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보다 더 신화 같았던 나라로
그리스는 두 개의 반도로 이루어져 있다.
서쪽 펠로폰네소스반도, 동쪽 아티카 반도
두 반도는 도시 고린도로 리본처럼 연결되어 있고,
펠로폰네소스 반도에는 스파르타가 아티카 반도에는 아테네가 있다.
지금은 고린도 운하가 뚫려서 펠로폰네소스 반도는 섬이 되었다. 아테네에서 스파르타는 버스로 약 3시간 거리다.
온라인으로 버스 티켓을 사기 어려웠다.
아테네 시외버스 터미널 홈페이지가 워낙 조악한데다가 시간표마저 검색되지 않았고,
그리스어로만 표시된 페이지도 많았다. 관광객이 온라인으로 버스티켓을 구매하긴 힘들 것 같다.
나도 여러 차례 시도해봤지만, 홈페이지에선 스파르타 직행버스가 검색되지 않았다. 그래서 전 날 직접 찾아가 현장 구매했다.
시외버스 터미널 주소는 구글에 「bus kifissou」
라고 검색하면 나온다.
인터넷으로 검색할 땐 아테네-스파르타 직행 버스가 하루 한 편이더니, 터미널 직접 와서 확인해보니 하루에 9편씩이나 다니더라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아테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갈 수 있는 도시들을 읽으며, 이 중 몇 개나 가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바빠졌다.
그리스는 참
3년을 가이드로 산 나도 헷갈리게 만든다.
스파르타라는 도시가 라코니아현에 속한다는 사실을 모르면 터미널도 못 찾는다. 버스전광판에 스파르타 간다고 띄우지도 않는다. 그냥 그 시간에 엉뚱한 도시 이름를 띄운 버스가 출발 준비를 하길래 스윽 가서 스파르타? 물었더니 맞다고 하더라. 그나마 나는 라코니아쪽을 가는거면 스파르타를 가는 것 같은데 왜 스파르타라고 안 띄우지 라고 의아해하며 그 주변을 어슬렁거렸으니 망정이지, 진짜 관광객이었으면 버스 못 찾았을거다. 그리스 다니는 거 정말 녹록치 않다.
아침 10시 30분 아테네 출발 버스를 타고
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스파르타에 도착했다.
중간에 고린도에서 사람들을 내려주고 새로운 사람들을 태우고, 트리폴리에서도 한 번더 사람들을 내려주고 새로 태우고해서 시간이 더 걸렸다.
비가 온다고해서 바람막이를 챙겨 갔는데
비는 오지 않았지만 하늘이 구리구리했다.
City center 라는 표지판을 따라 스파르타 시내로 걸어나왔다. 역시 예상대로 작은 마을이었다.
버스는 10시 30분 출발이었지만, 집에서는 8시 50분에 나왔다. 집-시외버스터미널-스파르타 까지 한끼도 못 먹고 와서 도착하자마자 아우배고파 곡소리를 하며 식당을 찾았다.
피자나 햄버거를 먹고 싶었는데,
걷다가 우연히 눈 마주친 아저씨가 자기네 가게에서 어떤 음식을 파는지 그리스어로 아주 천천히 얘기해 주기 시작했다. 내가 외국인이니 아주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는데, 그리스어를 잘 말해준다고 외국인이 그걸 알아듣나?
그 아저씨 하는 행동이 귀여워서 에라 그 가게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음식 이름 정도는 그리스어로 다 알아 들어서 뭐 파는지도 다 알았다.
시내에서 스파르타 아크로폴리스는 금방이다.
스파르타가 워낙 작다.
아크로폴리스는 아크로가 높은, 폴리스가 도시 라는 뜻으로 높은도시 즉 신들이 사는 도시 라는 뜻이다. 지금은 파르테논이 있는 아크로폴리스가 유명하지만, 아테네뿐 아니라 그리스의 도시 국가들은 가장 높은 곳을 골라 신전을 짓고 아크로폴리스 라고 불렀다. 고린도 아크로폴리스, 스파르타 아크로폴리스 등등.
스파르타 아크로폴리스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 스파르타의 전설적인 왕 레오니다스가 서있다.
두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