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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톰림의 HR이야기 Apr 25. 2024

HR 101_HR에도 장단이라는 게 있다 굽쇼(2)

하던 일, 시키는 일. 코박고 하지 말고, HR의 큰 그림을 이해해 보자

앞서서 HR이 맞춰야 하는 BM이라는 장단의 첫 번째 사례인 안정제일의 연필회사 '펜슬로'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그럼 혁신성을 추구하는 조직을 지원하기 위해 HR은 어떤 전략을 취할 수 있을지

다음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혁신성을 추구하는 조직은 어떤 산업군 내에서 다른 기업의 성공방정식을 파괴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고도의 프로세스 혁신

압도적인 인프라 투자

초격차의 기술 확보

차별화된 고객경험


혁신적인 조직은 이런 전략을 통해 기존에 없던 블루오션을 개척하거나, 기존 사업에서 한계로 여겨지는 영역을 극복하여 비정상에 가까운 성장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최근 IT업계에서 급부상했던 플랫폼 사업자들을 비롯해 스타트업씬에서 유행했던 전략이기도 합니다. 

 

앞서 예로 들었던 '펜슬로'와 다른 전략을 취하는 또 다른 연필 제조기업인 '로켓펜슬'을 예로 들어봅시다.


'로켓펜슬'의 콘셉트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연필입니다. 
'로켓펜슬'은 개인의 필기습관에 맞춰서 연필을 생산하는 개인화 + 주문생산방식을 도입하고 
자동화 생산기술을 도입했습니다.
공정과정의 작업인력은 최소화되었고, 개인화에 따른 수만 가지의 생산조합은 AI에 의해 관리되어 24시간 무중단으로 돌아갑니다.
공장은 소비자들이 관람할 수 있을 정도로 소규모화되어 팝업스토어에 전시되었고,
신진예술가나 스트릿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한정판 제품도 판매하면서
SNS에 공격적인 마케팅비용을 집행했습니다. 
이 사업은 초기 개인화 생산설비 구축과 기술확보에 많은 비용이 발생하여
VC를 통해 대규모 투자 유치가 불가피했으며,
투자에 기반하여 기업 가치는 지속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손실을 기록 중인데,
매일매일 새로운 문제들이 튀어나와 당장 내일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로켓펜슬'은 생산방식, 마케팅, 고객 경험 전반의 혁신성을 추구하는 신생기업입니다. 

단기적으로 해결할 과제가 많고 빠르게 변화합니다. 

기업이 받을 수 있는 투자는 영원하지 않기에, 이 과제들을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고 해결하느냐가 사업성공여부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이 조직에서 어떤 HR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먼저 혁신성을 추구하는 조직은 혁신 과정에서 부딪히는 무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도의 전문성 혹은 문제해결력 자체를 보유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아이디어, 

그리고 그것을 현실화를 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제도적인,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실행력이 모두 필요하기에 이를 가능하게 하는 우수한 인재의 유치와 활용이 우선시됩니다.


그리고 투자를 받는 조직인만큼 유한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단기적인 미션의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조직을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HR 방법론들은 성과 그 자체를 최우선시합니다. 전통적인 조직의 방법론과 무관하게 구성원이 문제해결과 성과창출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일하는 시간, 공간을 일을 하기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유연한 근무제도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성과 창출을 유도하는 높은 수준의 업무 자율성과 수평적 직급/호칭제 

조직 현황의 이해를 높이는 투명한 정보 공유 활동 

적시적인 피드백을 통한 성과 향상과 내적 동기 강화 


성장을 촉진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급격한 성장에 수반되는 공격적인 보상제도는 성취욕이 높은 우수한 인재의 유치를 위해 설계되며, 우수인재의 리텐션을 위한 스톡옵션/그랜트 등 성과공유제도는 선택이기보다는 필수적인 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혁신성을 추구하는 조직에게 전통적인 조직과 마찬가지로 연간 목표 설정과 이에 기반한 조직/인력 운영을 진행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업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조직의 특성성, 그 목표는 1분기도 못 가서 우선순위가 밀리거나 무의미한 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존에 설정된 적시성을 상실한 목표를 구성원들이 쫓고 있다면, 그 기업의 소중한 런웨이만 무의미하게 소모되겠죠. 따라서 단기적인 생존과 성장에 집중하는 조직은 최소 분기단위의 목표의 설정과 효과 검증을 수행하는 스프린트 형식의 조직운영이 유리할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인재의 유입과 유출의 순환도 필연적으로 다소 급격한 템포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HR은 이 조직의 니즈에 맞춰 다음과 같은 관점을 고려하여 적시적인 인력운영을 지원해야 합니다. 

조직의 성장 단계에 맞춰 같은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역량의 종류와 수준이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

필요하고, 당면한 과제에 맞춰 필요 직무와 조직의 빠른 스케일업이 필요하다

반대급부로 단기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조직/인원은 빠르게 업무를 전환 or 아웃플레이스먼트 한다

급격한 인력과 조직 변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적절한 온보딩과 오프보딩이 준비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복잡한 과제의 수행이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많은 리소스가 필요하고, HR이 전체 조직의 성과창출을 촉진하거나, 조직의 목표달성에 장애가 되는 요인을 제거하는 목적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받게 됩니다. 


이렇게 HR의 조직/인원을 규모 있게 운영하는 것은 조직에게 큰 비용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혁신성을 추구하는 조직은 추구하는 결과가 압도적인 성장이기 때문에 성과를 위해 HR에 선택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혁신성을 추구하는 조직을 로켓이라고 비유하는데, 로켓의 비현실적인 속도는 일반 교통수단과 비교할 수 없는 연료를 태워야 가능한 것이죠. 이러한 맥락에서 HR을 통한 전방위적인 성과 장려 활동도 높은 성취를 위한 비싸지만 의미 있는 투자의 영역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입니다. 

  



자, 그래서 뭐가 좋은 거라고? 짧게 이야기해 봐~

설명이 좀 길었죠? 

1부의 서두에서 한 질문은 모든 모두 만족시키는 이상적인 하나의 HR제도가 있을까? 였습니다.  


그 답을 요약하자면, 

이상적인 인사제도와 조직운영방법은 결국 그 조직의 BM이 의도한 방향성에 맞게 설계된 HR제도, 그리고 비즈니스 환경 변화와 기업의 전략 수정에 부합하여 적절한 속도로 변화/개선되는 제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안정성과 혁신성이라는 두 가지 분류로 모든 기업을 나눌 수는 없기 때문에 이 양극의 스팩트럼 사이에 위치한 무수히 많은 조직들은 각 회사의 상황과 히스토리를 바탕으로 적절한 조합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인사제도가 비즈니스모델을 지지하기 위해 설계되고 운영된다는 것을 경영진, 구성원, HR담당자가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그 조직이 타깃 하는 안정된 조직, 혹은 혁신적인 조직에서 각자가 추구하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죠. 


미슐랭 3 Star의 파인다이닝을 만들 것이냐,

접근성 높은 기사식당을 만들 것이냐. 

그것은 기업이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에 맞춰 입지, 셰프, 인테리어, 메뉴의 구성, 가격대, 종업원과 서비스, 식기 등 모든 것은 align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취한 전략에 맞춰 세부 아이템을 구상하는 것은 전략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활동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분자요리를 만드는 백반집, 순대 찜기가 로비에 있는 12코스 프렌치 다이닝을 원하진 않습니다. 무엇이 절대 좋은 것이 아닌, 어울리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최근에 스타트업들이 선보인 파격적인 인사정책에 대한 오해를 마주하며 이를 해소해 보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러한 정책이 우월한 제도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었고, 

다른 한 편에서는 무분별한 호혜적 정책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전자는 특히 스타트업 HR담당자분들에게서 많이 관찰되고, 후자는 그런 정책을 반대하는 경영진의 입장에서 많이 경험했습니다.


저는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를 떠나, 우리 조직이 어떤 결과물을 희망하느냐에 따라 전략적으로 제도를 수립하고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HR담당자는 BM이라는 조직의 큰 전략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서 같이 그림을 그리고, 목적에 부합하도록 세부적인 제도와 운영정책을 수립하는 게 맞다는 것이죠. 


'A라는 전략을 취하고 싶은데 B라는 인사정책이 더 좋아'라고 말하는 경영진

혹은 '나는 B 같은 조직에서 일하고 싶은데, A라는 제도를 해줬으면 좋겠어'라는 구성원 

 

이런 맥락을 벗어난 주문이 HR을 하는 사람이 겪게 되는 아주 난감한 상황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인사제도라는 게 회사의 성과나 비즈니스와 무관하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직무의 직무기술서에는 잘 명시되지 않지만, 

실상 HRer가 가장 공수가 많이 들고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 이러한 오해와 무지에 굴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구성원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두 타입의 조직의 원론적인 설명을 했다면, 

Wrap up에서는 혁신성을 추구하는 조직에 초점을 맞춰서 HRer들이 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조금 더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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