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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리영 Mar 31. 2024

잠들다 울고 있는  나를 보았다.

세상에 쉬운건 없나봐요. 다들 그런가요?

새벽 깊은 시간

 서럽게 흐느끼고 있는 나의 울음소리에

 놀란 나는, 나를 보며 말했다.


‘.... 너 ....우니....?’


 라는 말이 마음에서 튀어나왔다.

어쩌다 보니 자다가 울고 있는 건지...

울고 있는 나를 느낀 순간

진짜 울음이 쏟아져 나왔다.


‘힘들었어?... 아니 ....힘들었지.... ’


오랜 시간 그동안 지내왔던 시간이

충분히 힘들었는데..

새로운 환경에선

 또 다른 괴로움이 나를 새롭게 힘들게 했다.

언제쯤 나는 남들과 비슷한 평범하면서

 평온하고 평안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건지

그런 하루들은

나에겐 쉽게 주어지지 않는 것들인가 싶어 서러움에 울고 있었다.


     

마음이 힘들고 지치면

몸이 지쳤다는 신호를 보냈다.

아니 어쩌면 몸이 지치고 힘들면

마음이 몸을 통해

통증과 함께 아프다고 울었다.

그게 눈물로 나왔고 서럽게 울고 있는

내가 안쓰러웠다.

편하게 자지도 먹지도 못하며

아이들을 키워냈던 그 시간도 서러웠지만

그 시간들은 내가 스스로 나를 이겨내는

나와의 고군분투였다.

쉽지 않던 시간을 잘 견뎌냈던 나에게

참 고생이 많았다라고 다독여주며 겨우 지내왔다.    


  

그러나 지금의 서러움은

절대 변하지 않을 어떤 성향들과 기질에

내가 맞추지 못하는

나의 지키고 싶은 신념이

억울함에 잠을 자다가 쏟아져 나와버렸다.


이간질..와전된 시선..그리고 이집과 편협함에

나는 나를 그 틀에 맞추게 하지 말아줘라고 애걸하며 울었다.


배려와 공감 그리고 이해의 틀이 필요하다고

서로를 위한 관계에 다정함과 따뜻함이 깃든 마음들이 맞지 않냐며 호소하고 싶었다.


     

억울함과 호소가 함께 만나니

그게 쏟아져 나올 수 밖에 없는

서러움이 되어버렸다.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공간에

원하지 않는 관계의 틀이 나를 찔러대기 시작했다.


어쩌면 단단해져야 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구나라는 걸

 나는 20대와 다르게 알고 있다.

하지만 마음이 지쳐버린 체력과 함께

무너질까봐 걱정이 되었다.

찔러대는 것들은

거리를 두는 연습이 필요하구나 싶었다.

그렇게 불편한 관계에 대한 연습이

누구와 다 잘 지내고 싶었던 내 모습에서

냉정하며 다가가지 않고 비켜서 가는 사람으로 변하게 만들어 가는 건 아닌가 싶어진다.   


   

모두와 다 잘 지낼 수도 없고

지낼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알아가는 게

나이가 먹어가며 배워가는 점이라는 걸

마음 편하게 유쾌하게 알아가지 못한다.


배운다는 게 때로는 상처이고 아픔이어서

 여전히 덜 단단한 내 마음이

울컥 울음을 쏟아내 버린다.



오늘 밤이 지나고 내일이 지나면

잠시 잊을 수 있는

주말이라는 점에

안심과 위로를 하며 잠이 들어보려고 한다.

오늘은 울지 않고 잠들기를

그리고 참아내는데 익숙한

나에게 슬퍼하지 말기를 속삭여본다.     

 

잘자라.. 나의 마음아.. 그리고 나의 오늘아...     


몸이 아프면 마음이 지친다.

하고싶고 해야할 일보다 먼저

미뤄두었던 운동으로 체력을 만들어야겠다.


주말 동안 푹 잘 자려고 노력했고

나와 마음의 결이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

맛있는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니 다시 마음에 힘이 생겼다.

내일은 다시 월요일.. 잘 보내보자.

 그렇게 나는 단단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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