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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톰림의 HR이야기 Apr 19. 2024

HR 101_당신이 HR을 오해하는 건 그럴만도 하다.

HR을 하기 전에 생각해 보는 HR 존재의 의미와 직무의 전제

10년을 넘게 몇 개의 조직을 걸쳐가며 HR 외길인생을 걷고 있지만,

이 직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분들을 만났을 때 "좋다" "추천한다"는 말이 쉽사리 나오진 않습니다. 


특히 사람 좋아하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분이 보이는 HR에 대한 열띤 기대를 마주할 때면

괴리감이 느껴지는 현실에 대해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진심으로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다소 냉소적인 관점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직무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요 ㅎㅎ


HR뿐만 아니라 어느 직무에서나 기대 혹은 이상과는 다른 현실적인 어려움은 존재하기 마련이죠.

HR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어떤 경험을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보려고 할 때 제일 먼저 생각 난 주제가 낭만 필터를 제거하고 순수하게 이 일이 가지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일말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 생각과 경험을 최대한 조리 있게 풀어내 보려고 합니다. 


누군가 알려줄 선배나 리더가 부족한 HR 주니어 여러분이 마주하는 외로운 싸움에 힘이 되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HR이라고 하면 어떤 일이 떠오르시나요?

평가? 승진? 교육? 채용? 보상? 

HR을 세부 직무로 나누면 포함될 수 있는 다양한 업무들입니다만, 

어쩌다 HR을 하는 사람들은 이 일들을 담당하게 되었을까요? 


HR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HR은 어떤 목적으로 일을 하는지, 어떤 필요에 의해 생긴 직무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HR이요? 이게 하다 보니 필요하게 되던데요? 

여러 조직,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며 느꼈던 제 경험에 기반해서 이 직무에 기대하는 역할을 짧게 서술하자면 조직을 위한 일종의 잡역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능재주꾼, 멀티플레이어 같은 그럴듯한 표현도 있지만 낭만필터 쏙 빼고 담백하게 보면, 조직이 잘 굴러가는 데 필요한 업무들 가운데 누군가가 하기 모호한 일의 총체가 이 직무의 출발점입니다. 


사업조직에서 돈을 벌기 위한 상품을 만들고, 영업도 하고, 마케팅도 하고, 서비스 운영도 하는 와중에, 

회사에 발생하는 그레이존의 처리와 조직관리가 일이 되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경비처리나 총무성 업무가 지원 조직에서 하는 기본적인 업무가 되지만 조직이 점점 고도화되면, 근로자들과 관련된 업무의 종류와 량이 점점 증가하게 됩니다. 


급여지급, 근태관리 등 근로기준법 상의 기본적인 준수사항을 챙기는 일을 시작으로, 조직이 추구하는 전략과 기조에 맞춰서 구성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게 정책과 기준을 수립하고 운영하는 것으로 일이 점점 확장됩니다. 


여기서 HR이라는 직무의 필요가 발생하게 됩니다. 


조직이 잘 굴러가기 위해 필요한 일은 그 조직의 규모, 경영진 철학, 산업군, 정부정책과 여론 등 많은 요소들의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하든 대부분의 문제와 해결방법은 결국 구성원인 사람에게서 비롯되고, HR이 하는 일은 조직이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사람과 사람을 둘러싼 환경과 제도를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 됩니다.  


앞서 나열한 평가나 승진, 교육 등 다양한 업무들은 모든 조직에서 당연히 해야하는 필수적인 일이 아닙니다.

조직이 이윤을 창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해당 조직의 니즈에 부합하는 조직만의 고유한 방법론이 인사정책이나 제도로 만들어졌을 뿐이죠. 


평가 안 해도, 승진 안 해도 효과적으로 운영되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아니 여기 HR은 왜 이걸 안 해줘요? 저건 왜 해요? 

동일 산업군에서 유사한 규모와 환경의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조직이 처한 내외부적 요인에 따라 조직이 선호하는 조직 운영 방법은 다양합니다. 그리고 그 업무도 꼭 HR이 아닌, 재무, 전략 등 다른 조직에게 부여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 기업 별로 HR에게 기대하는 니즈는 천차만별입니다. 


하나의 조직에서는 하나의 논리와 답이 있는 것 같아도, 다른 조직에서는 그 답이 전혀 무용하기도 합니다. 100개의 조직이 있다면 HR에게는 100개의 역할이 필요하지요. 


특히 각자의 경험과 기대에 따라 경영진이나, 구성원 모두 HR에게 기대하는 일의 종류와 수준이 천차만별입니다. 


회의실에 마카가 다 떨어져서 불만이라는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동시에 혁신적인 성취를 꿈꾸는 강철부대에 필요한 제도와 정책을 수립하는 일도 함께 해야 하지요. 

구성원들의 생활과 관련된 말초적인 민원의 해결부터 조직에 필요한 상위의 기획까지,

스팩트럼이 참 넓은 일입니다. 


물론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조직과 조직의 주요 의사결정자들이 본질적으로 지향하는 조직운영 방향이겠지만요. 그래서 때로는 구성원들의 불만이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직이 지향하는 방향을 위해 악역을 자처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HR이 하는 일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구성원들도 많이 만나게 되지요. 

"나는 HR에 이런 걸 기대하고, 전에 이런 HR을 겪었는데, 왜 이 곳은 이렇게 일을 하는 겁니까?"


그건 아마도 여기는 그 곳과 다른 조직. 다른 가치를 추구하기 곳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HR 놈들은 사측, 근로자의 적이라고?

이렇게 설명을 하면 혹자는 HR에 대해 단순히 '사측', 그러니까 회사의 이익에 맞게 직원들을 괴롭히고 고혈을 착취하려는 조직이나 직무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HR을 아끼는 사람 입정에서 그것만큼은 정말 엄청난 오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업이 추구하는 성장이 구성원의 이해와 동참에 의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은 지난 몇 년간 스타트업신의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검증되고 있습니다. 그 동반자로 HR은 조직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직무로 언급되기도 하고 있습니다. 


조직이 단기적, 혹은 중장기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휴먼리소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따라 HR이 다른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HR이라는 직무의 본질이 직원들의 이익이나 관심사와 배치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HR이 조직별로 보이는 관점과 역할의 차이는 결국 조직이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더 잘 기능하게 만들기 위해 해당 조직이 취하는 방법론에서 비롯되고, 조직의 니즈에 맞춰서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 HR이 해야 할 본질적인 책임이기도 합니다. 


다만 어떤 관점이든, 어떤 방법론이든, 조직과 구성원을 대치되는 관계로 본다면 어떤 목표도 이루기 어려울 것입니다. 


조직은 결국 구성원의 집합체이기 때문입니다. 




 조직이 잘 기능하게 만드는 일을 전부 나열할 수 있을까요? 전통조직에서 익숙한 평가 승진의 인사제도부터, 공간의 구성, 커뮤니케이션 방법론까지 HR이라는 직무가 커버해야 할 일의 범위는 무궁무진합니다. 반대로 어떠한 조직은 그 니즈에 따라 HR이 할 일을 매우 한정적으로 규정할 수도 있습니다. 고무줄처럼 왔다 갔다 하는 일. 그래서 우리는 어떤 방법론에 대한 학습보다 이 일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변화되는 상황과 조직의 니즈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하여, 조직과 구성원이 성공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하고, 이러한 HR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견지할 때 성공적인 HR 커리어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를 향한 기대가 다양하고 넓은 스팩트럼을 가지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는 유연하고 신속하고 변화무쌍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일을 단순히 몇 가지 스킬과 기능으로 나열하고 정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이 일에 대해 그토록 많은 기대와 오해가 생기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본다면 HR이란 결국 조직에 끌려다니는 수동적인 역할이 아닐까?'

'나는 이러이러한 철학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데, 나의 관점을 발휘할 수 없는 직무인 건가?'

라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지니 101_Part 1의 Wrap up을 통해 마무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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