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설마 했지만
설마설마 했던 엄마의 조직검사 결과, 그 결과를 월요일 아침 알게 되었다. 예상한대로 암이었다.
월요일 아침, 회사에 가야하는 관계로 병원에 같이 가주지 못해 마음이 쓰였다. 분명 내 동생은 전날 늦게 자서 진료를 기다리는 시간에 졸기에 바쁘겠지. 엄마는 어떤 마음일까? 같이 재밌는 영상이라도 봐야하는 것 아닐까? 등의 생각을 하며 진료소식을 기다렸다. 아무래도 병원에 갈 때는 내가 직접 가주고 싶다. 휴가를 써서 같이 동행하고 싶지만, 연말까지 어떤 일이 기다릴 줄 모르는 상태에서 휴가를 쓰기에는, 그것도 2개밖에 되지 않는 휴가를 쓰기에는 리스크가 컸다. 기다리던 엄마의 진료, 더군다나 최근 본 점에서 엄마의 병이 큰 것이 아닐 거라던 점쟁이의 말을 믿었던 탓인가. 암세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엄마의 두번째 암이여서 그런지 첫번째 보다는 눈물도 슬픔도 덜했다. 다만 암의 병기를 몰라서 다소 애가 탈 뿐.
앞으로 어떻게 엄마와 시간을 보내야할지, 엄마에게 어떠한 위로를 건내야 할지. 첫째로서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기운을 어떻게 내야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는다. 슬퍼도 슬프다고 말할 수 없고, 울고 싶어도 크게 울 수 없다. 우선 엄마가 보게 되면 무척 속상해 할 것이고 따라서 울겠지. 그러면 역효과다. 안그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엄마에게 이렇게 약하고 속상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혼자 있는 사무실에서 눈물을 흘리는 일, 슬픈 내용의 기사와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겸사겸사 눈물을 흘리는 일, 그리고 엄마한테 무한희망과 긍정회로를 돌려주는 일 뿐이다.
연애얘기나 가십거리로 낄낄깔깔 거리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없다. 정말 혼자만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