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각공간 Aug 18. 2022

서점일기 ─ 행복 ≠ 성찰 부재의 마취

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마음은 통계적 논리보다 단순한 패턴 인식에 더 능숙하므로 (…) 피험자를 강화reinforcement하기 위해 사고능력이 우수하다고 반복적으로 칭찬할 경우 피험자는 오류를 범한 것으로 판명난 후에도 자신이 정확하게 사고했다고 생각할 뿐 아니라 잘못된 사고의 패턴을 그대로 유지한다. (…) 특정 분야의 성과와 일반적인 비판적 사고 능력 사이에는 반드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이 이룬 업적에 대해 대중으로부터 호응을 얻은 (세) 사람은 스스로 지적으로 무결하다는 신념을 강화함으로써 자기 성찰과 단절했다.

_필 몰레, 〈똑똑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인지 재앙〉中




길버트가 <뉴욕매거진>에서 밝혔듯이 "우리의 상상력은 사물을 재구성하고 윤색하는 별난 재주를 갖고 있다." 그는 이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사건 재구성 능력'을 발휘해 우리 자신에게 사건의 좋은 면을 부각시키고 나쁜 면을 감추는 '이야기'를 꾸미는 것이 행복한 삶의 중요한 조건일 거라고 본다.

 그러나 이 견해에도 역시 실망스러운 함의가 담겨 있다. 직설적으로 말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에게 기만을 일삼아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우울한 사람들은 현실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고 행복한 사람들은 착각 속에서 뭉그적댈 공산이 크다는 연구가 있다. (…) 휴 맥케이가 '행복과 그 이유들'에서 청중들에게 한 말은 어떨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합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낫지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더욱 칭찬할 만합니다."

_스티브 샐러노, 〈행복을 권하는 사회의 역설> 중




성찰을 통해야지만 빛을 잃지 않는 지성.

말글에 맛들인 나머지 취하면 자기애 서사에 함몰되기 십상.

제가 엮은 말글이 올무 되고 그물로 화하니 그야말로 자승자박 지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겨운 나머지 허우적대며 빈둥대는가 하면,

함정 임을 알아채고 벗어나는 사람도 있다.

우둔과 명석은 이러한 데에서 얼마나 재바른가로 나뉘는지도 모를 일이다.

왁자한 중에 주고받는 말의 성찬, 그 맛에만 매이면 지속 불가.

이를 총체로 성찰하는 토대 위에서 만남 또한 지속가능.

그러니 '한 사람으로 족하다는 그런 사람을 너는 가졌는가'라는 물음(ft.함석헌)에

'네, 그렇습니다!!' 자신하기 곤란한 때 먼저 살필 건 오로지 자기 자신.




중독 초래하는 마취에서 깨어나기 위한 주문,

'내 탓이요, 내 탓이니 다만 내 탓이로소이다.'

작가의 이전글 서점일기 ─ 까칠하게 산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