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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타 Dec 31. 2019

'인디'를 추구하는 그의 음악세계 - 가수 윤딴딴

레타가 만난 사람 3

레타가 만난 사람 3


세 번째 인터뷰 - 가수 윤딴딴


     

1.

 고등학교 3학년. 첫 번째 수능을 망치고 잠시나마 아르바이트를 했다. 재수가 끝났을 때도 아르바이트를 했다. 대학교 입학해서도 아르바이트를 했다. 시기는 달랐지만 장소는 같았다. 모 방송국의 음악방송 스테이지였다. 이곳에서 조연출로 일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만 당시에도 ‘아이돌’ 음악이 대세였다.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아이돌의 무대로 꾸며졌다. 그래서일까? 아이돌 음악에 대한 반감이 들었고 그때부터 ‘인디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두 가수가 있다. 재수 시절서부터 광팬이었던, 앞서 인터뷰한 가수 ‘노리플라이’, 그리고 대학에 들어와서 알게 된 가수 ‘윤딴딴’이다.


 대학에 입학 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학교를 다녔다. 오전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일을 했다. 지하철 막차를 타고 퇴근하는 게 다반사였다. 언젠가 퇴근하는데,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막상 주변을 둘러보니 나만 공허하게 남겨진 느낌이었다. 별 수 없이 이어폰을 꼽고 음악이나 들으려 했다. 음악 차트를 보던 중 특이한 이름의 가수가 있었다. 윤딴딴? 호기심에 그의 음악을 검색해봤다. 그때 들었던 노래가 ‘겨울을 걷는다’였다. 가사는 흔한 사랑과 이별 이야기. 하지만 독특했다. 가사에 맞지 않게 경쾌한 기타 리프와 깔끔한 목소리. 참으로 모순된 매력의 곡이었다. 이게 바로 ‘윤딴딴’과 나의 첫 만남이었다.


2.

 노리플라이 인터뷰가 끝났다. 기사 출고도 마무리됐다. 다행스럽게도 독자 반응은 괜찮았다. 독자층이 젊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았다. 기세를 몰아 또 다른 인디가수를 인터뷰해보겠다고 했다. 바로 ‘윤딴딴’이었다. 당시 윤딴딴은 자신의 대표 단콘이라 할 수 있는, <딴딴한 여름>을 끝마친 상태였다. 인터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을 거라 판단했다. 하지만 컨택 방법이 문제였다. 그는 소속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뒤져봐도 컨택할 수 있는 수단이 안 보이길래, 윤딴딴에게 인스타 DM을 보냈다. 답장이 올 거라는 기대는 1도 안 했다. 그런데 웬걸. 며칠 후에 답장이 왔고 그렇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3.

 윤딴딴의 음악은 ‘소박함, 그리고 일상’이란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그가 쓴 가사를 보면 하나같이 소박하다. 무언가 거대한 서사를 그리지 않고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리고 소박하게 우리네 일상을 그려낸다. ‘나이’를 노래에 녹여낸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앨범 <반오십>이나 노래 ‘27살의 고백’에선 그 나이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저는 제 음악에서 진지하지 않으려고 해요.

담담하고 일상적인, 그러면서 욕심부리지 않는 게 제 음악 스타일이에요.”


 4.

 오랜 시간 조연출을 하면서, 많은 가수들을 만나보고 이야기를 나눠봤다. 많은 가수들은 자신과 맞지 않는 음악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기획사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위와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윤딴딴은 달랐다. 그는 기획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도 기획사에 몸을 담은 적이 있다. 하지만 금세 독립을 선언했다. 기획사가 추구하는 길과 그가 추구하는 길은 달랐기 때문이다.


 “공연 한번 할 때 기획사가 있으면 매니저, 코디들이 와서 다 같이 준비하고 완성된 모습을 ‘짠’ 하고 보여주잖아요. 그런데 인디 가수는 프리 하고. 메이크업 안 하고 집에서 머리만 감고 바로 무대에 올라가고 그러죠. 메이저는 콘텐츠가 다양한 부분도 있죠. (중략) 반면에 인디 가수는 그런 게 없죠. 그렇지만 관객들이랑 더 친근한, 약간 일반인 같은 이미지가 있고, 콘텐츠는 다양하지 않지만 음악이 주된 그런 느낌이 있어요.”


5.

 인터뷰는 잘 끝났다. 주관이 많이 들어간 자평을 해보자면, 앞선 두 인터뷰보다는 매끄럽고 원활하게 진행된 것 같았다. 인터뷰이였던 윤딴딴의 도움이 컸다. 친한 동네 형과 수다 떠는 느낌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수가 동행하지 않아서, 부담 없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세 번째 인터뷰가 끝났고 기사 출고도 마무리됐다.


--

http://topclass.chosun.com/board/view.asp?catecode=J&tnu=2017091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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