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열정 만랩!
골프를 시작한 지 5개월이 지났다. 골프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 돈을 들여야 한다는 남편의 굳은 의지로 골프 레슨 한 번 받아본 적 없는 나는 젝시오 아이언 세트를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작된 레슨. 주 2~3회 30분씩 30회를 받고 혼자 해보겠다며 연습을 했다. 레슨을 받을 때만 해도 '아 이제 알겠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다. 남편이 조언을 해줄 때도 항상 '응 이제 알겠어 백스윙을 할 때는 몸통을 같이 움직이는 거지?" "응 이제 알겠어 왼발에 체중을 실어야 한다 걸" "응 이제 알겠어 임팩트에서는 팔을 쭉 펴야 해" 뭔가 칠 때마다 이제 알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공은 생각처럼 맞지 않았고, 스윙폼은 레슨 받을 때와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가고 있었다.
물론 그 사이 나는 7번 라운드를 나갔다. 채를 잡은 지 2개월 만에 남편이 무조건 나가야 재미를 붙인다고 해서 나갔는데 웬걸. 너무 좋았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라운드. 매번 나갈 때마다 아쉬움만 남기고 왔다. 갔다 오면 더 의지가 불탔고 그렇게 다시 새벽 연습장을 끊고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새벽에 일어나지 못하는 내가 새벽 6시부터 일어나서 연습장을 가다니 정말 이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물론 남편도 마찬가지다. 새벽 연습장을 다녀오면 힘든 건 힘들다. 아무리 열정적이고 재미있어도 몸이 힘든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골프는 참 신기하다. 정말 잘 맞다가도 어느 날은 완전히 맞지 않는다. 완전히 스윙이 바뀌어버린다. 나는 매번 똑같이 친다고 하는데도 말이다. 어떤 날은 아예 어떻게 쳤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칠 때마다 생각이 너무 많다. 몸이 익숙하지 않으니 당연히 그 프로세스를 생각해야 하기에 자꾸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럴 때면 스윙 타이밍이 맞지 않아 공이 맞지 않는다. 매번 좌절하다가도 다시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연습 타석에 서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런 열정의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아직은 점수에 연연하지 않아야 하는 골프 신생아여도 같이 라운드 간 사람들의 스코어를 볼 때면 내심 욕심이 생긴다. 잘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잘하고 싶다. 다들 3년은 쳐야 안정적(?)으로 칠 수 있다고 하는데 과연 나도 그럴 수 있을까 싶지만 이렇게 무언가에 열중할 수 있고 그 노력이 배신하지 않는다면 해볼 만한 것 같다. 점점 몸에 익숙하게 만들기. 이렇게 인생의 스킬이 또 하나 늘어간다.
제주 오라CC 남편이랑 2인 롼딩 기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