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오슬로를 떠나며
이제 오슬로를 떠나기 위해 역쪽으로 발을 옮기며 발견한 건물.
'Storting' 이라 불리는 노르웨이의 의회 건물이다.
이 곳 건물이 무언가 좀 더 왕궁같은 화려한 이미지로 보여져서 조금 의아했다.
노르웨이 의회는 원래 양원제로 구성되어있는데
상원과 하원으로 운영되던 의회는 2009년 10월 양원제가 폐지되며 하나로 통합되다고 한다.
국회의원의 임기는 4년이며, 지역구·비례대표를 합쳐 총 169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는데
보궐선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나라와 다르다고 한다.
이제 스믈스믈, 미약한 빛의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넘어갈 준비를 한다.
노르웨이를 떠나 헬싱키로 가야할 시간이 다가온 것.
오슬로 중앙역에서 버스를 타고 오슬로 공항으로 향한다.
버스티켓은 오슬로 중앙역에서 살 수 있는데 티켓을 끊는 기계로 사는것이 가능했다.
잘 모를시엔 기계옆에 상주하고 있는 역무원에게 물어보면 친절히 알려준다.
창 밖으로 낮게 뜬 태양이 저녁때를 암시하는 것 같지만
3월의 노르웨이는 늘 태양이 낮게 떠 있다.
아침 늦게 태양이 떠서 오후 일찍 해가 지는, 극지방의 기묘한 풍경을
어디서든 느낄수 있다.
창 밖으로 이어지는 노을에 물든 아름다운 풍경.
피곤한 몸이지만 눈 만은 이 풍경을 놓칠수 없어 깨어둔 채로 둔다.
오슬로 국제 공항의 형태는 바이킹이 타던 배 '롱쉽' 모양의 바닥처럼 생긴 독특한 디자인을 띄고있다. 차가운 콘크리트 느낌을 벗어나려 노력한듯한 목조로 된 따뜻한 곡선 형태.
무언가 우리나라 한옥의 느낌과도 맞물려서 친근하게 다가온다.
가구를 비롯해 건축, 식기 등의 따뜻하고 단순하며 간결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이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공항에도 고스란이 적용되듯 보였다.
보딩을 기다리는 사람들, 위로 독일 B사의 광고가 화려하다.
노르웨이 대부분의 지역이 눈이 많이 오고 오로라가 뜨는 북극권인 만큼
공항에서도 그와 관련된 홍보물을 만날 수 있었다.
오로라투어에 관련된 부스 안에 목조로 된 스키, 전통 눈썰매와 눈 위에서 걸으며 산책을 할 수 있는 '미시간 눈신발'이 눈에 띈다. 미시간 눈신발은 전통적으로 나무로 만들어지며 직선구간을 걷는데 알맞으며 동계스포츠에도 널리 이용된다. 만약 겨울에 노르웨이에 여행오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이 눈신발을 신고 피오르드를 걸어보기를.
그리고 그 소감을 꼭 내게 생생히 전해주기를. (나는 하지 못했으니까!)
보딩을 마친 후, FINNAIR 비행기에 앉아 비치된 잡지를 꺼내본다.
나는 어딜가나 비치된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특히 도서관에 비치된 잡지들, KTX같은 교통수단의 좌석에 비치된 잡지 읽는 것이 무척 즐겁다.
노르웨이에서 헬싱키로 가는 핀에어에 비치된 잡지는 바로 핀에어 기내잡지사에서 발행되는 BLUE WINGS.
찬찬히 읽다보니 신기하게도 우리나라를 취재한 기사편이 나온다.
한때 유행했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무엇이 강남 스타일인지 취재를 한 기사인데 직접 서울,
강남에가서 '강남 스타일'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촬영하고 인터뷰한 내용들이 나왔다.
이상하게도 뭉클하고 반가운 마음.
한국을 떠나온지 단 며칠만에 향수병이 생기는 우스꽝스러운 일을 만들지 않기위해
자세히 읽어보려 노력하지는 않았다.
이러고 있는 사이,
이제 비행기는 헬싱키로 향하는 날개를 높이 드리운다.
황홀한 자연, 아름다운 풍광, 쓸쓸하고도 차분했던 도시,
현실인지 아닌지 믿을 수 없을만큼 벅차오른 북유럽 첫 여행지였던 이곳을
우리는 이제 떠난다.
이젠 정말 안녕, 노르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