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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Mar 26. 2024

[주류 아카데미] 데킬라 역사가 고작 130년?

멕시코 전통 증류주라 불리는 데킬라의 역사와 탄생 배경

요즘에는 와인과 위스키보다 '데킬라'이야기가 더 많이 들리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데킬라, 역사가 고작 130년이라면 믿을 수 있으시겠어요?


물론 130년이란 세월은 무척 긴 시간이긴 해요. 하지만 한 국가의 전통주로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글로벌한 술이 되는데 들인 시간이 130년이라고 한다면... 저만 조금 짧다고 느껴지는 걸까요? �


아! 데킬라 이전에 멕시코의 전통 증류주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도 데킬라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으며,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많이 찾는 술이 될 수 있었던 걸까요?


오늘은 데킬라 탄생 스토리를 준비해 봤습니다 :)



멕시코의 전통 증류주는 용설란 혹은 스페인어로 아가베(Agave)라고 불리는 식물로 만들어요. 용설란은 멕시코의 토착 다육 식물로, 잎이 용의 혀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에요.


증류주를 만들 때 사용하는 아가베는 6년산부터 12년산부터 다양하지만, 평균적으론 7-8년가량 자란 아가베를 사용해요.


그렇다고 아가베의 모든 부분을 술의 재료가 되는 건 아니에요.  수확하고 난 뒤엔 펜카라고 불리는 잎과 피냐라고 불리는 몸통을 분리하여, 잎은 내버려두고 피냐를 굽거나 쪄서 사용해요.


잘 익어서 조금은 부드러워진 피냐는 잘게 분쇄하여 즙을 짜내고, 즙과 효모를 통해 발효주를 만들어요. 이때 만들어지는 발효주의 이름은 풀케(pulque)라고 불리며, 이 발효주를 증류하면 멕시코의 증류주가 만들어져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만들어진 멕시코의 전통 증류주를 데킬라라고 잘못 부르고 있더라구요? 완전히 틀린 말이라고 할 순 없지만, 100% 맞는 말이라고 할 수도 없어요.




원래 멕시코의 전통 증류주는 데킬라가 아닌 메즈칼이라고 불렸어요. 그럼 데킬라는 갑자기 언제부터... 어디서... 어떻게... 왜 등장한 것일까요?




메즈칼은 아가베로 만든 증류주를 의미하다 보니, 메즈칼이라고 할 수 있는 술은 무척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데킬라라는 도시에서 '블루 아가베'로 만든 메즈칼이 유명했어요.


여기서 한 가지 미리 말씀드리자면 데킬라는 지역 명칭에서 유래된 이름이에요~




데킬라 도시에서 만든 메즈칼은 데킬라 도시의 메즈칼이라는 의미로 'Mezcal De Tequila'라고 불렀어요. 어찌나 맛이 좋았는지, 1873년에는 미국으로 첫 수출을 하기도 했습니다.


수출의 선두주자는 '사우자 데킬라'였어요. 그다음에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호세 쿠엘보'가 있었죠. 다만, 'Mezcal De Tequila'에서 Mezcal이라는 단어를 지우기 시작한 건 호세 쿠엘보라고 해요. 다른 메즈칼과는 다른 데킬라 메즈칼만의 차별화된 특징을 조금 더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었죠.




그렇게 데킬라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기게 됐고,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서 메즈칼이 아닌 데킬라라고 불리는 상품들의 인기가 상승하다 보니 자연스레 '멕시코의 술 = 데킬라'라고 자리 잡히게 된 거예요.




지금의 데킬라는 품질을 유지·보존하기 위해 1978년 데킬라 규제 위원회에서 정한 규정(원산지 명칭)에 따라 관리되고 있어요.




따라서 총 5곳의 주에서 블루 아가베를 사용하여 만든 술만을 데킬라라고 취급하고 있죠. 샴페인과 코냑, 안동소주처럼 지리적 특산품이라고 생각하면 좋아요 :)


참고로 메즈칼은 데킬라보다 조금 늦은 1994년에 원산지 명칭을 인정받았으며 총 9개의 주에서 메즈칼을 생산하고 있답니다~



어때요?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데킬라의 탄생 비화를 알게 돼서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앞서 말했듯이 요즘에는 데킬라의 인기도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인기가 많아지면 경험의 수도 따라서 증가하기 마련인데요. 언젠가 데킬라를 마실 기회가 생긴다면 오늘의 이야기를 한번 떠올려보세요. 데킬리와 어색했던 분위기는 풀어지고, 순간은 더욱 맛있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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