있는데 생망고는 말모지. 사실 망고 말고도 여러 열대과일을 도전했는데 크게 인상 깊었던 건 없어서 딱히 기록을 남겨두진 않았다. 어떤 과일이든 먹고 나면 "흠 역시 망고가 최고야"로 귀결되는 엔딩.
나는 여행 가면 꼭 그 나라의 여러 컵라면이나 과자를 먹어보는 걸 좋아한다. (그런 차원에서 일본은 정말 천국) Lays 트러플맛은 처음 먹어보는데 너무 맛있어서 2 봉지나 먹었고, 코코넛과자는 예상했던 맛이었지만 예상만큼이나 맛있었고, 컵라면은 대체로 비슷비슷한 맛이라 4-5개 정도 먹어보니 물려서 그 이상 시도해보지 않았다. 웬만해선 해외에서 한식 안 찾아 먹는 편인데 진짜 불닭볶음면이랑 신라면이 너무 먹고 싶어서 딱 한 번 먹었다. 해외여행을 가면 최대한 그 나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음식을 먹자 주의인데 나도 나이들었나봐..
의외의 발견은 만두랑 요거트였다. 길을 다니다 보면 빵집이나 슈퍼 같은 곳에서 간간히 만두를 파는데, 한번 궁금해서 사 먹어보니 오사카 호라이551 만두랑 정말 비슷한 맛이었다. 다진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가 육향 물씬 나는 그런 만두맛. 거기다 메추리알도 들어 있음. 물론 호라이 만두가 훨씬 더 맛있었지만 그만큼 맛이 좋았다. 그리고 두리안, 쌀, 초코버터, 열대과일 등 생소한 종류의 요거트가 무척 많았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흑미 요거트였다. 흑미 젤라또를 좋아한다면 당장 드셔야 한다. 엄청 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안 달고 식사 대용으로 먹어도 될 만큼 양도 많고 담백하다. 아 얘기하니까 또 먹고 싶네.
나는 효율에 미친 자라, 무언가를 할 때 시간을 절대로 헛되이 보내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예를 들면 아침에 씻으러 갈 때 내가 씻는 시간 동안 애플워치, 아이폰, 맥북 등 전자 기기를 충전시켜두어 기기 충전 시간을 따로 갖지 않는다. 한 번에 여러 개를 처리해버려! 시간이 그냥 지나가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특히 일 할 때 좀 심한 편. 아무튼 멀티태스킹찬양론자라는 얘기.
그런 맥락에서 이번에 여행하면서 새삼 발견한 극한의 효율 팁으로, 내 회사 맥북은 좌우로 USB C-Type이 총 3개가 있다 보니, 맥북을 충전하면서 동시에 3개의 디바이스를 맥북에 연결하면 맥북까지 포함해 총 4개의 디바이스를 동시 충전할 수 있다. 최고의 효율 미쳐! 사실 적고 나니 엄청나게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내심 웃기고 뿌듯해서 기록해 뒀다.
나는 새로운 장소에서 일할 때 Photobooth로 나를 그 장소의 배경과 함께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 위 첫 번째 사진은 Photobooth in Da Nang. 두 번째 사진은 팀장님이랑 1on1 때의 윈도우를 캡처한 건데, 다낭 워케이션 내내 미팅에서 만난 크루들에게 하나같이 들었던 말 "브리, 행복해 보여요!" 그 말이 충분히 납득되는 내 웃는 얼굴. 행복했으니 그럼 됐다. 꼭 무언가를 해내거나 달성할 필요는 없다. 일단 행복하고 봐야지! 다낭 워케이션 글은 일단 여기서 끝. 다음 워케이션은 어디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