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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북강녕 Nov 23. 2021

별바라기 StarFlower #1

#1. 용맹한 혜성 레너드와 지구, 금성의 삼각관계 


   - 유튜브 채널 '별바라기 StarFlower'에서도 함께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


   2021년 가장 멋질 것으로 예상되는 레너드 혜성(C/2021 A1 Leonard)의 3차원 궤도를 보며, 혜성과 지구, 금성의 삼각관계를 파헤쳐 보려고 합니다.


* 태양계 3차원 시뮬레이션은 교육용 천문소프트웨어 별바라기를 이용하여 예측하였습니다.

   별바라기 다운로드: https://starflower.info/z10_basic_info/sf_download.html



   먼저, 등장 인물을 소개합니다.


용맹한 혜성 레너드. 평소에는 흙먼지와 돌가루를 잔뜩 품은 볼품 없는 얼음 덩어리지만, 태양에 가까이 갈수록 증기와 흙먼지를 내뿜으며 멋진 꼬리를 만들어 냅니다.


태양. 강력한 중력으로 태양계 모든 천체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끊임 없이 열정적으로 에너지를 뿜어 냅니다. 태양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주관하는 부모와 같은 존재입니다.


금성.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두 번째 행성으로, 태양 에너지를 듬뿍 받아 매우 밝게 빛나며 샛별 또는 비너스라고 불립니다.


지구.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세 번째 행성으로, 전자기 차단막과 오존층이 유해 입자의 침입을 막아 주며, 물질들이 안전하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항상 혜성을 그리워하지만, 먼 옛날 혜성과의 격렬한 포옹으로 상처를 입었던 아픈 기억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레너드 혜성의 고향은 먼 북쪽에 있으며 매우 추운 곳입니다. 혜성은 따뜻한 태양 쪽으로 방향을 잡은 뒤 약 4만년을 날아 왔습니다. (거리는 약 5,500억 km에 달하며 빛의 속도로 약 21일이 걸립니다.) 혜성은 2017년부터 토성의 궤도에 진입했지만, 토성이나 목성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지구를 향해 달려 갑니다. 혜성은 지구  가까이 다가가며 꼬리를 점점 늘리고 몸치장을 합니다.



   지구는 2021년 1월 3일 혜성이 날아 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하고 혜성 맞이를 준비합니다. 

과거와 달리, 최근 지구는 혜성을 매우 환영합니다. 만약 2020년 니오와이즈 혜성이 조선시대에 나타났다면, 혜성 때문에 역병 코로나가 발생했다고 난리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2020년 지구는 니오와이즈 혜성을 격하게 환영해 준 바 있습니다. 


   드디어 지구를 만나기 1 AU 전입니다. 혜성은 초속 40 km의 속도로 달려 오고, 지구도 초속 30 km의 속도로 마중을 나갑니다. 둘의 격렬한 포옹을 기대해 봅니다.


   그런데, 혜성의 경로가 좀 이상합니다. 


이런! 12월 12일, 혜성은 지구에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쳐 버립니다. 망연자실한 지구는 혜성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랩니다. 혜성은 점점 밝아지는데 지구에서 멀어지기만 하니 아쉬움은 더 커집니다.


   지구를 지나친 혜성은 더욱 속도를 높여 초속 50 km의 속도로 나아갑니다. 어디를 향하는 것일까요? 


혜성 앞에 금성이 나타납니다. 혜성의 목적지는 지구가 아닌 금성이었던 것입니다. 

혜성은 꼬리를 더욱 길게 늘어뜨리며 한껏 멋을 냅니다. 12월 18일 금성과 혜성은 포옹을 시도합니다.


   과연 둘의 만남이 이루어졌는지, 확대하여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아쉽게도 둘 사이에는 포옹도 입맞춤도 없었습니다. 혜성이 먼저 지나가고, 금성은 이틀 뒤에 혜성이 흩뿌려 놓은 먼지를 뒤집어 쓰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래도 혜성의 먼지는 위안이며 축복입니다. 이 먼지로 인해 금성에서는 대낮에도 유성우가 보이는 멋진 쇼가 펼쳐질 것입니다. 


금성과의 포옹에 실패한 혜성도 마음이 아프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모든 것은 태양의 뜻이었습니다. 태양은 강력한 중력을 이용하여 혜성의 궤도를 조절했고, 혜성을 태양 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겼습니다. 상황을 파악한 혜성은 태양으로부터 벗어 나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나, 태양의 중력 때문에 속도는 더 빨라지고, 몸이 깨질 듯한 고통이 느껴집니다. 뜨거운 태양풍에 온몸이 타 들어가고 살갗이 떨어져 나갑니다. 혜성은 이대로 생을 마감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나온 궤적이 아득히 떠오릅니다. 하지만, 침착하게 대응하면, 근일점을 무사히 통과하고 태양으로부터 멀어지고 고향으로 돌아 갈 수도 있습니다.


   과연 레너드 혜성은 태양의 무시무시한 중력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유튜브 채널 '별바라기 StarFlower' 에서 더 자세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zmTfnENOe-w 

내용이 도움이 되었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지구와 혜성의 포옹’이란 표현은 재미로 봐 주세요. ★

    만약 지구와 혜성이 충돌한다면  지구의 생명체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심각한 일일 것입니다. 이런 충돌은 원치 않습니다. 다만,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밝은 혜성이 지구 근처를 지나기를 희망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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