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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톰림의 HR이야기 Apr 26. 2024

Wrap up_로켓? 쏘아 올리느냐 폭파시키느냐

따뜻한 심장을 가진 로켓이라니 얼마나 다루기 어렵겠어요.

우리가 말하는 로켓이 높이 쏘아 올리는 그거 맞지??    설마... ICBM...?


 

 앞선 HR101은 BM에 장단을 맞춘 HR제도의 수립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안정성이 높은 조직은 HR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한정적이고, 기존의 것을 잘 반복하면서 미세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HR에 관심이 있는 주니어분들의 선호도가 조금 낮은 것 같습니다. 카카오를 필두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성공신화를 쓰기도 했고, 급격히 성장하는 조직에서 커리어적이든, 경제적이든 수혜를 얻고자 하는 생각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지요.


 다만 스타트업의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고, 그 과정에 동참하는 건 상당한 각오가 필요한 일이라는 점은 사전에 충분한 인지가 필요합니다. 특히 경영환경이 높은 수준의 템포로 변화하는 스타트업에서의 HR 담당자라면 안정적 조직 대비해서 상대적으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겪을 수 있는 문제도 함께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로켓은 50년째 달에 다시 못 가고 있어요 : 혁신성의 어려움 

 많은 스타트업들이 산적한 난제들에도 불구하고 혁신성을 추구하는 이유는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의 구조 때문이죠. 외부인의 시각에서는 하이 리턴의 성공사례들에 관심을 갖게 되지만, 무수히 많은 업체들이 그 과정에서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합니다. 성공을 향해 쏘아 올린 로켓이 우주가 아닌 건너편 대륙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그저 농담이 아니지요. 극한의 에너지로 달리는 조직이 종국에 실패를 하게 된다면, 과연.. 모두에게 재난과 같은 상황이 올 수 있으니 말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가능성을 적은 리스크로 검증하기 위해 MVP라던가, 초기 단계에 피봇팅을 반복하는 것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몸부림 끝에 나온 고육지책의 방법론이 아닐까 싶습니다. 


  HR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높은 혁신성을 추구하는 조직이 성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의 방향성으로 조직이 힘을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켓의 엔진이 온전히 한 방향으로 추진할 수 있게 설계된 것과 같이 말입니다. 만약 로켓의 엔진이 허리에도 달리고 머리에도 달려서 각자의 방향으로 시도 때도 없이 추진력을 분사하면,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원하는 방향과 궤도로 도달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 우리 로켓은 무려 00개의 훌륭한 뇌와 심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 여기서 우리 HR이 처하게 되는 어려운 문제는, 이 기업이라는 조직은 기계와는 다르게 모든 파츠를 사전에 원하는 방식대로 설계할 수 없는 인간의 집합체이고, 인간은 각기 다른 생각과 동기를 지닌 난해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이 10~100인의 소규모 조직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성이 조직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지대할 수밖에 없는데요. HR은 앞서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낮은 통제력으로 자율성을 부여한 조직문화를 지향하면서, 개성이 다른 각 구성원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력을 집중하게 만드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조직의 높은 창의성과 혁신성, 동시에 적시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의 효율성. 이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수 있도록 조직을 최적화하는 일 말입니다. 


 높은 수준의 자율성이라는 개념과 방향성의 통제라는 개념은 어쩌면 이율배반적인 표현으로 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부적인 전술, 즉 개별업무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과 과제의 우선성과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손과 발이 바쁘게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혈압, 맥박, 체온의 유지라는 생명유지기능이 동시에 필요한 것과 같이, 조직의 생존과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조직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구성원들이 이에 동참하는 것은 성공에서 필수 불가결한 일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지요. 


 투자를 받아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자원은 제한적이고, 몇 차례 비즈니스적인 실기를 하는 순간 성장의 모멘텀을 잃기 쉬운 게 스타트업의 현실입니다. 구성원들이 각자의 동기와 니즈, 또는 잘못된 판단으로 조직의 힘을 분산시키는 순간 성공가능성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조직이 로켓이 되느냐 모두가 공멸하는 탄도미사일이 되느냐 이 중대한 기로가 매일 우리 앞에 있습니다. 


 따라서 조직이 선택한 명확한 전략적 방향성, 그리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장/단기 계획. 조직이 처한 현재 상황과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이 큰 맥락과 배경을 조직이 정확하게 구성원들에게 제공하고, 구성원들은 그것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 이 전제에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해결 방법을 시도하면서 실패의 빈도는 적게, 성공의 빈도는 높게 하는 것. 이것만이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이 원하는 궤도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는 HR 혼자서 할 수 있는 과제는 아닙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높은 수준의 책임감과 참여의식을 가지고 동참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전업로또러를 선택하는 것만큼 성공가능성이 낮은 일이기에, HR을 하는 사람이 구성원들이 그 과정에 보다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환경과 Tool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임팩트를 높이기 위해서 HRer는 현재 조직의 맥락과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 무거운 로켓을 우주로 날리려는 어려운 과제에서 어느 직무인들 어려움이 없겠습니까. 그렇지만 함께 성공을 이루는 과정에서의 고난이라면 그 조차 즐겁지 아니하겠습니까. 성공을 향한 과정이라면 말이지요.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팀이라고 합니다. 이는 단순히 실력있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한다 정도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복서가 경기 전에 극한의 체중조절을 하는 것과 같이, 이 팀이 매일매일 원하는 방향성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최적의 상태가 되어야만, 성공을 테스트하는 무대에 발을 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HR101은 HR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근무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안정성이 갖춰진 조직에서 HR을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라는 입장은 절대 아닙니다. 경험해 보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기존에 잘 워킹하는 레거시를 기반해서 무언가 개선을 하는 일은 일종의 예술작업과 같습니다. 어쩌면 잘해야 본전인 영역이기도 하구요. 구성원이나 경영진으로부터 "만족스럽다"라는 평을 들으려면 장인정신을 가지고 파고 또 파는 고도의 공수가 들어야 하기도 합니다. 다른 방식으로 어려움이 있죠. 인간이 히스토리와 싸우는 일이니까요. 기회가 된다면 이런 조직의 HR의 어려움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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