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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coplanet Jul 09. 2020

에코플래닛의 시작

스타트업.


나는 여전히 이 단어를 들을 때마다 설레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스타트업에는 도전적, 새로운, 신선함, 혁신적, 모험심, 유니콘 등과 같은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그래서 이쪽 씬에 발을 담근 사람들에게는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마약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에 있는 이들은 모두 대박을 꿈꾼다. 그 대박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누군가에게는 경제적 자유, 어떤 이에게는 창조적 명예 그리고 또 다른 이 에게는 사회적 혁신 등 다양한 목표와 비전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돈과 명예를 좇으면서 이 시장에 들어왔다.

아름답게 포장된 가치보다는 삶에 있어 필수적인 저런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게 내 성향에 맞았다.

소위 뜬다는 산업군에 빠르게 몸담으면서 기회를 엿보았던 것 같다.

게다가 내게 있어서 일한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것이었다.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어우러져 장밋빛 미래를 꿈꾸면서 일을 한다는 것은 황홀했다.

때론 늦은 시간 집에 돌아가는 길이 쓸쓸하긴 했지만, 그 시간마저 행복했다.

하지만 결국 좋은 성과가 돌아오지 않아서 늘 아쉬웠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을 잠시 쉬게 된 시점에 나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었다.


불안과 번민 속에

"내게 스타트업이라는 것이 맞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되었을 즈음,

나는 창업 아이템을 고도화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회를 혁신하는 소셜벤처를 본격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처음 접한 당시에도 기존에 가진 욕망을 버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창업자들과 그들의 제품 및 서비스를 보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소셜벤처를 통해 보다 선한 영향력을 세상에 알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점차 깊어졌다. 또한, 국내 소셜벤처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장해가는 모어댄, 지구인컴퍼니 등의 사례를 볼 때면 놀라움에 뒷통수를 얻어 맞은 것 같았다. 나도 이런 사업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들었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기업들이 제품을 더 잘 팔 수 있도록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최초로 에코플래닛의 모습을 구체화했다. 초기의 에코플래닛은 '소셜벤처들의 서비스와 제품을 크라우드 펀딩 하는 플랫폼'이었다. 그리고 이 아이템을 구체화해서 정부지원 사업 등 다양한 곳에 지원했다. 더 잘해서 합격했으면 하는 마음에 4차 산업혁명 아이템 중 하나인 블록체인도 끌어다가 붙이기도 했다. 겉 포장은 열심히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탈락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아이템에 대해서는 신선하게 여겼지만 시장 규모에 대한 의문과 함께 당장 플랫폼을 구축할 개발자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크라우드 펀딩과 블록체인이라는 시스템이 들어가는데 개발자 하나 없는 기업에 누가 선뜻 지원을 하겠는가? 이 모든 것은 나의 불찰이었다.



그렇게 또 고민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내린 결정은 지금의 에코플래닛이었다.


화려한 플랫폼, 펀딩, 블록체인 등 상상 속의 도구들은 모두 지워버렸다.

내가 열망하는 것의 본질은 '소셜벤처를 세상에 많이 알리는 것'


그리고 그것을 할 수 있는 도구는 글을 올릴 수 있는 웹페이지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흥분해서 글로벌로 확장하고 고급 기능을 위해서 워드프레스로 무엇을 만들겠다느니 이런 생각이 몽실몽실 올라오는 것도 차단해버렸다. 당장 국내 기업이 제공하는 브런치나 블로그 툴은 널리고 널렸다. 그래 이걸로 시작하자. 고민만 하지 말고 일단 글을 올려보자.)


이렇게 에코플래닛이 첫 항해를 시작한다.



나만의 방식으로

내가 가진 수준에서

세상을 혁신하는

소셜벤처와

사회적 혁신가들을

소개하는 플랫폼

에코플래닛

그 시작

2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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