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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택경 Feb 06. 2024

매쉬업엔젤스가 매쉬업벤처스로 새롭게 시작합니다

매쉬업엔젤스 2.0 - '매쉬업벤처스' - 로의 진화


매쉬업엔젤스의 설립


2008년에 제가 다음(Daum)을 그만두면서 연쇄 창업자와 투자자의 길을 놓고 고민하였는데, 결국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뜻을 두고 엔젤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투자자의 길을 가기로 했던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단순히 자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 창업자에게 조력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준다면 더욱 의미 있고 보람찬 일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창업자가 아닌 투자자의 관점에서 조금 얕은 대신 좀더 넓은 시야로 인사이트를 얻을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 컸습니다.


2000년대에 엔젤 투자를 몇번 한 적이 있는데, 초기 스타트업을 만났을 때, “이 정도는 당연히 알고 있겠지”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의외로 팀들이 잘 모른다는 점이 뜻밖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저 역시 다음(Daum) 초창기 시절에는 잘 알지 못했던 부분이었고 창업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조금씩 배웠나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창업에 있어 시행착오는 필수지만 그중 피할 수 있는 시행착오는 조력을 통해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리고 초기 스타트업 투자자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로 결심한 이후, 10년이 넘게 수많은 초기 스타트업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조언하고 또한 그중 다양한 초기 스타업에 엔젤/시드(seed) 투자를 진행하고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저 또한 많은 배움을 경험한 것 같습니다.


‘매쉬업(Mashup)’이라는 단어는 원래 음악용어로서 서로 다른 곡을 조합하여 새로운 곡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IT 업계에서는 이 단어가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혼합하여 새로운 웹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제가 매쉬업엔젤스를 설립할 때 이 단어를 선택한 것은 매쉬업엔젤스 내부 인력 뿐만 아니라 외부의 다양한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과 함께 초기 스타트업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안정 궤도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였습니다. 실제 매쉬업엔젤스는 내부의 파트너/심사역/매니저들외에도 다양한 어드바이저분들과 선배 포트폴리오사들, 그리고 외부의 스타트업들과 관계자 및 관련 기관, 후속 투자자와의 연결 프로그램들을 갖추고 있죠.


초기 스타트업의 첫 투자자로서 창업자를 보다 잘 이해하고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후에도 다양한 조력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한 자금의 투자만이 아닌 무형의 가치를 더할 수 있는 (Value Add)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가 되기를 꿈꾸며 2013년에 매쉬업엔젤스를 시작하게 됩니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변화


2008년에 제가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엔젤 투자를 시작하기로 한 이후에도 국내 스타트업의 생태계는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1990년대 다음(Daum)의 초창기 시절에는 웹(Web)에 기반한 인터넷 열풍이 메가트렌드가 되었고 닷컴버블이 생길 정도로 국내외적으로 스타트업 붐이 일어났던 것처럼, 2008년 이후에는 아이폰을 시작으로 새롭게 등장한 스마트폰 열풍에 기반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가 다시 메가트렌드가 되었고 이에 기반하여 국내외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2020년대에는 코로나19를 비롯해 글로벌 거시 경제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팬데믹 시기에는 재택근무나 외출 제한등으로 인해 협업툴, 음식배달업, 게임/OTT등 콘텐츠 산업, 그리고 백신 관련 바이오 기업등이 호황을 누렸고, 반면에 여행/외식업이나 교통관련 업종은 불황이었습니다. 엔데믹과 함께 다시 업종에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구요. 


또한 생성형 AI의 등장과 함께 이제 일반인들도 AI 시대를 체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ChatGPT 경우 이제 누구나 다 사용하는 툴이 되었죠. 모바일 인터넷 시대이후 새로운 메가 트렌드로서 AI가 꼽히고 있는데, 기존의 IT 메가트렌드보다 세상을 혁신할 수 있는 잠재력이 더욱 크기에 전문가조차 정확한 미래를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미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많이 진행된 B2C에 비해 아직 일부 B2B는 상대적으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여지가 남은 영역이 많은 편이기에, SaaS와 기타 솔루션들의 시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일손이 부족한 오프라인 공장과 서비스 매장등은 앞으로 자동화된 로봇과 IT 솔루션이 일부 메꿀 가능성도 커지고 있죠. 인구감소가 예상되는 국내에서는 로봇 HW뿐만 아니라 AI SW의 도움으로 업무 생산성을 더욱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이러한 솔루션들은 로컬 시장만이 아닌 글로벌 진출 가능성이 크기에 업스케일 가능성이 더욱 크죠.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도 2000년대에 비하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습니다. 닷컴버블 이후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초기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도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액셀러레이터의 등장과 엔젤투자의 활성화로 진일보해졌죠. 초등학생 교사와 고등학생 교사가 학생을 대할때 각각 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초등학생을 고등학생 대하듯이 하면 곤란하죠. 마찬가지로 투자자도 스타트업의 단계에 맞추어 적절한 조언과 조력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존엔 초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투자자가 별로 없어 초기 스타트업과 투자자의 눈높이가 맞지 않는 경우도 꽤 있었던 같습니다. 이제 매쉬업엔젤스를 포함해 새로운 초기 스타트업 투자자들이 등장하면서 좀더 초기 스타트업의 눈높이에 맞춘 투자와 조력이 제대로 가능해졌습니다.


2020년대엔 팬데믹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와 함께 글로벌 유동성이 몇년간 급증했다가, 엔데믹과 함께 글로벌 유동성의 축소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으로 가파른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국제 정세 또한 불안해지면서 주식 시장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이러한 상장 주식 시장의 급변은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투자 혹한기와 함께 그간 과대평가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도 절하되었고, 투자자도 스타트업이 기존 저금리 시대의 손쉬운 자금 조달에 기반한 고성장보다는 이제 빠른 매출 발생과 월 손익분기점 도달을 더욱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투자혹한기라고 하지만 인기가 많은 스타트업의 경우 오히려 투자자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기가 많은 스타트업과 아닌 스타트업간의 빈익빈부익부 현상도 더욱 커졌죠. 컨슈머 시장의 비즈니스 기회가 어느정도 선점된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좀더 B2B관련 시장에 대한 관심으로 옮기고 있으며, 단계별 투자자간 경계도 점차 사라지고 있어 뒷단계의 투자자가 초기 단계부터 투자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매쉬업엔젤스에서 매쉬업벤처스로의 진화


앞에서 언급한 스타트업/투자 생태계의 변화에 맞추어 매쉬업엔젤스도 이제 2.0으로 변화하고자 합니다. 규모도 좀더 키우고 관련 전문성도 레벨업을 진행 중인데, 이번에 매쉬업벤처스로 사명을 변경하는 것도 이러한 취지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첫째, 매쉬업엔젤스의 투자규모를 좀더 늘리고자 합니다. 기존 펀드에서 최대 3억까지 투자하였던 투자금 규모를 이번 펀드에서는 최대 5억원으로 증액하였고, 적극적인 팔로온 투자를 통해 투자 혹한기에 초기 스타트업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지원한 포트폴리오사 모두가 100% 선정된 TIPS/딥테크TIPS 운영 경험에 기반해 R&D 지원자금과 최대 8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수준의 클라우드 크레딧을 제공합니다.


두번째, 매쉬업엔젤스의 투자 분야도 컨슈머 서비스외에  SaaS/AI쪽으로 더욱 집중하려 합니다. 초기에는 매쉬업엔젤스의  포트폴리오사들 중 오늘의집, 핀다, 마이리얼트립, 스타일쉐어, 캐시워크등 컨슈머 서비스쪽 비중이 약 70% 정도로 높았었지만, SaaS/AI관련 스타트업의 비중이 2022년부터 크게 높아지기 시작하여  2023년에는 투자한 포트폴리오사의 약 70% 정도가 오히려 SaaS/AI관련 스타트업이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AI관련 B2C 서비스 스타트업 경우 기존 매쉬업엔젤스의 풍부한 컨슈머쪽 포트폴리오사 경험과도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매쉬업엔젤스의 관련 스타트업 후보에 대한 검토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중이죠.


세번째,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스타트업/투자 생태계에 맞추어 매쉬업엔젤스도 현재 조직을 2.0 체계로 개편 중입니다. 최근에 투자 생태계에서 자금은 비교적 흔한 자원이 되었기에, 초기 설립 취지처럼 스타트업에게 무형의 가치를 제대로 더해 줄 수 있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에 따라 수십 명의 창업자들 및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목소리에 기반해 최근 스타트업들의 다양한 니즈 우선순위를 분석하여, 이를 반영한 조직 및 지원프로그램을 새롭게 준비 중이죠.

세미나/오피스아워/네트워킹을 제공하는 매쉬업가치성장프로그램은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새로운 펀드 결성과 함께 글로벌 기술 스타트업 출신 파트너들을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하였고, SaaS/AI관련 포트폴리오사의 글로벌 진출 또한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특히 파트너들이 스타트업 성장 과정에서 겪은 유의미한 경험과 전문성을 공유하여, 포트폴리오사들의 빠른 매출 성장과 스케일업 전략에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글로벌 엑시트 경험을 가진 밸류업 파트너가 창업팀과 스프린트를 함께 하며 고속 성장을 지원하고, 유니콘까지 성장한 포트폴리오사들을 포함해 기 투자한 포트폴리오사의 선배 그리고 동료 창업자들과 피어러닝(peer-learning)을 통해서도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 받을 수 있죠.


매쉬업벤처스의 비전


매쉬업벤처스는 창업자의 꿈에 동참하는 첫 번째 기관투자자가 되고자 합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특히 조직이나 지분구조등 일부 이슈는 초기에 첫 단추를 잘 못 꿸 경우 이후에 이를 보완하기가  꽤 힘든 경우도 많죠. 창업자 경험의 파트너와 스타트업 경험의 심사역이 2인1조로 구성된 매쉬업벤처스는 초기 스타트업이 자주 겪는 어려움을 이미 잘 인지하고 있으며 초기 스타트업 관련 조력 경험도 10년 이상으로 풍부하기에, 초기 스타트업의  시행착오를 줄여 줄 수 있고 현실적인 조언도 가능합니다. 창업자들을 위한 의사결정에 초점을 맞추는 창업자를 위한 창업자가 되고자 하죠. 아래 누적 투자금액 6,200억, 누적 매출 3조 6,400억, M&A 및 IPO 횟수 8회. 이것은 저희 포트폴리오사의 지표가 아닙니다. 바로 저희 파트너들이 창업자로 일구었던 지표들의 합계치입니다. 매쉬업엔젤스는진짜 창업 경험을 가진 다수의 파트너들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야구 역사상 세계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로 가기 전에, 니혼햄파이터스 구단이 일본리그를 경험하도록 오타니에게 리버스 피칭을 했습니다. 미국의 메이저리그는 큰 보상과 높은 경기 레벨을 보장하는 반면에 부족한 선수들을 도태시키는 구조이고, 일본 리그는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과 경기 레벨을 갖고 있지만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끌어올리며 성장시키는 구조입니다. 니혼햄파이터스는 오타니가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을 도와주겠다고 설득하였고 실제 오타니는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가 되었습니다.




매쉬업벤처스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전의 과정처럼, 처음 창업하는 창업자들이 큰 투자를 한 번에 받는 것에 비해 다소 적은 투자금일 수는 있지만, 도태되지 않고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수 있는 실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초기 스타트업 동반자로서 다음단계로 고속 성장할 수 있는 조력을 하고자 합니다.


실제 기존 포트폴리오사들 중 상다수가 저희로부터 첫 기관투자를 받았고 성공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저희와 함께 메이저리그에 갈 창업자분들을 앞으로도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매쉬업벤처스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닌 동반자로서 함께 멋진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서 : VC가 알려주는 스타트업 투자유치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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