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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해영 Hae OH Mar 28. 2022

창업 반 년차, 몸으로 깨달은 것들

본격적으로 창업을 시작한지 반 년이 지났다.  

예상은 했었지만 지금껏 경험한 것 중 가장 높은 차원의 노동 강도와 스트레스였다.

다행히도 이 시간을 함께 해준 동료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반기가 지나가는 이번 주,

6개월만에 처음으로 동료 셋이 밖에 나가 맛있는 것도 먹고, 편히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워크숍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반나절의 나들이였지만, 매일 밤늦게까지 사무실에 있다보니 짧은 시간만으로도 꽤나 환기가 되었다.


그렇게 지난 반년을 돌아보니 정말 많은 것을 시도했고, 실패하고, 경험했고, 그 중에서 몇가지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동안의 배움을 정리해본다.


1. 고객의 마음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렵다.


반년 동안 여러 고객을 만났다. 고객을 만나기 전에 생각했던 예상은 빗나가기 일쑤였다. '우리의 고객은 이런 것들을 원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내용들이 '진실'이 아니라 뇌피셜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지금은 다행히도 고객의 마음을 쉽게 예단하려 하지 않고, 선입견을 버리고, 고객과 대화하고, 그리고 관찰한다. (고객도 스스로를 모를 때가 많다) 이 과정에서 이전보다 훨씬 오류를 줄여나가고 있다.


2. YES맨을 버리고 스스로 중심이 되어야 살아남는다. 이것은 생존게임.


수많은 업무와 의사결정의 파도가 휩쓸려 온다. 시간은 부족하고 결정해야 할 것은 많다. 이전에는 책임지는 것이 많지 않았지만 이제는 모든 선택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책임의 영향은 나 뿐만이 아닌 팀원들의 재정, 시간, 에너지, 기회비용, 인간관계를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은 '사람 좋은 것'이 아니라 '악(惡)'에 가깝다.  '선택'이 모여 '생존'을 결정하므로, 이 파도 속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는 반드시 중심, 주체가 되어 선택해야 한다.


3. '멋들어진 개념'보다 '구체적인 결론'이 중요하다. 실력은 디테일에서.


우리가 만드는 것은 과제나 발표가 아니라 '자료, 프로그램, 웹사이트, 콘텐츠, 상품'과 같은 구체적이며 눈에 보이는 형태의 Output이다.


소비자로 살아갈 때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인데 생산자가 되어보니 점 하나 찍는 것 까지도 고민이 필요하다. 기획자가 깊이 고민하지 않으면 제작자는 미로를 헤매야 한다.


예전에는 방향성/큰 차원에서의 컨셉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중요하지만 디테일이 없이는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어쩌면 디테일(구체적인 내용과 결론)을 잡지 못한다는 건 실력도 거기까지라는 이야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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